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6대 총선서 전국 최다 득표 저력 다시금 발휘될지 주목
  • ▲ 전북 정치를 대표하는 정동영 전 의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마포 국민의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전남 정치를 대표하는 주승용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전북 정치를 대표하는 정동영 전 의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마포 국민의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전남 정치를 대표하는 주승용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최근 국민의당에 입당한 정동영 전 열우당의장이 전북 전주병(덕진) 출마선언을 하면서 호남 정치와 친노패권주의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정동영 전 의장은 7일 오전 전북도의회 기자실에서 "전북과 전주가 내게 베풀어준 무한한 사랑의 빚을 갚겠다"며 오는 4·13 총선에서 전북 전주병(덕진) 선거구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전북 전주는 과거 완산구가 갑·을 선거구, 덕진구가 단일 선거구로 도합 3개 선거구로 구성돼 있었으나, 최근 인구상하한 2대1을 맞추기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덕진구에 속해 있던 인후3동 등이 떨어져나가는 등 전체적으로 전주 갑·을·병으로 재조정됐다.

    이날 기자회견의 메시지는 철저히 전북과 전주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동영 전 의장이 국민의당에 입당함에 따라 중도·개혁·민생·실용 노선과 코드를 맞춤과 동시에,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인 전북에서 바람 일으키기에 최대한 집중하려 하는 의지가 읽힌다는 분석이다.

    정동영 전 의장은 "지난 토요일 노인 잔치에 갔더니, 90대 어르신이 내 손을 꼭 잡고 불쑥 '어디 갔었어? 이제 전주 떠나지 마!'라고 하시더라"며 "정말 가슴이 뜨겁고 뭉클했고, 눈물이 핑 돌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울러 "15~16대 전주 덕진에 출마했을 때 거의 전주에 있지 않고 지원 유세를 하느라 밖으로만 돌아다녔지만, 결과는 연속으로 전국 최다득표였다"며 "전주시민이 부족한 내게 무한한 사랑을 베풀어준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도 "호남인들의 지지를 시기하는 친노패권주의 세력은 자기들이 야권을 장악하는데 방해가 되는 나를 끊임없이 배척하고 괴롭혔다"며 "친노패권주의에 저항하다가 실패하고 좌절해 고향으로 돌아온 나를 따뜻하게 맞아준 고향 전북이 있기에 나는 다시 힘을 낸다"고 감사를 표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국민회의 소속으로 전주 덕진에 출마한 정동영 전 의장은 89.9%를 득표해 전국 최다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어 2000년 16대 총선에서도 88.24%의 득표율로 역시 전국 최다 득표율을 차지했다.

    패권주의 공천에 반발해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치렀던 2009년 4·29 재보선에서도 전주 덕진에서 72.3%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음은 물론, 인접 선거구인 전주 완산갑에서 '무소속 연대'로 함께 선거를 치른 신건 전 국정원장도 당선시키는 저력을 발휘한 바 있다.

    그럼에도 친노패권주의 계파가 호남 출신 큰 정치인이 나올까 짓밟기에 여념이 없는 현실을 폭로한 정동영 전 의장은, 전북을 근거로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자신을 향해 집중되는 '친노패권스크럼' 세력의 음해모략과 흑색선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많은 분들이 '그렇게 밀어줬는데 고향을 위해 한 게 뭐냐'고 힐난하시는데, 한 일이 꽤 많지만 자랑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월드컵경기장이 내 작품이고, 35사단 이전도 풀어내 전주 북진의 장애물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주 경제의 핵심으로 성장한 한옥마을을 부활시킨 것도 가장 큰 보람"이라며 "생색내기 낯뜨겁지만 오래 전부터 전주 발전을 위해 소리 없이 노력했다"고 보고했다.

    나아가 다가오는 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공공청사 이전에 따른 빈 건물을 매입해 신활력지구로 조성 △모래내시장·중앙시장을 전주 남부시장처럼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는 매력적인 전통시장으로 재창조 △산정동 일대를 교육 터전으로 재탄생 △송천동 농수산물센터를 도서관·복지관·사무공간이 함께 하는 신상업문화 거점으로 조성 △덕진동 법원·검찰청사 부지에 시립미술관 건립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 △전주~익산~군산간 광역전철망 구축 등을 전주 발전의 청사진으로 제안했다.

    지역 발전 차원에서의 청사진을 넘어, 친노패권주의의 '표 식민지'로 전락한 전북과 호남의 정치를 되살리기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정동영 전 의장은 "전북은 오랫동안 더민주를 일방적·절대적으로 지지해왔지만 더민주는 패권주의를 공고히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며 "전북의 더민주 의원들은 중앙에 가서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친노의 눈치만 보고 있어, 전북은 친노의 셋방으로 전락했다"고 규탄했다.

    이에 "진정으로 전북의 미래를 위하고 도민의 이익을 확실히 대변하는 강한 전북 정치팀을 만들겠다"며 "정동영이가 그 팀장을 하겠다"고 자처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소외와 경제적 낙후를 동시에 겪고 있는 전북에 이번 4·13 총선은 하늘이 준 기회"라며 "전북을 변방에서 중심으로 끌어올리고, 전북의 정치와 경제에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