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공동정부 구상 '2008년 야구대표팀 우승 때부터 염두에 뒀다'
  •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3일 전북 남원에서 유세 이후 취재진과 만찬간담회를 갖고, 친문재인 성향의 댓글부대 활동과 5차로 종료된 대선후보 TV토론에 대한 소회, 개혁공동정부 구상 등 폭넓은 사안에 대한 의견을 기탄없이 밝혔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자료사진)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3일 전북 남원에서 유세 이후 취재진과 만찬간담회를 갖고, 친문재인 성향의 댓글부대 활동과 5차로 종료된 대선후보 TV토론에 대한 소회, 개혁공동정부 구상 등 폭넓은 사안에 대한 의견을 기탄없이 밝혔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자료사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대선 선거운동기간 막판까지 인터넷 공간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는 친문(친문재인) 성향 '댓글부대'를 향해 "완장 차고 홍위병될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철수 후보는 3일 전북 남원 유세를 마친 뒤, 취재진과의 만찬간담회에서 "(댓글부대가) 참 부지런하더라"며 "나중에 완장 차고 홍위병(紅衛兵)이 될 것"이라고 조소했다.

    아울러 "유세 때 이야기한 것처럼,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5년 내내 국민들을 반으로 갈라 싸울 것"이라며 "5년 동안 홍위병이 날뛰는 세상"이라고 우려했다.

    홍위병이란 중국의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 기간 중에 마오쩌둥의 의중에 따라 개혁적·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정적들을 숙청하는 역할을 맡았던 청년 무리들을 가리킨다.

    전성기 1300만 명에 달했던 이들 관제(官製) 시위대들은 숙청 대상에게 떼로 몰려가 군중의 위력을 과시하면서 무법적·탈법적인 박해 행위를 일삼았다. 온·오프라인의 차이만 있을 뿐 지금의 친문 댓글부대들의 행태와 유사한 것이다.

    안철수 후보가 이날 만찬간담회에서 하필 '홍위병'을 거론한 것은 친문 댓글부대 뿐만 아니라, 친문 성향 온라인매체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정 온라인매체는 지난달에 한창 논란이 되고 있던 '문재인 후보 아들 준용 씨의 특혜채용 의혹'과 관련해, 의혹이 허위라는 기조의 기사를 송출하며 문 후보를 앞장서서 옹위하다가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그랬음에도 이날 SBS의 '세월호 인양, 해수부~문재인 거래 의혹' 보도와 관련해 "국민의당이 낚였다"라는 기사를 또 송출했다. 국민의당은 같은날 해당 매체를 향해 "문재인 편향 해석을 한 악의적 보도로 마치 문재인 후보 선대위의 논평을 보는 것 같다"며 "문재인 후보의 홍위병이냐"고 물었다.

    공교롭게도 같은날 '홍위병'이라는 표현이 우연히 겹쳤을 수도 있지만, 친문 성향 댓글부대가 온 천지를 '양념'으로 뒤덮을 듯한 기세로 '패악질'을 하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언론만큼은 '기울어진 운동장'에 앞장설 것이 아니라 남은 기간 동안 공정한 보도·논평을 해달라는 호소의 의중이 담겨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후보 지지율 상승세가 꺾이는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대선후보 TV토론회와 관련해서는 다소간의 아쉬움을 내비쳤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달 23일 토론회에서 이른바 'MB아바타' 공세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모든 게 플러스·마이너스가 있는 것"이라며 '마이너스'가 없지 않았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현장에서는 토론회 전후로 차이를 못 느끼겠더라"며 "5자 토론만 하니 아쉽고, (문재인 후보와) 진짜 양자 토론을 해야 생각이 어떤지를 (유권자들이) 알 수 있다"고 첨언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전북 김제의 새만금 33센터를 방문한 직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도 "5자 토론만으로 해서 각 후보자의 정확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검증하기에 불충분했다"며 "양자 토론이라면 당연히 나와 문재인 후보 간의 토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지난 1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안철수 후보는 TV토론을 하지 않는 게 더 좋았을 뻔 했다"며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양자 토론을 하자고 제안하는 것을 보고 좀 어이가 없었다"고 비아냥거린 것에 대한 일축의 답변으로 해석된다.

    특히 "유세 현장에서는 토론회 전후로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의연하게 답한 점이 주목된다.

    최근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손을 잡고 내세우고 있는 개혁공동정부 구상과 관련해서는, 대선 판세에 따라 급조한 제안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염두에 두고 있던 내용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우리 야구팀이 아무도 기대하지 못했던 전승 우승을 했다"며 "감독도 감독이지만, 홈런타자에 좋은 투수에 주루코치·타격코치가 다 있어서 우승했던 것이지, 감독 혼자서 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10년이 다 돼가지만 그 때 (야구를) 보면서 국가운영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감독(대통령) 혼자 잘나서는 안 되고, 행정능력이 있는 전문가도 필요하고 경륜과 연륜을 갖춘 코치도 필요한 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40~50대가 나라를 이끌 때가 됐다"며 "(독일의) 메르켈 (총리)도 그렇고,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49세 때 대통령이 됐는데, 우리만 자꾸 뒤쳐지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