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1당' 된 새누리, 하반기 국회의장 따놓은 당상이라…
  • ▲ 새누리당의 친박계가 서청원 의원에 8.9 전당대회 출마를 권유하는 모양새지만, 서청원 의원은 거부하고 있다. 사진은 서청원 의원이 의장대행으로 신임 국회의장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의 친박계가 서청원 의원에 8.9 전당대회 출마를 권유하는 모양새지만, 서청원 의원은 거부하고 있다. 사진은 서청원 의원이 의장대행으로 신임 국회의장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이 오는 8.9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서청원 의원도 고개를 흔들며 출마에 난색을 보였다.

    서청원 의원에 기대를 걸고 있는 친박계는 다시 출마를 요청하는 모양새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하반기 국회의장으로 뱃머리를 돌린 서청원 의원에겐 '못 받을 제안'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은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 출마설에 대해 "생각해 본 바도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친박계는 지난 5일에 이어 6일에도 서청원 의원에 출마를 설득하는 분위기다. 5일에는 박맹우 의원이 회동 직후에 취재진을 만나 "새누리당이 어려운 시기에 서청원 의원이 당 대표를 맡아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6일에는 강석진·윤상직 의원 등의 친박계 의원들이 서 의원의 의원회관에 찾아가 출마를 재차 요청했다.

    6일에 최경환 의원이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자 서청원 의원에 다시 출마해 달라는 러브콜을 낸 셈이다.

    서 의원은 2년 전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전 대표와 당 대표직을 놓고 치열하게 일전을 벌였지만, 쓴잔을 들이켜야 했다.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는 상반기 국회의장직을 노렸지만, 예상과 달리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크게 패하면서 그마저도 얻지 못하게 된 상태다.

    때문에 친박계로서는 당내 최다선에 풍부한 인지도를 갖고 있지만, 현재 당직이 없는 서청원 의원이 당 대표를 맡아 당을 안정시키면 후유증이 없을 것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친박계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서 의원이 당권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 의원이 하반기 국회 의장이 될 확률이 낮지 않아서다.

    당초 새누리당은 20대 국회 초반에 정부·여당이 국회의장을 가져오는 것이 관례였다며 국회의장직을 새누리당이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하는 것이 그간의 관행이었다고 맞섰다. 더불어민주당은 4.13 총선에서 123석으로 새누리당에 1석 앞서 있었다.

    원구성협상 기한이 끝날 때까지 팽팽했던 기 싸움은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을 가져가고, 새누리당이 법제사법위원장직을 가져가는 것으로 결론 났다.

    원내 1당이 국회의장직을 맡게 된 것이다. 다만 더민주의 원내 1당은 오래가지 못했다. 당내 혁신비대위에서 탈당해 총선에서 당선된 7명의 의원에 대해 '일괄복당'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129명이 되면서 원내 1당이 됐다. 더민주가 주장한 대로라면 하반기 국회의장은 새누리당 출신 후보가 맡게 된다. 서 의원이 하반기 국회의장 후보 1순위로 거론되는 이유다.

    때문에 서청원 의원이 나서서 계파의 대표주자로 교통정리를 하고 당권을 가져온다는 게 친박계의 계획이 겉으로는 윈윈으로 보이지만 서청원 의원으로서는 달갑지가 않은 제안이 된 것이다.

    이완영 의원은 "지금은 서청원 의원 말고 대안이 없다. 수락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지만 서 의원이 나올 확률은 드물다고 봐야 한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미 이주영 의원과 이정현 의원이 완주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서 의원이 출마한다고 해도 이른바 '교통정리'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서 의원이 지난 김무성 대표체제에서 당 지도부에 있었기 때문에 총선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