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오”, “아직은” 어물쩍 태도에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들 불만 폭발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아직도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안철수 원장을 두고 정치권 내에선 치밀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 일주일 만에 모습 드러낸 안철수! 입 열었지만···

    5일 밤 안철수 원장은 안랩(ahnlab) 김홍선 대표의 부친상 조문차 서울대 병원을 찾았다.

    그가 공식석상에 나타난 것은 지난달 29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이후 일주일만이다.

    기자들이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했냐’고 묻자 안철수 원장은 “아니오”라고 짧게 답했다.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피한 채 빈소로 직행했다. 여전히 고민 중이라는 것이다.

    조문을 마치고 돌아온 안철수 원장에게 기자들이 재차 질문을 던졌지만 그는 미소로 일관했다.

    안철수 원장 측 관계자는 이날 답변에 대해 “아직 대선출마에 대한 결정을 하지 않은 것이 맞고, 여러 질문이 겹치는 가운데 무작위로 연결되는 답변을 내놓은 것 뿐”이라고 했다.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안철수 원장은 정치·사회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담은 에세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안철수, 무엇을 노리나··· 향후 시나리오는?

    정치권에선 안철수 원장이 최대한 출마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자신에 대한 검증 공세를 피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5일 밤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홍선 안랩 대표이사의 부친 빈소 조문을 마친 후 취재진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5일 밤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홍선 안랩 대표이사의 부친 빈소 조문을 마친 후 취재진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다른 대선후보들이 네거티브 공방을 벌이는 동안 천천히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이후 여론이 무르익을 11월 즈음 기다렸다는 듯이 대선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대선 후보 등록은 11월25일부터 이틀간 할 수 있다.
      
    아니면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후보를 도왔던 것처럼 대선국면 막바지에 야권의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서 후방에서 입김을 넣을 수도 있다.  

    총리직-장관직 혹은 주요 기관장 자리에 자신의 측근을 세운다는 조건으로 민주통합당 후보와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는 가설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적 경험이 부족한 만큼 야권 내 자신의 입지를 구축한 뒤 차차기 대선을 노린다는 시나리오다.

    역풍을 우려해 7~8월 사이에 출마를 선언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너무 모호한 입장을 보이는 것에 대한 여론이 악화될 경우 피로도가 누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계획을 앞당겨 출마선언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

    ■ “왜 빨리 대선출마 선언을 하지 않는 것이냐”

    민주통합당 일부 대선주자들은 안철수 원장의 미지근한 태도에 불만이 많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김영환 의원은 6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안철수 원장을 향해 날선 비판을 던졌다.

    “안철수 원장은 지금 안개 낀 장충당 공원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에게 정치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밝힐 때가 지났다고 생각한다.”

  • ▲ 대선출마를 선언한 민주통합당 김영환 의원 ⓒ연합뉴스
    ▲ 대선출마를 선언한 민주통합당 김영환 의원 ⓒ연합뉴스


    그는 대선출마를 선언하기에 앞서 4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원장이 야권의 대통령 후보가 되면 민주당은 망하게 될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① “안철수 원장이 입당하지 않은 채로 야권후보가 되면 민주당은 ‘불임정당’으로 전락해 결국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② “안철수 원장이 입당한 후 대선에서 낙선한다면 민주당은 ‘데릴사위를 데려오고서도 졌다’는 조롱에 시달려 폐가(廢家)가 될 것이다.”

    ③ “안철수 원장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분당(分黨) 사태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

    정세균 의원은 안철수 원장에 대해 “연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극복의 대상’이라고 했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무소속 후보가 국정을 맡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문재인 의원이 안철수 원장에게 제안한 공동정부 구성과 관련해 “아무 실상도 없는 이미지만 있는 사람과 공동정부를 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