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김영순·채현 출마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듯
  • ▲ 새누리당 유영하 전 인권위원. 그는 서울 송파을에 단수추천 됐지만 공천여부는 최종결정 되지 않았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유영하 전 인권위원. 그는 서울 송파을에 단수추천 됐지만 공천여부는 최종결정 되지 않았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오는 4.13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공천발표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서울 송파을 지역의 구도는 막판까지 안갯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과 채현 전 국회의원 정책보좌관이 지난 23일 무소속 출마를 위해 탈당계를 제출하고, 24일 김무성 대표가 공천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날 쿠데타에 가까운 공천 추인 거부 입장을 발표하고 부산 지역구로 향했다.

    이 지역은 새누리당에서는 유영하 전 인권위원이 단수추천 됐지만 아직 확정된 지역은 아니다. 같은 당 김무성 대표가 공천장에 도장을 찍지 않겠다고 버티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후보자들은 '공천 결과를 납득하지 못하겠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새누리당 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가 결국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채현 전 정책보좌관은 "무소속으로 출마할 기회가 24일과 25일밖에 없다"며 "24일부터 후보자 등록이어서 23일 탈당계를 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채현 전 보좌관은 "오늘 만약에 (김 대표가) 결정을 해주시면 (달당계를 거둬들이면서) 당적을 바꿀 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지역이 공천 없이 붕 뜬 지역이어서 여러 후보자에게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얘기했더니 (다들)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 역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영순 후보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공천장에 도장을 안 찍는데 그것만 바라고 있다가, 자칫 출마를 못 하게 될 수도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어 기자에게 "(공천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본다"며 "다만, 김무성 대표가 끝내 공천장에 도장을 안 찍으면 무공천 지역이 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귀띔했다.

    나아가 "야당 후보도 진정성 있게 우리를 도와야 한다는 분위기가 많다. 심정적으로 우리에게 협조적으로 나온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결국, 김영순 후보 측의 주장은 현실이 됐다. 김무성 대표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 지역처럼 서울 송파을과 대구 동구갑, 대구 달성군 등에 대해서도 무공천 지역으로 남겨두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단수추천을 받은 유영하 전 인권위원은 "일단 기다려보자"면서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날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결과에 승복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정치 하는 의미가 없다"면서 "정치인은 내 사과가 잘 생겼으니 가져가라고 해야지 남의 사과가 벌레 먹었다고 이야기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여론조사만 가지고 공천할 것 같으면 서류는 무슨 필요가 있고 면접은 왜 보겠느냐"며 "우리가 공천에서 떨어졌다면 곧바로 승복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 더불어민주당 최명길 전 공보특보는 서울 송파을에 전략공천됐다. 그는 대전 유성에서 예비후보로 활동했지만 경선에서 패했다. 당 지도부가 그를 높이 평가해 송파을로 재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최명길 캠프 페이스북 화면 캡처
    ▲ 더불어민주당 최명길 전 공보특보는 서울 송파을에 전략공천됐다. 그는 대전 유성에서 예비후보로 활동했지만 경선에서 패했다. 당 지도부가 그를 높이 평가해 송파을로 재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최명길 캠프 페이스북 화면 캡처

    여당뿐 아니라 야당도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되기는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은 최명길 전 공보특보가 대전 유성 경선에서 패한 뒤 전략공천 됐다.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박용모 후보 등 야권의 후보들도 향후 행보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때에 따라서는 후보자 간 연대 가능성도 열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새누리당의 결과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당초 1:1 구도가 예상되던 송파을에 무소속 후보군이 등장하면서 다여다야 구도가 될 가능성도 생긴 셈이다.

    다만, 최근 서울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이 당선된 사례는 거의 없다는 점이 무소속 후보들의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지난 16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가 당선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15대에는 홍사덕 전 의원이 강남을 지역에서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당선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