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 상태 최대쟁점 해소, 원구성 극적 '청신호'… 협상 급물살 탈 듯
  •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8일 국회본청 원내대표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의장을 야당에 양보할 뜻을 밝히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8일 국회본청 원내대표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의장을 야당에 양보할 뜻을 밝히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야당에 넘기기로 했다. 국회의장직을 둘러싸고 물러섬 없는 힘겨루기를 벌이던 교착 국면이 극적으로 타개되면서 여야 3당 간의 원구성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8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4·13 총선의 민의를 받들기 위해서는 어느 한 쪽이 먼저 내려놓지 않으면 출구를 마련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며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자는 취지에서 국회의장직을 야당에게 양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진석 원내대표의 결정은 의원총회 등 당내의 공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다. 당내의 비난이 따를 수 있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 배경에는 8선 서청원 의원의 용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서청원 대표와 말씀을 나눴는데 당신 스스로 '걸림돌이 되기 싫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야 한다'며 협상의 물꼬를 터줬다"며 "원구성 협상의 실타래를 풀 수 있게 해준 서청원 대표의 용단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고 털어놨다.

    앞서 이날 오전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은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미래전략포럼 출범식에서 "많은 국민들이 20대 국회 원구성을 조속히 마치라 한다"며 "질타받은 19대 국회의 모습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원구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야당이 국회의장을 달라고 하면 줘버리라"며 "나는 (국회의장 선출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의 유력 국회의장 후보가 자진해서 용단함에 따라, 교착 상태에 빠졌던 원구성 협상은 탈출구를 찾게 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국회의장을 갖는 걸 전제로 법사위를 새누리당에 넘길 수 있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상임위 배분 관련 논의도 빠른 전개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일단 법사위와 운영위는 (국회)의장을 맡지 않는 당이 맡는 것으로 의견 조율이 돼 있는 상태"라며 "나머지 부분에 있어서는 대화를 해야 하겠다"고 설명했다.

    법사위·운영위와 함께 원구성 협상의 쟁점 대상이 돼 있는 예결위에 대해서는 여타 상임위 배분 결과에 따라 야당이 넘길 여지도 남겨뒀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예결위·기재위·정무위가 경제 관련 3상임위"라며 "그 중에서 하나는 야당에 할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날 새누리당 김재원 전 원내수석부대표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새로 임명되는 등 청와대 인사 개편과 발맞추어 '국회의장 양보 선언'이 나온 것과 관련, 청와대로부터 모종의 '그린 라이트'가 부여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강하게 선을 그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이 (국회의장) 문제를 협의한 바가 없고, 청와대로부터 어떠한 주문을 받은 바도 없다"며 "원구성 협상과 관련한 전권은 원내대표인 내게 있고, 책임 또한 내가 짊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