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여론조사로 최종 의사결정하자는 뜻은 아냐"
  • ▲ 13일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가 이완구 국무총리 인준 여부에 대해 여야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할 것을 제안하면서 정국이 파란이 일었다. 사진 왼쪽부터 주승용 최고위원, 문재인 대표, 우윤근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13일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가 이완구 국무총리 인준 여부에 대해 여야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할 것을 제안하면서 정국이 파란이 일었다. 사진 왼쪽부터 주승용 최고위원, 문재인 대표, 우윤근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돌연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여부를 여야 공동으로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기관에 맡기자고 발언해 정국에 소란이 일었다.

    대의기관인 국회가 결정해야 할 사안을 마치 여론조사에 내맡기자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발생했던 소란은 새누리당의 강력한 반발과 새정치연합의 부연 설명이 뒤따르면서 잦아들었다.

    이를 두고 초선 의원 출신의 제1야당 대표가 '초보 운전'을 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미숙한 '접촉 사고'라는 비판이 뒤따른다.

    문재인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본회의의 16일 연기는 이완구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이라며 "더 이상 국민과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지 말라"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여당은 강행처리로 모처럼 대화와 타협이 자리잡아 가는 의회 정치를 부적격 총리 후보와 맞바꿔서는 안 된다"며 "청와대의 마음을 얻으려다 국민의 마음을 잃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이렇듯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과정에서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게 중요하다'는 맥락의 발언을 이어가던 문재인 대표의 돌발 제안은 모두발언의 말미에 터졌다.

    문재인 대표는 "정치 공세라고 생각된다면 중립적이고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 기관에 여야 공동으로 조사할 것을 청와대에 제안한다"며 "국민 여론이 답"이라고 발언을 끝맺었다.

    이 발언이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여부를 여론조사 결과에 내맡기자는 뜻으로 확대 해석되면서 이날 오전 정치권에는 일대 소란이 발생했다.

    같은 시각, 원내대표단·정책위의장단 연석회의를 진행하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언론사 속보를 보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이상일 원내부대표는 "대선 후보까지 지내신 야당 대표로서 너무 경박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강석훈 기획재정정책조정위원장은 "공무원연금 개혁도 여론조사로 하지 그러느냐"고 조소했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 브리핑을 통해 "국무총리마저 여론조사로 뽑자는 것은 포퓰리즘의 극치"라며 "국가적 중대사를 여론조사로 해결하려는 자세는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권은희 대변인은 "어이 없는 일이며 삼권분립을 뒤흔드는 반민주적 발상"이라며 "문 대표 나름의 발상인지는 모르겠으나 깊이 생각한 제언으로 들리지는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국민의 뜻을 따르자는 취지의 발언"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인 만큼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뜻에 따르자는 취지"라며 "여론조사를 하자는 것은 그 방안의 하나로 제안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영록 대변인은 브리핑 직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판단하거나, 여론조사를 최종적인 의사결정수단으로 하자는 뜻은 아니다"라며 "만일 (여론조사를 여야 공동으로) 하게 된다면 그 결과를 갖고 여야가 다시 협의해서 결론을 내자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같은 당의 박완주 원내대변인도 "문재인 대표가 여론조사하자는 말씀은 당장의 액션 플랜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 여론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는 맥락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