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9일, 데드볼·볼넷·실책 묶어 '1회 2점' 헌납5월부터 9월까지 총 4차례 승부조작 시도‥2천만원 받아
  • 2천만원에 눈이 멀어 소속팀의 연승 행진을 막고 경기를 조작한 전 NC 다이노스 투수 이태양(25·사진)이 선수 영구 실격 처분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에서 또 패소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5부(부장판사 이동근)는 16일 프로야구 승부 조작에 개입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이태양이 한국야구위원회(KBO)를 상대로 낸 영구 실격 처분 무효 확인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태양은 2015년 5월부터 9월까지 총 4차례 승부 조작을 시도, 2번 성공을 거두면서 2천만원을 챙긴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월 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선수 자격'을 박탈 당한 이태양은 이번 항소심에서도 패소함에 따라, 영구적으로 국내 리그에서 뛰는 것이 불가능해진 것은 물론, 전 소속팀인 NC다이노스의 허가 없이는 해외 진출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NC 고공비행, 브로커에 매수된 이태양이 '발목'

    2015년 5월 29일 열린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NC의 선발투수로 등판한 이태양은 1회말 KIA 1번 타자 신종길에게 데드볼을 던지고 김주찬에게 2루타를 얻어 맞았다. 이후 김원섭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민우 타석 때 실책을 범하면서 3루 주자까지 불러 들였다. 이태양 덕분(?)에 초반부터 2실점을 안고 경기를 시작한 NC는 KIA에 3-13으로 대패하고 말았다.

    이전 경기까지 8연승을 달리던 NC였다. 당시 NC는 5월 한달간 20승 4패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기록하며 5월 최다승 신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팀의 연승보다 당장의 생활비와 유흥비를 마련할 생각이 컸던 이태양은 '2천만원을 벌게 해주겠다'는 조씨의 꼬드김에 넘어가, 마치 몸이 덜 풀린 것처럼 공을 던져 소속팀을 궁지로 몰아 넣었다. 이날 이태양이 받은 미션은 1회에 1실점 이상을 '헌납'하는 것이었다.

    이태양의 적극적인 협조로 1억원을 투자, 2억원을 벌어들인 브로커 조씨는 2015년 7월 31일에도 이태양에게 "4이닝 동안 양팀의 득점 합계가 6점 이상 나오게 해달라"는 까다로운 '오더'를 내렸다. 이 경기에서 이태양은 5이닝 동안 홈런 1개를 내주는 등 3실점으로 분투(?)했으나 양팀 타자들의 부진으로 원하는 스코어를 얻어내지 못했다.

    이태양의 실패로 1억원을 날린 최씨는 그에게 또 한 번의 미션을 주문했다. 이번엔 1회에 볼넷을 던지라는 게 이태양에게 맡긴 '과제'였다. 약속대로 이태양은 같은 해 8월 6일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첫회에 볼넷을 2개나 기록했지만 이전 경기에서 1억원을 잃은 최씨는 약속한 돈을 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이태영이 시도한 승부조작은 같은 해 9월 15일 열린 케이티(kt) 위즈전에서 첫회에 볼넷을 던지는 것이었다. 약속대로 볼을 남발했지만 이번엔 타자들이 도와주지 않았다. 타자들이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에 배트를 대는 바람에 2명은 땅볼 아웃, 나머지 1명은 삼진으로 이닝이 종료되고 만 것. 이후 조씨가 구속되면서 이태영의 위험천만한 승부 조작 시도는 끝이 났다.

    한편, 당시 이태양과 브로커 조씨에게 먼저 승부 조작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선수 영구 실격 처분을 받은 넥센 히어로즈 출신 문우람은 "자신은 승부 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재심 청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