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순천 무공천 덕으로 손쉽게 국회 입성, 내년 총선도 유력
  •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22일 오후 여당의 한미FTA 비준안 강행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본회의장 발언대에 올라가 사과탄으로 알려진 최루탄을 의장석에 앉아 있던 정의화 국회부의장 앞에서 터뜨렸다.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김선동 의원은 순천고를 거쳐 지난 1985년 고려대 물리학과에 입학했으나 3학년 때 1988년 10월 광주학살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서울 미문화원 점거농성을 벌이다 구속-제적되기도 했다. 그 이후 민주노동당 전남 조직책을 거쳐 사무총장직을 역임하다, 지난 4월 순천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김선동 의원은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물리력 사용도 불사하겠다”고 공언,  최루탄 투척을 예고했었다. 또 지난 3일에는 의자로 외통위 문을 가로막는 등 FTA 통과를 물리력으로 저지하기도 했었다. 

    김선동 의원은 민주노동당 내에서도 가장 강한 종북 및 친 김정일 성향의 노선에 서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7년 대선 당시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권영길 후보의 슬로건을 '코리아연방공화국 건설'로 잡아 당 지도부와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포스터를 인쇄-배포한 바 있다. 이에 당시 노회찬 의원 등 진보신당 세력들이 2천만원 상당의 포스터 5만장을 전량 회수하자, 이에 반발하여 당직도 거부한 채 잠적하기도 했다.

    김선동 의원의 종북성은 순천 재보선에서도 논란이 됐다. 함께 출마한 김경재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여러차례 "북한 3대 세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김선동 후보의 코리아연방공화국은 김일성의 고려연방제와 같은 것이냐"는 질의를 했으나, 그는 일체 이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런 김선동 의원이 국회에 입성할 수 있었던 것은 민주당의 손학규 대표가 순천 재보선 당시 무공천을 단행하면서 민주노동당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 후보들은 대거 탈당, 무소속 출마를 하며 맞섰지만 후보 난립으로 결국 김선동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다.

    민주노동당은 야권연대 실현의 조건으로 이미 확보한 순천은 물론, 여수 광양 등 호남지역에서 절반 이상의 양보를 민주당에 요구하고 있어, 내년 총선에서도 김선동 후보가 민주당 지원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