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3명 중 정부측 관계자는 1명, 대책은 커녕 주장만 피력
  • ▲ 왼쪽부터 한국-WHO 메르스 합동평가단 공동단장인 이종구 서울대 의과대학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소장, 정해관 성균관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 지영미 질병관리본부 면역병리센터장. ⓒ연합뉴스
    ▲ 왼쪽부터 한국-WHO 메르스 합동평가단 공동단장인 이종구 서울대 의과대학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소장, 정해관 성균관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 지영미 질병관리본부 면역병리센터장. ⓒ연합뉴스

     

    국회 중동호흡기증후군 대책특위 위원들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관련해 18일 전문가들을 초청해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다수의 의원들이 정부 비판에만 매몰돼 현황 파악과 대책 마련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질의에 나선 의원은 새누리당 문정림·김명연, 새정치민주연합 임수경·박혜자 의원 등 17명이었으며, 전문가 참석자는 한국-WHO 메르스 합동평가단 공동단장인 이종구 서울대 의과대학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소장, 정해관 성균관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 지영미 질병관리본부 면역병리센터장 3명이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한국-WHO 메르스 합동평가단의 정부의 대처에 대한 평가를 묻고, 서울삼성병원에 대한 질타를 하느라고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일부 의원들은 정부의 대응과 지휘력을 비판하는데 과도하게 심취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으며, 이에 이종구 단장은 "저희들한테 질문하지 마시고 정부에 질문하시기 바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김춘진 의원은 "국제 기구 평가단이 한국의 특수한 의료 문화에 대해 지적했다"며 "향후 메르스와 같은 신종감염병이 생기면 지금 같이 의료 체계를 유지하면서 지정한 개별 병원으로 국민들이 가라고 하는 게 좋나, 강력한 권한으로 통제하는 게 좋나"라고 한 명씩 지목하면서 물었다.

    정해관 교수가 "강제성으로 (통제)하기 위해선 적절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상황을 설명하자, 김 의원은 "여긴 논문쓰는데가 아니니 그렇게 복잡하게 대답하면 안 된다"며 "단답형으로 답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남인순 의원은 정부의 정보공개에 대해 불만을 표현했다. 남 의원은 "국내 여론은 초동방역에 실패했고, 확산을 못 막았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평택성모병원에서 확진환자 발생 이후 진행된 회의 내용을 공개해야 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종구 단장은 이에 "정부가 모든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새정치연합 임수경 의원은 "메르스 관리대상자수가 폭증하고 관리체계의 부담도 생기는데, 현재 환자의 추세가 꺾이는 걸로 긍정평가하는 건 유효하지 않아 보인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의 박혜자 의원도 "평택성모병원은 패쇄했는데 서울삼성병원은 안 하다가 후에 스스로 부분폐쇄했다"며 정부의 방역조치를 비난했다.

    이같은 정부 비판 일색과 설명하려는 참석자의 말을 끊는 등의 태도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체회의를 지켜본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인들이 의학 교수를 불러놓고 질병에 대한 설명과 대책은 들으려 하지 않으면서 정부 비판만 늘어놨다"고 지적했다. 이날 참석한 세 전문가 중 정부측 관계자는 지영미 센터장 뿐이었다.

    정부의 대응에 대해 적절한 지적을 한 의원은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 정도였다. 박 의원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국가적 생물 자원인 만큼, 국립보건연구원이 이를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 등 외국으로 보낸 것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중동에서 온 바이러스가 100% 똑같은 바이러스라고 확신할 수 없는 시점에서, 중국과 미국으로 바이러스가 떠났다"며 "정치권, 국민, 과학자들까지 경험이 없으니 다 우왕좌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을 혼자 힘으로 만들기가 힘드니까 공동연구가 필요하긴 하지만 앞으로 바이러스를 보낼 땐 신중하게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지영미 센터장은 "국립보건연구원도 (메르스 바이러스가) 귀중한 자원이어서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공유해야 한다는 압력이 있었다"며 "그나마 최소한으로 보낸 것"이라고 답했다. 나아가 "박 의원이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면서도 "다른 의원들은 왜 빨리 정보를 공개하고 외국에 바이러스를 보내지 않느냐고 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메르스 대책특위 전체회의는 자신의 질의 순서를 마친 의원들이 산회하기 전부터 점차 자리를 떠, 추가질의가 시작될 무렵까지 자리를 지킨 의원은 특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신상진 의원을 포함해 새누리당 유의동·문정림 의원과 새정치연합 김용익·김영환·박혜자 의원, 정의당 정진후 의원 등 7명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