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1년 토론회에서 "보수재건 주역" 유승민 주장에 맞짱… '노선투쟁 본격화' 분석
  •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새판짜기 : 바른미래당의 역할과 진로'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새판짜기 : 바른미래당의 역할과 진로'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1일, 바른미래당 창당 1주년을 기념하는 토론회에서 "(당 정체성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중간이 아닌, 그때 그 자리에 알맞은 '중도개혁 노선'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8일 바른미래당 연찬회에서 '선명한 개혁보수'를 주장한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다.

    손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새판짜기 : 바른미래당의 역할과 진로'를 주제로 11일 열린 창당 기념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손 대표는 이어 "국민을 함께 아우르는 정치를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당대표에 취임했다"며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이 길이 옳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8일 경기도 양평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연찬회에서 유 전 대표는 "보수도 진보도 아닌 그런 애매한 입장으로 국민께 지지를 호소할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바른미래당이 선명한 개혁보수 정당임을 분명히 하고 향후 보수 재건의 주역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찬회에서 손 대표는 유 전 대표의 주장에 별다른 견해를 표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손 대표는 창당 1주년을 기념하는 상징적 자리에서 '바른미래당의 길에 선명한 개혁보수는 없다'는 분명한 거부 의사를 유 전 대표에게 공식적으로 전달한 셈이 됐다.

    특히 "애매한 정체성이 아닌 선명한 개혁보수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유 전 대표의 고언에 "때에 따라 상황에 맞는 노선을 취하겠다"는 '개혁중도'로 응수한 손 대표의 발언을 놓고 본격적인 당내 노선투쟁을 알리는 시발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유 전 대표가 8개월 만에 당 공식 행사(연찬회)에 나타났음에도 손 대표가 호남 기반 의원을 배려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제 와서 어느 쪽 손을 들어줄 수 없으니 해왔던 발언을 계속 한 것이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당내 노선투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헛발질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당까지 이도 저도 아닌 상태라면 국민들은 정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당이 없다"며 "유 전 대표도 더는 이대로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해서 나온 것이 연찬회라고 보면 되고, 앞으로 당내에서 노선투쟁을 적극적으로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