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지지율 30%대로 추락… 창원·통영 '4월 보궐선거' 비상
  • 지난달 30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박성원 기자
    ▲ 지난달 30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박성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사활을 걸었던 동진정책이 실패할 공산이 커졌다. ‘교두보’ 역할을 했던 PK(부산‧경남) 민심이 무너지면서부터다. 민주당은 김경수 경남도지사 실형 선고, 조선업‧제조업 악화 등을 원인으로 최근 PK에서 지지율 30% 고지를 겨우 유지하는 수준이다. 당 지도부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까지 PK를 방문하는 등 발 벗고 나섰지만, 돌아서는 민심을 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PK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4월 두 곳(경남 창원시 성산구, 경남 통영시·고성군)의 보궐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내년 총선과 차기 정권 재창출에도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오는 18일 경남 창원에서 올해 첫 예산정책협의를 열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예산‧정책과 관련한 지역 민원을 청취하는 협의회를 창원에서 시작함으로써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별개로 현장 최고위원회를 PK 지역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여기에 문 대통령의 PK 방문도 눈에 띄게 잦아지는 형국이다. 문 대통령 집권 후 지방 경제현장 방문 다섯 번 중 두 번이 PK 지역이었다. 이번 주에도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이 예정돼 있다. 현장방문 총 여섯 번 중 세 번이 PK가 되는 셈이다. 

    이번에는 이른바 ‘부산 대개조 프로젝트’를 발표하기 위함이라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PK에서 문 대통령 및 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을 의식한 행보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 해석이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 때만 해도 자유한국당과 2배가량 차이 났던 PK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최근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PK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 PK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민주당이 ‘전국정당화’를 위해 반드시 선점해야 할 곳도 바로 PK다. TK와 함께 보수 텃밭으로 분류됐던 PK에 깃발을 꽂는 것은 민주당으로서는 ‘지역주의 타파’라는 의미도 컸다. 실제로 6·13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할 수 있었던 것은 PK민심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때문에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도 ‘PK 약진’을 기대하며 동진정책을 펼쳤다. 특히 6·13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오거돈 부산시장이 ‘김해신공항 백지화,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나선 것을 두고 동진정책의 일환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았다. 6·13지방선거 광역단체장선거에서 유일하게 한국당의 손을 들어준 TK를 고립시키는 동시에 PK를 확실한 민주당 영토로 다지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해석이다. 

    실제로 당시 오 시장의 광폭행보에 김경수 경남지사와 송철호 울산 시장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며 측면지원에 나서는 한편, 지난달 16일에도 ‘김해신공항 백지화’에 합의하는 공동회견을 했다. 특히 이들의 TF 구성 발표 자리에는 여당 원내대표단까지 동석하며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 동진정책의 ‘교두보’ 역할을 했던 PK 민심이 무너지는 양상이다. PK의 주축산업인 조선업과 제조업 등이 무너지고, 도내 소재 350여 원전 관련 업체가 문을 닫는 처지에 놓이며 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민심의 불만이 폭주한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위기다. 게다가 지난달 30일 김 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태’의 공범으로 1심에서 실형 선고에 이어 법정구속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실제로 최근 PK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6·13지방선거 직후 대비 약 17%p 떨어졌다. '리얼미터'가 6·13지방선거 전후인 지난해 6월11∼12일, 14∼15일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에 따르면 당시 부산·울산·경남의 민주당 지지율은 55.4%에 육박했다. 

    하지만 김 지사 구속 이후인 지난 7일 조사(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38.5%로 하락했다. 반면 한국당 지지율은 33.7%까지 올랐다. PK에서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 역시 6·13지방선거 때는 71.6%에 달했지만, 이번 달 조사에서는 43.4%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 1월28~30일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34.3%를 기록하며, 자유한국당(36.6%)에 뒤처지기도 했다. 

    여기에 '리얼미터'가 지난해 12월28일부터 올 1월4일까지 실시한 광역자치단체장 지지율 조사 결과에서도 김경수 경남지사가 10위, 오거돈 부산시장이 16위, 송철호 울산시장이 최하위인 17위를 기록해 전원이 하위권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장 내년 총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는 게 지역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PK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6·13선거 때 부‧울‧경을 모두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문풍(文風)’의 역할이 컸다. 그런데 최근 문재인의 복심인 김 지사까지 구속되고, 그 최종책임자로 문 대통령이 거론됐다. 민주당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민심은 불신이 커진 상황”이라며 “이대로라면 4월 보궐선거와 내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