300석의 15%는 45석, 지역구 1석 빼고 50% 적용하면 22석… 박지원 "교섭단체도 가능"
  • ▲ 홍문종·조원진 대한애국당 공동대표. ⓒ뉴데일리 DB
    ▲ 홍문종·조원진 대한애국당 공동대표. ⓒ뉴데일리 DB
    홍문종·조원진 의원이 창당을 예고한 '신(新)공화당'이 내년 총선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소수정당에 유리해, 내년 총선에 적용될 경우 신공화당이 태극기 우파세력의 지지를 바탕으로 상당수의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홍 의원은 17일 오전 대한애국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애국당 공동대표로 추인됐다. 애국당은 또 홍 의원을 신당의 공동대표로 추대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홍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 지방선거에서 저희(한국당)가 참패를 했는데, 그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이른바 보수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더불어민주당 찍을 수는 없고, 그렇다고 자기들이 보수인데 (상대적으로 중도에 가까운) 한국당을 찍을 수도 없었던 것"이라며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한 10%~15% 정도 투표를 안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분들이 (신당의) 주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기본적으로 인물이 아니라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제도다.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한다. 100석이 넘는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은 의석수가 정당득표율을 넘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많아 불리한 점이 있다. 그러나 신공화당은 전국적 규모를 갖춘 태극기 우파세력의 지지를 받아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TK(대구·경북) 지역의 지지기반도 무시할 수 없다.  

    여야 4당이 지난 4월 패스트트랙에 올린 선거제 개편안은 50% 연동률을 적용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다. 지역구 당선자가 0명인 정당도 최소한 정당득표율의 50%만큼은 의석이 보장된다.

    홍 의원의 주장대로 신공화당이 내년 총선에서 15%의 지지율을 얻는다고 가정하면, 배정될 의석수는 최대 24석까지 나온다. 우선 300석의 15%인 45석에서 현재 지역구 의원인 조원진 의원 당선(1석)을 빼면 44석이 비례의석으로 주어진다. 여기에 50% 연동률을 적용해 절반인 22석을 기본 몫으로 확보하고, 권역별 추가 득표에 따라 1~2석의 추가 배정까지 더하면 23~24석을 거머쥐게 된다. 

    박지원 "친박신당, 패스트트랙 통과되면 20석 이상"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친박신당이 생길 경우 TK 전역, 충청권 일부, PK의 일부에서는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다"며 "패스트트랙이 통과된다고 하면 더 유리하고, 지금 현행법으로 하더라도 비례대표가 상당수 당선될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 20석, 원내교섭단체는 구성시킬 수 있는 그런 힘은 있다"고 내다봤다.

    박 의원의 이 같은 전망은 20대 총선에서 자신이 몸담았던 국민의당이 예상 밖 돌풍을 일으켰던 사실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발표한 민주당의 '공천 물갈이'에 반발한 이들이 창당한 국민의당은 비례 정당득표율에서 거대정당 민주당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해 총 38석을 얻어냈다. 또한 호남에서 23석을 얻는 등 지지기반을 과시했다. 이는 호남 전체 의석의 82%에 해당한다. 

    홍 의원의 탈당도 한국당 지도부의 공천 물갈이 예고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총선이 임박하면 공천 가능성이 떨어지는 한국당 의원들이 자연스럽게 이탈해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앞서 홍 의원은 "보수신당을 창당하면 많으면 한국당 의원 40~50명이 동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천 탈락 한국당 의원들 합류 가능성

    홍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당원 수천 명이 저희 쪽(창당할 신공화당)으로 빠지고 있다"며 "유명 연예인들이 절대 결혼 안 한다고 그러다가 결혼한다"며 김진태 의원의 합류 가능성도 언급했다. 총선 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될 경우 새로운 구심점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계를 더 거꾸로 돌려보면 친박신당의 저력이 표심으로 확인된 유사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2008년 18대 대선 전후에 출범한 ‘친박연대’다. 당시 친이계(친 이명박계)가 친박계를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키자 서청원·홍사덕 전 의원이 ‘박근혜’ 이름을 걸고 정당을 만들었다. 선거 보름 전에 창당한 친박연대는 당시 지역구 6석, 비례대표 8석 등 총 14석을 차지했다. 

    정당지지율도 13.1%를 얻어 당시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제3정당이었던 자유선진당이 비례의석 4석을 얻은 것에 비해 친박연대는 비례대표를 8석이나 얻어 갔다. 여기에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박 무소속연대’도 12석을 차지했다. 

    윤소하 "나경원, 애국당 득표 파급효과 걱정하더라"

    한국당은 신공화당 창당에 대해 '보수 분열'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며 성공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만, 한편으로는 걱정하는 속사정도 감지된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선거제 개편안을 한국당이 반대하는 것은 대한애국당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만나 나눈 비공개 대화를 언급하며 "그분의 걱정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하면 소위 친박진영이 태극기부대를 중심으로 한 애국당으로 간다. 그러면 (보수가) 나뉘어진다는 것"이라며 "한 자릿수보다 많은 지지층을 가진 애국당이 득표를 많이 해서 보수진영이 완전히 새롭게 되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