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현역의원들과 치르는 일전에 주목, 갈등 불씨 남은 새누리 '절반의 봉합'
  • ▲ 공천이 보류됐던 새누리당 정종섭(대구동갑.윗줄 왼쪽부터), 추경호(대구 달성군), 이인선(대구 수성을)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하기로 의결됐다. ⓒ뉴시스
    ▲ 공천이 보류됐던 새누리당 정종섭(대구동갑.윗줄 왼쪽부터), 추경호(대구 달성군), 이인선(대구 수성을)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하기로 의결됐다. ⓒ뉴시스

     

    파국(破局) 직전까지 갔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친박(親朴) 지도부 간의 갈등이 3대 3 공천타협이라는 절충으로 귀결되면서 사실상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25일 오후 김무성 대표 주재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0대 총선 공천을 매듭짓지 못한 6개 지역구 중 절반을 정리키로 합의했다.

    공천위 결정대로 공천장을 주기로 한 곳은 대구 동구갑(정종섭), 대구 수성을(이인선), 대구 달성(추경호) 3개 지역이다.

    논란의 중심이 됐던 대구 동구을(유승민), 서울 은평을(이재오), 서울 송파을(김영순) 3곳은 김무성 대표가 끝까지 안건상정을 반대하면서 사실상 무공천 지역으로 남게됐다는 후문이다. 해당 지역의 후보 3명은 모두 탈당해 무소속으로 후보등록한 상태다.

    당초 새누리당 공관위는 이재만(대구 동구을), 유재길(서울 은평을), 유영하(서울 송파을) 후보를 단수추천한 바 있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는 공관위의 결정에 반발하면서 공천 추인을 거부했고, 약 하루 동안 이뤄진 줄다리기 끝에 절반의 봉합이라는 성적표를 남기게 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청와대다.

    진박(眞朴) 후보들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한 점을 감안할 때 청와대는 대구 지역에서 치러지는 일부 선거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대구 동구갑에서는 전 행자부 장관인 정종섭 후보와 유승민계 류성걸 의원이 맞붙는다. 수성을 지역에선 경북 경제부지사를 지낸 이인선 후보와 비박(非朴) 주호영 의원이 본선에서 대결을 벌이게 됐다.

    추경호 후보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은 이종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구다. 일단 한자리는 보장을 받았다. 그러나 현역 지역구 의원들과 맞붙는 다른 진박(眞朴) 후보들이 반드시 살아돌아올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청와대가 씁쓸한 웃음을 삼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구 동구을 지역에서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밀어붙인 친박(親朴) 진영의 공천전략 실패로,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 의원의 당선이 기정사실화됐다.

    박근혜 대통령 비판에 앞장 선 유승민-이재오 의원이 국회에 재등판하게 되면 아찔한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말 그대로 극한의 대립이다.

    특히 오는 7월 당 대표를 새로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친박(親朴)과 비박(非朴) 간 갈등의 2차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쟁점법안 처리와 국정운영 동력 확보를 위해 청와대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를 새누리당 대표로 밀어붙일 공산이 크다. 그러나 상대가 만만치 않다. '공천 학살' 논란 속에서 살아남은 비박(非朴) 중진 의원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 직후 치러지는 원내지도부 선거 역시 비슷한 격전이 예고돼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이번 총선과 관련된 발언을 자제하고 있지만, 공천 정국에 들어가기에 앞서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대로 밀리면 권력 누수와 레임덕이 불가피한 만큼 어떻게든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