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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訪美)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했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두 번째 나사 우주센터 방문이다. 앞서 박 대통령의 선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은 50년 전인 1965년 5월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메리트섬에 위치한 케네디 우주센터를 방문한 바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마침 나사는 아틀라스 장거리 로켓을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를 관심 있게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는 다르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에 나사를 방문키로 한 것도 선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메르스 사태로 미국 방문이 연기되기 전인 지난 6월에도 휴스턴에 위치한 존슨우주센터 방문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는 워싱턴 D.C에서 북동쪽으로 약 10㎞ 떨어진 메릴랜드주 그린벨트시에 위치해 있다. 나사가 발족한 이듬해인 1959년 설립된 미국 최초의 우주센터다. 올해로 발사 25주년이 되는 허블우주망원경과 2018년부터 운영될 제임스 웹 망원경의 개발·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고다드 우주센터에서 지난 3월부터 우주정거장에 체류 중인 미(美) 해군 출신 우주인 스콧 켈리씨가 사전 녹화한 환영 영상 메시지를 청취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나사가 추진하고 있는 화성탐사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위성로봇 시연을 지켜봤다. 이밖에도 박 대통령은 한-미 우주협력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자들로부터 달 탐사, 우주통신, 위성개발 등 협력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한-미 양국의 우주협력 확대를 당부했다.
청와대는 "고다드 센터 방문은 한-미 양국이 우주협력을 한미 동맹의 새로운 지평(New Frontier·뉴프런티어)으로 추진하는 의미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한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미 첨단산업 파트너십포럼'에도 참석해 우주, 에너지신산업, 보건의료 등 고부가가치 첨단분야와 제조혁신의 근간인 연구·개발(R&D), 엔지니어링 분야에서의 양국간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측 170명, 미국 측 150명 등 총 320여명의 한-미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제조업의 스마트혁명을 통한 '제조업 신(新) 르네상스'를 함께 열어가는 등 첨단산업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한-미 첨단산업 3대 협력 방안으로는 제조혁신의 근간인 연구개발(R&D)과 엔지니어링 분야 협력, 양국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글로벌 가치사슬 구축 협력, 우주·에너지신산업·보건의료 등 고부가가치 첨단분야 협력 등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저녁 '한-미 우호의 밤' 행사에도 참석, 미국 각계 인사들과 동포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미국의 존 케리 국무부 장관, 척 헤이글 전 국방부 장관, 제이 티몬스 전미제조업협회장 등 미국 측 주요인사 45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에 앞서 방미(訪美) 첫 공식일정으로 '한미동맹의 성지'로 불리는 워싱턴 D.C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에 헌화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행보는 한미동맹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조망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