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새누리는 정체성이 뭔가?
     
     유승민 새누리댱과 이종걸 새민련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국민연금법의 소득대체율 문제와 국회법 개정안이라는 엉뚱한 이슈로
    논점이탈해서 김을 완전히 빼버렸다.
    그리고는 정부의 시행령이 모법을 훼손한다고 간주될 경우엔
    국회가 그것을 시정하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여기엔 두 가지 간과할 수 없는 논점이 걸려있다.

첫째는 유승민 여당과 이종걸 야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죽도 밥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지극히 반개혁적인 주체로 전락했다는 사실이다.
공무원연금 제도를 개혁하지 않으면 그 병폐는 이다음
지금의 젊은 세대가 몽땅 뒤집어쓰게 돼있다.
 
 야당은 그 '진보적'인 속성상 의례 국가개입에 의한 정부지출
즉 과잉복지에 집착하도록 '결정'돼 있지만,
그래서 공무원연금을 개혁하자는 마당에 뚱딴지같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을 들고 나오게 돼있지만,
여기에 좌파가 아니라고 하는 새누리당마저 덩달아 가세한 것은
참으로 해괴망측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었다.
 
 왜 그렇게 됐는가?
몸은 보수에 두었지만 마음만은 '진보적이고 싶은 듯' 보이는
유승민이라는 묘한 캐릭터와, 김무성이라는 차기대권 지망자의
'야당과는 그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처세철학이 합쳐져서 일이 그렇게 된 것이다.
 
 김무성은 철도노조 파업 때도 이미 야당과 내통해
남(박근혜 대통령+최혜연 철도공사 사장)이 차려놓은 밥상을 가로채
불법투쟁한 노조측에 구명밧줄을 던져준 바 있다.

그리고 유승민은 '사회적 경제체제'인가 뭔가 하는 걸 들고 나와,
그렇다면 그가 왜 보수 쪽 건물에 입주해 있는지를 의아하게 만든 바 있다.
 
 이 두 '딴 생각 가진 사람들'이 같은 집권세력의 리더인
박근혜 대통령의 '정당화될 수 있는' 4대 개혁안을 야당과 합작해서 물 먹이고 있는 꼴이다.
  • ▲ 국회 운영위원장인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29일 새벽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가결한 뒤 악수하며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 국회 운영위원장인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29일 새벽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가결한 뒤 악수하며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이게 옳은 짓인가?
    다른 건 몰라도 공무원연금 개혁 등 4대 개혁에 관한 한
    김무성·유승민 두 사람보다는 박근혜 대통령이 백번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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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하나의 논점은,
    정부시행령이 모법에 위배되는지의 여부를 국회가 판단하겠다고 하는 게
    과연 합당한가 하는 논란이다. 그건 전혀 합당하지 않다.

     왜? 시행령 제정은 대통령, 총리, 장관의 권한이고,
    위헌법률 심사는 헌재 권한이고,
    시행령의 모법위반 여부 심사는 대법원의 권한쟁의 심사가 하는 것으로
    법이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왜 여-야 국회가 생뚱맞게 삼권분립을 무시하면서
    저렇게 오만방자하게 국회 독주로 나오는지, 역겹기 짝이 없다.
     
     유승민 체제는 여당의 소임이 무엇인지부터 분명히 알고서,
    다시 말해 여당의 정체성부터 제대로 파악하고서 여당 원대대표를 해야 할 일이다.

    오늘의 여당의 소임은 철지난 구시대 이데올로기에 억매여
    사사건건 국가개입, 정부지출, 낭비적 과잉복지로 가려는 야당에 동조하는 데 있지 않고
    그에 맞서 자유주의 원칙의 우월성을 확고히 지키는 데 있다.

    그렇지 않고 '진보' 야당보다 한술 더 떠 '사회적 경제체제'를 주장할 바에야
    유승민은 도대체 왜 '보수' 쪽에 들어와 아랫목을 차지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