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TV토론, 羅-朴 ‘반박에 반박’
  •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야권 박원순 후보가 두번째 TV토론에서도 ‘부기논쟁’을 이어갔다.

    11일 KBS에서 방송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서울시의 채무-부채 문제를 놓고 또 다시 설전을 벌였다.

    전날과 같이 박원순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는 전날 SBS 토론회 발언을 발판삼아 “단식부기-복식부기는 심각한 문제다. 국가회계법과 지방재정법에 따르면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복식부기를 쓰고 있다. 가계부와 같은 단식부기로는 (서울시의 채무-부채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공시를 보면 복식부기로 돼 있다. 이를 보면 (서울시의) 25조원 부채는 다 나오게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식부기로 따지면 19조원 밖에 안 된다. 6조원 차이가 있는 것이다. 부채 규모는 서울시의 재정균형 이룩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나경원 후보는 서울시장이 되면 복식부기를 안쓸 것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나경원 후보는 “채무현황에 대해서는 단식부기로 쓰는 것이 맞다. 이제까지 서울시도 그렇게 해왔고 행정안전부에 나와 있는 채무현황도 단식부기로 돼 있으니 확인해보라”고 맞섰다.

    나 후보는 “다만 차이점은 감가상각 및 충당급여, 퇴직금 등의 차이다. 행안부 지방채무현황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 11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왼쪽)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토론회 시작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11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왼쪽)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토론회 시작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TV토론이 진행되기에 앞서 양측 캠프는 논평을 통해 각자 주장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나경원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상황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영진 의원은 “박원순 후보가 나 후보의 서울시 부채계산 방식인 단식부기는 구멍가게에서 쓰는 것이라면서, 정부와 공기업에선 ‘복식부기’를 쓴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맞지 않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정부의 채무관리는 지방재정법 시행령 108조에 따라 지방채 증권, 차입금, 채무부담행위, 보증채무부담행위 등 4가지가 단식부기로 관리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지방재정공시에 따라 매년 1회씩 발간하는 재무보고서는 복식부기로 하고 있을 뿐이이다. 즉 채무 관리는 단식 부기로, 보고서 발간은 복식부기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지금 당장이라도 행정안전부 재정관련 홈페이지에 들어가 지방세무회계국이 발표한 2009년도 지방채무 현황만 봐도 전국 지방정부의 채무가 단식회계로 정리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의 채무-부채와 관련,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행정안전부 재정안전과 관계자도 ‘단식부기’를 주장한 나 후보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 관계자는 “현재 정부는 보고서 발간에 복식부기를 쓰고 예산회계에는 단식부기를 쓰고 있는데, 서울시 채무 문제에 대해선 지방재정법 제51조에 따라 예산회계에서 쓰는 단식부기를 적용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원순 후보 측이 주장하는 ‘지방재정법 제53조 복식부기에 기초하라’는 주장은 오해에서 비롯됐는데, 복식부기는 재무보고서를 작성할 때 쓰기 위해 제53조에 명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박원순 후보 측은 “나경원 후보가 정부 회계기준을 ‘복식부기’가 아닌 ‘단식부기’라고 우기는 것은 서울시의 재정현황을 분식회계로 덮어보겠다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 측은 “2008년 12월31일 개정된 국가회계법 제11조, 2008년 2월29일 개정된 지방재정법 제53조에는 분명히 ‘국가의 재정활동,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상태 및 운용결과, 복식부기 회계원리에 기초하라’고 명시돼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후보는 25조5천억원인 서울시의 부채규모를 과거의 ‘단식부기’를 적용해 19조원이라고 우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