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에 싸늘해진 민심 돌리려 안간힘 쓰지만 '쉽지 않네'
  • ▲ 주호영 후보가 유세를 끝마치고 캠프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그는 유세현장에서 새누리당의 인위적인 물갈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 주호영 후보가 유세를 끝마치고 캠프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그는 유세현장에서 새누리당의 인위적인 물갈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오는 4.13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하는 후호영 후보와 이인선 후보가 8일 수성구 용지아파트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주호영 후보가 유세하는 자리에 이인선 후보가 도착하면서 두 캠프가 마주친 것이다.

    이 자리에서 먼저 유세를 시작한 주호영 후보는 "나보다 더 대구를 위해 일한 사람이 나와보라"며 연설을 늘어놓았다.

    주 후보는 임기 기간 동안 세워진 융합도서관, 노인복지관, 대구 육상경기, 대구 지하철 3호선 등을 거론하며 새누리당의 주장과 달리 충분히 일을 해왔다고 맞섰다.

    또 주 후보는 "부산은 5선이 두 사람이 있는데 하나가 의장, 하나가 당 대표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무도 오래됨에 따라 서까래나 기둥, 대들보로 쓰는 나무가 각각 다르듯 국회 역시 선수가 쌓여야 기둥 같은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맨~ 비삐고 사람 없다고 한탄하시겠습니꺼"라고 하며 "그 손해는 대구시민 여러분께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초선만 7명을 데리고는 국회를 이끄는 역할이 아닌 거수기 역할밖에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인선 후보가 다음 유세를 위해 접근하자 더 강하게 몰아붙였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공천이 잘못됐다고 두 번이나 빠꾸를 놨던 사람이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조윤선 장관은 서초에서 하다가 경선에서 졌는데 당에서 용산에서 출마하니 예의가 아니다 캤다"고 말했다. 애초에 이 동네에 지원유세 오기에 적합지 않은 사람이었다고 맹공을 했다.

    다음 차례로 이인선 후보를 지원유세 하기 위해 서청원 최고위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주호영 후보의 공격에 귀를 기울였던 청중들은 이제 7선 관록의 서 최고위원이 어떻게 반격할지 숨죽여 지켜봤다.

  • ▲ 서청원 최고위원과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8일 대구 수성을에 출마한 같은 당 이인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나섰다. ⓒ뉴데일리 DB
    ▲ 서청원 최고위원과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8일 대구 수성을에 출마한 같은 당 이인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나섰다. ⓒ뉴데일리 DB

    서 최고위원은 "저는 2008년에 친박연대를 만들어 대표를 지낸 사람이다. 14명의 국회의원을 15일 만에 만든 사람"이라며 "그러나 18대 국회 1년 만에 나에게 돌아온 것은 감옥살이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저는 그러나 최다선 당선이 된 지금까지 누구에게 한 번도 감옥에 넣은 사람을 욕한 일이 없다"며 "그걸 보고 팔자소관이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호영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것 역시 '팔자소관'이라고 언급했다.

    서 최고위원은 "주호영 의원에 대해 나도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여기 지역이 여성 특별지역으로 된 것은 팔자소관"이라며 "서청원이 감옥 가고 그런데도 박 대통령이 2013년 보궐선거 때 화성에 공천을 누가 주셨겠느냐"며 박근혜 대통령을 상기시켰다.

    서청원 후보가 '팔자소관'을 외치는 사이 유세를 듣고 있던 청중들의 숫자는 주호영 후보가 유세하던 때보다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그는 백 세 인생에 맞춰 노래하는 한편, 대기업 유치 등의 공약을 내세우며 안간힘을 썼지만, 청중들은 유세현장으로 좀처럼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이날 이인선 후보 측 유세에는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조원진 후보 등이 참석했지만, 조원진 후보는 지원유세를 하지 않았다. 싸늘해진 표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진박마케팅'은 해당 지역을 넘어 대구에 여권 후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구을에서 더불어민주당에서 비례대표를 지냈던 무소속 홍의락 후보와 혈투를 벌이는 새누리당 양명모 후보는 7일 진박 중심의 선대위원들을 겨냥해 "새누리당이 오만했다. 선대위가 바뀌어야 한다"며 삭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 등 야권과 싸우는 대구지역 후보들은 진박마케팅에 속앓이를 하고 있지만 이른바 '진박후보'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