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학원강사 SNS 비난 게시물, 한겨레 등 기사화
  • ▲ ⓒ인터넷판 국민일보 화면 캡쳐
    ▲ ⓒ인터넷판 국민일보 화면 캡쳐


    25개 대학에 게시된 ‘국정화 교과서 찬성 대자보’에 대해, 한 학원강사의 반박 글이 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 대학생 단체인 한국대학생포럼이 11일 이를 재반박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앞서 한국대학생포럼(이하 한대포)은 지난달 16일부터 21일까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숭실대, 숙명여대 등 25개 대학교에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고, ‘국정화 반대’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심용환(학원강사ㆍ38)씨는 다소 모욕적인 표현이 섞인 반박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 글은 지난달 19일 국민일보와 한겨레 등 언론에 의해 보도됐다.

    반박글에서 심씨는 “지난 10여년간 모든 역사 교과서를 연구하고 수십종의 한국사 관련 참고서마저 섭렵했으며, 지난 12년간 모든 기출 문제를 연구했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현재 카톡에 나도는 한국사 교과서 관련 유언비어는 전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심씨의 반박글에 대해 한대포는 11일, “심용환씨의 글이 ‘비꼼’과 ‘거짓말’ 그리고 ‘말장난’으로 점철된 글로 판단해 무대응 원칙을 고수해왔지만, 한대포에 대한 허위소문들이 난무하고 있어 고심 끝에 반박글을 낸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대포는 심씨의 반박글에 대해 “흡사 말다툼에서 지기 싫어 이 얘기 저 얘기 다 갖다 붙이는 어린아이 수준의 글”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를 보도한 국민일보와 한겨레에 대해서도 “이 글의 전문을 실어주는 식으로 대학생 단체 대자보를 ‘찌라시’ 취급하는 학원강사에 동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 25개 대학에 붙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대자보'. ⓒ 한국대학생포럼
    ▲ 25개 대학에 붙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대자보'. ⓒ 한국대학생포럼

    다음은 ‘한국대학생포럼 대자보 반박글에 대한 입장’ 전문.

     
    ‘국민일보, 한겨례 등에 게재된 심용환씨의
    한국대학생포럼 대자보 반박 글에 대한 입장’ 


    심용환씨는 먼저, ‘선진국 중 징병제를 시행하는 나라도 국제 사회에서 드물며 그 이유는 우리나라가 휴전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13년간 주적 정권을 미화하는 서술 어조를 보여준 기존의 검인정 교과서들이 잘못 됐으므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역시 휴전 당사국이라는 특수성이 반영된 것’ 이라는 한대포의 대자보에 대해, ‘선진국의 기준이 대체 무엇이냐’고 반문하며 한국대학생포럼이 ‘뜬금없이’ 징병제 얘기를 들고 나왔다고 비난했다.

    심용환씨는 현재 진행 되고 있는 ‘대한민국 현대사 교육 바로세우기’의 맥락에 대해 감조차 못 잡고 있는 사람이다. 기존 검인정 교과서들의 가장 큰 서술 상의 문제점은 바로 북한 정권을 바라보는 경도 된 시각이다.

    2013년 유엔 총회 보고서의 문화적 권리분야 중 ‘역사교과서와 역사교육’에 관한 부분에 따르면 ‘선택적으로 사실을 기술하는 것과 특정한 사건을 덜 혹은 더 강조하는 것에서부터 특정 정보를 완전히 누락시키는 것은 역사 왜곡에 속한다.

    역사를 기술하려면 언제나 사실을 선택적으로 사용해야 하지만, 고의적인 남용이나 누락은 의도적으로 자기 목적을 채우기 위한 선택에 기초한다.’ 기존 검인정 교과서들이 북한 정권의 악행은 축소하고 건국 세대, 산업화 세대의 과오를 강조하는 것이 바로 이 왜곡 사례에 속한다.

    이어서, 한대포가 대자보를 통해 ‘좌편향 교육자들이 6.25전쟁을 한국전쟁이라는 용어로 가르치며 김일성에게 있는 동족상잔 비극의 책임을 축소시키는 점을 우려’ 한 부분의 반박 대해서 살펴보겠다.

    국민일보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심용환씨는 “6.25전쟁은 국제전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김일성이 남침한 건 소련의 사주를 받아 남한을 적화시키려고 한 것이며 이는 결국 ‘국제전쟁의 대리전’이라고 볼 수 있다” 고 말한다. 앞뒤가 바뀌었다.

    김일성의 야욕을 스탈린이 지원한 것이다. 구소련 붕괴 후 공개 된 자료에 의하면 6.25전쟁의 원인은 스탈린의 사주가 아니라 김일성과 박헌영의 남침 의지였다.

    문서가 공개되기 전에는『해방 전후사의 인식』과 같은 386운동권 역사책 등에서 ‘대리전쟁설’, ‘스탈린 사주설’을 즐겨 이용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대로 구소련 붕괴 후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김일성은 3차 대전의 발발을 우려한 스탈린의 남침 지원 거절에도 불구하고, 무려 48번이나 계속해서 남침 허가를 요청했다.

    외국 학계에서는 6.25전쟁을 결코 대리전으로 보지 않는다. ‘대리전’의 정의는 ‘교전 당사자들이 교전에 참여하는 세력 외의 이해관계를 따르고 사주를 받아 대신 그 힘으로 전쟁을 하는 것'인데 6.25전쟁의 경우, 미국과 소련이라는 지원세력이 있었지만 이들 국가가 직접 전쟁을 일으키려는 의지가 없었고, 전쟁을 일으킨 김일성이 전쟁의지를 먼저 피력했기 때문이다.

    판단컨대, 심용환씨는 역사를 논할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다. 역사를 다루는 자세란 무릇, 지속적인 사료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의 이론을 대체하고 수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지력을 높이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10년 째 ‘유명 학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역사교육학을 전공했다”는 등의 말로 지적 오만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 오만이 아니라면 심용환씨 역시 민족전쟁을 일으킨 김일성의 역사적 범죄를 경감시키는, 북한정권을 향한 경도된 시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심용환씨는 현재 우리나라의 역사학계가 얼마나 편협한 시각으로 학문을 하고 있는지를 반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런 분들에게 ‘모든 학문의 근간이자 한 개인의  정체성 및 세계관 정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역사교육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이 역사바로세우기에 찬성하는 측의 문제의식이다.

    계속해서, 한국대학생포럼의 대자보 중 ‘다양성을 내세우는 이들이 교학사교과서는 왜 퇴출시켰나, 현재의 검인정 교과서 시장은 무늬만 다양성이다’ 라는 취지의 문장에 대해서는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반발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의지와 고등학교 선생님의 외압 폭로로 시작됐다”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교학사 한국사는 출판되기도 전부터 ‘유관순을 깡패로, 안중근을 테러리스트로 묘사했다.’는 좌파들의 조직적 선동에 시달렸다.

    대학가에는 아직도 남아 있는 NL운동권 계열의 학생 조직들에 의해 ‘교학사 교과서=친일 독재 교과서’라는 대자보와 전단지들이 난무했다. 교학사 교과서 저자들은 자택으로, 연구실로 살해 협박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이뿐인가. 처음에는 교학사를 선택하고자 했던 고등학교가 전국적으로 20여개가 넘는 숫자였다. 그러나 전교조를 위시한 좌익 단체들의 방해공작, 이를테면 교학사를 채택한다고 했던 고교 앞에서 집회를 연다든지 하는 방해공작으로 결국 전국에서 단 한 곳만이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다.

    교학사 교과서가 ‘학생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채택이 철회 됐다.’고 하는 것은 광우병 거짓 촛불 파동 시위 때 유모차에 끌려나온 아이들이 ‘국민 보건을 위해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왔다.’는 것과 다름없다.

    교학사 교과서가 완벽하다는 것이 아니다. 급하게 만들어진 만큼 단순 오류와 오탈자도 많다. 하지만 기존의 검인정 교과서들의 단순 오류나 오탈자에 준하는 수준이다. 교학사 교과서가 박정희 대통령의 5.16군사 정변을 ‘혁명’으로 기술 한 것과 같은 우편향적 서술역시 통합 교과서에서 바로잡혀야 할 부분이다.

    ‘건국 연도로부터 70년도 채 못 지난 국가의 국민들이 건국 연도가 언젠지도 모르는 현실에 대해 ’대한민국 건국이 왜 1919년인가?’ 라고 통탄해 한 대학생포럼의 주장에도 심용환씨는 “제헌국회와 이승만 대통령 본인이 대한민국은 임시정부를 계승한다고 했다”면서 “대학생포럼의 주장은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누가 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신고해 달라고” 비꼬았다. 심용환씨는 용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는 분이다. 건국(建國). 그야말로 ‘국가를 세운다.’는 용어다.

    국가의 성립 조건이 무엇인가? ‘영토, 국민(민족), 정부’이다. 당연히, 대한민국 헌법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밝히고 있다. 나라 잃은 우리 민족은 반의 반세기를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전개했고 바로 이 끈질김이 우리 민족으로 하여금 ‘대한민국’이라는 자유 국가를 건국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1919년 탄생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독립운동에 있어서 하나의 구심점이었다. 그러나 건국일은 이 나라의 건국이념을 명시하고 공포한 1948년 8월 15일이다.

    자유민주와 시장경제의 이념으로 건국된 대한민국은 이 땅에 최초로 등장한 개인의 ‘자유’, ‘재산권’. ‘생명권’이 보장되는 나라였고 이 이념 위에서 우리 아버지 세대가 산업화를 일구었고 우리 삼촌 세대가 민주화를 이룩했다. 건국이념이 왜 중요하냐고? 머리 위 북한의 모습을 보고 좀 말을 내뱉자. 그리고 무엇보다, 건국 년도가 1948년이라고 주장하면 임시정부를 부정하는 것이 되는지 반문하고 싶다.

    심용환씨는 ‘기존 검인정 교과서들이 교육부의 수정 명령을 수차례 거부하고 교육부를 향한 소송까지 진행 중 인지라 시장실패가 일어났다’는 한대포의 주장에 대해, “교학사 교과서가 하도 문제가 많으니까 물 타기 하기 위해서 궁색하게 모든 교과서가 문제가 많으니 수정하라 식으로 일을 벌였죠. 왜 앞뒤 다 잘라먹고 사건 자체를 왜곡하나.”라고 했다. 안타깝다.

    이미 2003년 검인정 근현대사 교과서가 출범했을 당시부터 민중사관으로 집필된 좌편향 교과서들이 끊임없이 서술에 있어 수정 요청을 받아 왔고 수 없이 수정을 거쳐 왔다. 심용환씨는 컴퓨터에 타자 몇 번만 두드려보면 알 수 있는 사실에 대해 눈 가리고 아웅 하며 또 다시 거짓말을 하고 있다.

    심용환씨는 한국대학생포럼의 대자보를 ‘반박’한다면서 흡사, 말다툼에서 지기 싫어 이 얘기 저 얘기 다 갖다 붙이는 어린아이 같은 수준의 글을 블로그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국민일보, 한겨례 등은 이 글의 전문을 실어주는 식으로 대학생 단체의 대자보를 ‘찌라시’취급하는 학원 강사에게 동조하고 있다.

    더욱 이상한 점은 국민일보가 심용환씨 블로그의 ‘전문을 실었다’고 하면서 그의 ‘인성’ 수준을 드러내주는 부분들은 자체적으로 편집해주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언론이 어느새 부턴가 국민들의 알 권리보다 ‘마녀잡기’의 역할을 자처하는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