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 그리스전'인 벨라루스전(30일)을 끝낸 허정무호가 적지 않은 과제를 안게 됐다. 최종엔트리 선정과 더불어 그리스 전에 대비한 전략 점검차 이뤄진 이번 평가전에서 축구대표팀은 공격진부터 강한 압박플레이를 펼친 벨라루스를 맞아 고전 끝에 0-1로 석패했다.

  • ▲ 30일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 경기장에서 열릴 한국-벨라루스와 평가전에서 김남일이 벨라루스 선수들과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 30일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 경기장에서 열릴 한국-벨라루스와 평가전에서 김남일이 벨라루스 선수들과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곽태휘 부상…대표팀 엔트리 대거 이동 불가피 = 이날 경기에서 교체 멤버가 6명으로 제한되는 바람에 당초 45분씩 전 선수들을 뛰게 하려고 했던 구상을 철회, 멤버 교체에 적절한 타이밍을 잡지 못했던 대표팀은 벨라루스 공격진에 공간을 내주며 상대팀 중거리 슛 한 방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상대적으로 벨라루스를 강하게 압박하지 못하면서 뒷 공간이나 역습 기회를 자주 내주는 불안한 모습도 여러차례 내비쳤다.

    더욱이 두터운 벨라루스 수비진을 뚫지 못해 답답한 경기로 일관했던 대표팀은 수비수 곽태휘마저 무릎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 최종엔트리 구성에 차질을 빚게 됐다.

    곽태휘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황재원과 강민수가 예비 엔트리 명단에 포함될 것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오는 1일 23명의 태극전사가 최종 선발,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한 원정길에 나설 전망이다.

    ◇'비운의 스타' 이동국, 이번엔? = 현재 26명의 예비 엔트리 명단 중 3명은 오스트리아에서 귀국행 비행기에 올라야 한다. 예상되는 탈락자들은 수비수가 아닌 공격진과 미드필더에 집중될 전망.

    관심의 대상인 이동국은 부상회복 여하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합류 직전까지 최조의 컨디션을 보여왔던 이동국은 에콰도르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하며 엔트리 탈락 위기에 놓여있다. 그러나 허 감독의 마음은 이미 이동국에게 기운 듯 보인다. 당초 31일로 예정됐던 최종엔트리 발표를 하루 늦춘 것도 이동국에 대한 배려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슈팅 훈련까지 소화하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이동국이 과연 남아공월드컵 출정에 합류, 그간 자신에게 가해진 '국내용'이라는 비판을 잠재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동국 외에도 이근호와 이승렬 역시 아직까지 '붙박이 멤버'로 눈도장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근호·구자철·김보경, '삐그덕' = 한때 황선홍, 이동국의 뒤를 이을 '대형스트라이커'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이근호은 최근 들어 원인 모를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벨라루스와의 경기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한 이근호의 탈락 가능성은 현재로선 대단히 높은 상태다.

    대표팀의 막내 이승렬은 현재에도 발전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의 차세대 기대주다. 따라서 개인 경험의 축적은 물론 기존 공격수들에게도 적당한 긴장과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후보 선수로 합류할 공산이 크다.

    미드필더진은 에이스 박지성을 비롯, 김남일, 이청용, 기성용, 김정우 등이 사실상 낙점을 받은 상태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남은 선수들(구자철, 김보경, 오범석, 김형일, 신형민, 김재성) 중에서 탈락자가 나올 전망. 이 중 차두리와 포지션이 겹치는 오범석과, 곽태휘의 부상으로 활용가능성이 높아진 김형일은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신형민과 김보경, 구자철 등은 전술 이해도와 공격력 부문에서 경쟁자들과 비교해 뚜렷한 비교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탈락 후보로 거론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