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실무회담… 성 김 대사 투입 '직거래'

"文 중재, 오해·과장 있었다"…실무회담에 北전문가 기용

조광형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5.28 07:14:38
현지시각으로 24일 미북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전격 발표해 전세계를 놀래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이틀 "미북회담을 재추진하겠다"는 '정반대의 의사'를 내비침에 따라, 하루 아침에 달라진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백악관 출입 기자들에게 "지금 그들(북한)과 대화 중"이라며 "우리 한 번 지켜보자"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싱가포르에서 미북정상회담이 다시 열릴 수 있다'는 말을 기자들에게 귀띔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대화 재개 촉구 성명을 가리켜 "매우 좋은 뉴스이자 훈훈하고 생산적인 성명"이라고 추어 올려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에도 베네수엘라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 시민들을 만난 자리에서 "6.12 미북정상회담 논의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며 회담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했다.

"그들과 대화 중"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현재 미국이 북한과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만남'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앞뒤 정황을 살펴보면 최근 이 채널을 통해 북한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전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회담을 전격 취소하는 성명을 밝힌 뒤 북한 외무성이 대화를 원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긴급 정상회담을 요청한 것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미국이 아니라 북한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현재 북한과 막후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측 인사는 성 김 주(駐)필리핀 미국 대사로 추정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정통한 외교 소식통의 입을 빌어 "25일 현재 성 김 대사가 서울에 체류 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의 '무산'을 선언한 직후 미·북이 정상회담을 되살리기 위해 물밑 접촉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은 '한국이 미·북 정상회담 성사를 중개하는 과정에서 일부 메시지가 잘못 전달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의 비핵화 의사와 체제 보장 조건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미 행정부 내 최고의 북한 전문가를 투입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 마디로 미국이 북한과의 정상회담 의제 협상과 관련해 대한민국을 건너 뛰는, '직거래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들어 미국과 북한 양쪽을 만나 '중재'를 시도한 장본인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지난 25일과 27일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노동신문이 내놓은 입장을 보면 상대방이 먼저 미북회담을 요구했다며 '회담 성사'에 대한 '절박함'이 상대 측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뭔가 심각한 엇박자가 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하기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가 큰 역할을 했지만 한국이 양쪽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과장이 있었고 이로 인한 오해가 불거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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