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총집결, 9일 버스 185대 7천여명 동원 예정...한겨레 경향 좌파언론 참여 독려
  • [부산=전경웅기자] 지난 6월 11일 '희망버스'란 이름을 앞세운 좌파 외부세력에 의해 영도조선소를 점거당하는 곤욕을 치렀던 한진중공업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9일 '2차 희망버스’라는 이름으로 좌파 외부세력이 또 다시 부산에 집결해 영도조선소를 '공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학연과 지연을 이용한 금융범죄사기단에 의해 쑥대밭이 된 부산시민들이 동계올림픽 유치 소식에 모처럼 기뻐하는 것도 잠시, 급진 좌파외부세력이 또 다시 부산을 쑥대밭으로 만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2차 희망버스' 소식에 한진중공업 노사는 ‘미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미 지난 6월 27일 노사가 조업재개를 합의했는데, 제 3자가 무슨 근거로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메이저 언론이 보도하지 않은 ‘한진중공업 실상’

    지난 4일 오전 10시, 부산 영도구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한진중공업에서는 노사와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모여 ‘조업 정상화 결의대회’를 가졌다. 1,000여 명의 관계자는 “그동안 부산 시민과 국민들께, 직원 가족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앞으로 회사 발전과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직원들은 지난 6개월 동안의 파업과 ‘희망버스’ 측이 어질러 놓은 현장을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일부 인력은 4척의 수주 선박을 하루빨리 선주에게 인도하기 위해 마무리 조업을 시작했다. 한진중공업은 6개월 동안의 파업으로 선주에게 제때 배를 인도하지 못해 하루 3만 달러 가량의 납기연체료를 물고 있는 상황이었다. 

  • ▲ 마무리 작업 중인 선박. 한진중공업은 선박을 제때 납기하지 못해 하루 3만 달러의 돈을 선주에게 물어주고 있다.
    ▲ 마무리 작업 중인 선박. 한진중공업은 선박을 제때 납기하지 못해 하루 3만 달러의 돈을 선주에게 물어주고 있다.

    “기자님, 조합원 678명 중 600명 이상이 파업에 반대하고 있는 거 혹시 아십니까? 그리고 크레인에 올라가 있는 김진숙이란 사람은 한진중공업이랑은 전혀 관계도 없는 사람입니다.”

    경비용역직원들이 버티고 선 회사 정문 앞에서 만난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답답해 죽겠다’고 하소연했다. 수도권의 메이저 언론들은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관심도 없고, 인터넷에 나온 언론 보도는 대부분 ‘희망버스’라는 이름을 앞세운 좌파세력들의 선전-선동 소식들뿐이라는 설명이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한 때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4,500여 명이 넘게 일하던 곳이었다. 기자재 업체를 포함하면 2만여 명의 근로자들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와 관계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해운업계가 침체되면서 급격히 축소되기 시작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조선소에서 일하는 사람이 약 2,900여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설계부분을 분사시키고 남은 인력이 1,400여 명 정도입니다. 그 중 조합원은 678명입니다.”

    회사의 수주량이 줄어들고 6개월 동안 파업이 이어지면서 협력업체 수가 많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라고 했다.

    “지난 6월 27일 노사 간에 합의를 해서 오늘부터 조업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수주 잔량이 4척 밖에 없어 걱정입니다. 빈 도크를 보는 직원들 마음은 착잡합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에 따르면 1척을 수주하면 조선소 1개월치 운영비가 남는다고 했다.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한진중공업이 실제로는 흑자를 냈고, 그 돈으로 주주들에게 배당했다’는 식의 주장에 대해 묻자 “작년에도 파업이 140여일 동안 계속돼 회사가 가진 마산조선소 등 여러 자산을 매각해 그 돈으로 지금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 길이 300미터의 도크. 일반인이 보기에는 거대하지만 여기서 건조할 수 있는 규모는 최대 12만톤급 벌크선이 고작이다. 세계 해운업계는 최소 18만톤 급 이상의 화물선을 원한다.
    ▲ 길이 300미터의 도크. 일반인이 보기에는 거대하지만 여기서 건조할 수 있는 규모는 최대 12만톤급 벌크선이 고작이다. 세계 해운업계는 최소 18만톤 급 이상의 화물선을 원한다.

    ‘꿈의 직장’ 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 관계자의 설명대로라면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너무 많았다. 김진숙 민노총 부산지부 지도위원이나 진보신당 등과 함께 ‘희망버스’에 참여한 이들은 영도 조선소 근로자들의 처우가 그리 좋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사실은 전혀 달랐다.

    “저희 회사 노조원에 대한 대우는 일명 ‘빅 3’(현대중공업 대우중공업 삼성중공업)에 비해 급여는 조금 낮아도 실제로는 어디 내놔도 부럽지 않을 정도는 된다고 봅니다.”

    201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 직원의 평균 연봉은 3,960만 원이다. 하지만 이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파업 기간 140일을 뺀 금액이라고 한다. 실제 2008년과 200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보다 1,000만 원 이상 더 많았다.

    한진중공업의 복리후생은 웬만한 대기업 이상의 수준이었다. 생산직 고졸 초임은 3,700만 원부터, 대졸 초임은 4,500만 원부터 시작한다. 현재 근무하는 생산직원의 평균 연봉은 6,000만 원 수준. 하지만 업무 강도나 효율성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라고 한다. 다른 ‘빅 3’ 조선소가 오전 8시부터 업무를 ‘개시’하면 한진중공업은 8시까지 출근한다고. 점심시간도 오전 11시 30분부터 시작되는 거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연봉 이외에도 조손자녀까지 포함해 연 1,000만 원의 의료비가 지원되고, 2명의 자녀까지 대학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정년은 59세가 되는 해의 12월 30일까지 보장된다. 작업 중 산업재해로 인정받으면 산재보험금 외에 회사에서 위로금으로 보험금의 200%를 지급한다고 했다.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회사에서 일하는 노조원보다 입원해 있는 노조원의 급여가 많은 경우도 발생한다고.

    “저희는 지금 저 타워크레인을 점거하고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과 ‘희망버스’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됩니다. 그 사람들은 정리해고를 ‘학살’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렇지도 않습니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정리해고’의 전말도 보도와는 달랐다. 사측은 회사 경영사정이 악화되자 400명 희망퇴직 계획을 내놨다. 조건은 57세 이상의 근속자 중에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고 이들에게는 22개월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지급한다는 것. 하지만 노조가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결국 노사 간 타협이 이뤄지지 않아 20개 항목으로 ‘근무평가’를 해 ‘점수대로’ 정리해고자를 정하게 됐다고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처음에는 230여 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고 170명을 정리해고하기로 했다고 한다. 나중에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정리해고자 중 60명이 희망퇴직을 받아들였다.

  • ▲ '희망버스' 일행이 망가뜨리고 간 조선소 건물. 회사에서 정문을 봉쇄했다. 희망버스는 한진중공업에 난입한 뒤 사무실과 조업장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돌아갔다고 한다.
    ▲ '희망버스' 일행이 망가뜨리고 간 조선소 건물. 회사에서 정문을 봉쇄했다. 희망버스는 한진중공업에 난입한 뒤 사무실과 조업장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돌아갔다고 한다.

    “희망퇴직자들 중 원하는 이들은 대부분 다른 조선소나 협력업체에 재취업이 됐습니다. 한 대형 조선업체는 우리 회사가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를 한다는 소식이 있은 직후 경력사원 채용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과 ‘희망버스’, 한진중공업 노사 편은 아냐

    6개월 동안 이어진 파업 과정에서 회사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노조원들은 처음에는 파업에 참여했다가 2개월 만에 50%가 현장으로 복귀했고, 3개월째에는 80% 이상이 현장으로 복귀했다고 한다. 지금은 678명의 노조원 중에서 90% 이상이 더 이상의 파업에는 반대하고 있다.

    “그런데도 김진숙 지도위원이라는 사람과 ‘희망버스’는 대체 무슨 희망을 주겠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한진중공업 노사에게 희망을 주려는 건 아닌 거 같습니다.”

    현재 김진숙 부산 민노총 지도위원은 7명의 민노총 사람들과 함께 타워크레인을 점거하고 있다. 현장에 가보니 한진중공업 관계자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언제든 내려올 수 있다.

    “얼마 전에 트위터에 특공대 투입 임박이나 공권력 투입이니 하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공권력이 투입된 적이 없습니다.”

    한진중공업 측이 타워크레인에서 김진숙 지도위원 일행을 내려오게 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내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용역직원들이 이들을 끌어내리려 한 적이 있는데 이를 ‘특공대’라고 주장했다는 것이었다. 지난 번 '희망버스' 일행이 공장에 난입했을 때조차도 공권력은 투입되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 대부분이 대학 아르바이트생인 경비용역 직원 100여 명은 ‘희망버스’ 일행 500여 명에게 둘러싸여 쇠파이프로 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경비용역 직원들은 플라스틱 방패가 쇠파이프에 맞아 깨지자 혼비백산해 도망쳤다는 것이다. 이렇게 공장을 점거한 ‘희망버스’ 일행은 공장을 엉망으로 만들어 놨다.

    “술 먹고 쓰레기 버리고, 인근 아파트 화단과 주변에 토하고…. 그거 때문에 아파트 주민들이 노조 홈페이지에 항의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이런 난리법석이 일어난 이후, 진보신당 관계자들이 예고도 없이 한진중공업을 방문했을 때 노조 측에서 이들과 대판 싸우고 쫓아냈다고 했다. 노조는 외부세력의 개입이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 사측과 파업종결을 합의했다. 하지만 진보신당, 민노총 등이 주축이 된 ‘희망버스’ 측은 ‘노사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오는 9일 185대의 버스에 7,400여 명을 태워 한진중공업을 찾을 예정이다.

    한진중공업과 관계없는 김진숙 지도위원

    “김진숙씨는 1986년인가 1987년에 해직된 사람입니다. 한진중공업 시절도 아닙니다. 그때 회사가 어려워져 정부에서 조선업 합리화 조치를 취하고 회사는 법정관리 신청을 했을 때라고 합니다. 그런데 왜 그 때 회사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우리 회사에 와서 크레인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는지….”

  • ▲ 김진숙 민노총 부산지부 지도위원이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타워크레인. 중간에 민노총 소속원 7~8명이 있고 위 철탑같은 곳에 김진숙 위원이 '거주' 중이다.
    ▲ 김진숙 민노총 부산지부 지도위원이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타워크레인. 중간에 민노총 소속원 7~8명이 있고 위 철탑같은 곳에 김진숙 위원이 '거주' 중이다.

    1937년 우리나라 최초의 조선소로 세워진 한진중공업의 전신 ‘대한조선공사’는 주인이 여러 번 바뀐 뒤 1989년에야 한진중공업이 된다. 한진중공업은 2005년 10월 한진그룹에서 분리돼 공정위로부터 별도의 그룹사로 인정받는다.

    김진숙씨는 한진중공업 직원도 아니었고 한진중공업이 해고한 것도 아닌데 한진중공업 노조 지도위원 처럼 행동하고 있다. 부산 민노총 지도위원이지 한진중공업 노조 지도위원이 아니라는게 한진중공업 노사 모두의 이야기다.

    “그런데도 지금 포털 등에 떠 있는 보도를 보면 김진숙 지도위원이 마치 우리 회사에서 해직된 사람인 것처럼 말합니다. 지금 회사에서 김 지도위원 해직에 대해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오래된 일인데 말입니다.”

    한진중공업 직원들은 이런 김진숙 지도위원의 농성을 이용해 대중적 인기를 얻으려는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얼마 전 정동영 민주당 의원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한진중공업에 왔습니다. 이 사람들이 타워크레인에 가서 뭐라는 줄 아십니까? ‘잘 버티십시오’라고 말하고 돌아갔습니다. 내려와서 문제를 대화로 풀라는 정치인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여기 지역구 의원은 뭐라는 줄 아십니까? 조남호 회장과 만났으면서도 ‘20년 동안 회장과 전화통화도 제대로 못했다. 그러니 노동자들에게 오죽하겠느냐’라고 말했습니다. 답답해 죽겠습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들은 이런 행태를 보며 2009년 노사 갈등에서 시작돼 노-노 갈등으로 이어진 평택 쌍용차 사태를 떠올리며 몸서리쳤다.

  • ▲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빅만 조선소 모습. 90만 평 부지에 대형도크 2개를 보유하고 있다. 2006년 완공 뒤 지금까지 20여 척 이상의 컨테이너선과 화물선을 수주했다. 필리핀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은 월 400달러 선이다.
    ▲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빅만 조선소 모습. 90만 평 부지에 대형도크 2개를 보유하고 있다. 2006년 완공 뒤 지금까지 20여 척 이상의 컨테이너선과 화물선을 수주했다. 필리핀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은 월 400달러 선이다.

    조선업은 ‘조립산업’, 기자재 산업 파급력 생각해야

    한진중공업 관계자들은 '2차 희망버스'라는 이름 아래 외부세력들이 다시 영도조선소로 결집하는 것에 극도로 예민해 했다. 이들은 ‘조선업의 특성 상 이번 문제가 한진중공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업은 자동차처럼 조립 산업입니다. 배 1척을 수주하면 여기에 필요한 기자재 값이 60~70%를 차지합니다. 나머지 돈에서 인건비와 운영비, 수익을 얻습니다.”

    이렇게 ‘조립산업’ 차원에서 접근하면 한진중공업과 관계된 사람 수는 2만여 명에 육박하게 된다고 한다. 2만여 명 근로자의 가족까지 포함하면 최소한 8만 명의 생계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필리핀 수빅만 조선소도 이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남동부 지역은 조선소, 기자재 산업, 운송 등으로 ‘조선벨트’가 형성돼 있습니다. 반면 수빅만 조선소는 달랑 조선소만 있습니다. 때문에 수빅만 조선소에서 배를 만들 때 필요한 기자재는 모두 한국에서 조달합니다. 영도조선소를 없애고 수빅만 조선소로 옮긴다는 건 그래서 말이 안 되는 소리라는 겁니다.”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는 앞으로 전투함, 지원함, 해경 경비함 등 특수선을 건조하는 전문 조선소로 만드는 한편, 영도조선소가 ‘허브’가 돼 설계와 기자재 확보를 맡아 필리핀으로 보내서 현지에서 벌크선이나 컨테이너선 등을 조립-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 때문에 필리핀 조선소의 도크 번호를 영도조선소의 도크 일련번호(1~4번)에 이어 5번부터 6번까지로 붙였다고 했다.

    “최근 선주들은 1만 TEU급 이상의 컨테이너선, 18만톤급 이상의 벌크선이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반면 지금 영도조선소의 능력으로는 12만톤급 벌크선이 최대치입니다. 선주 입장에서는 금액 차이도 얼마 안 되는데 작은 배를 만들 이유가 없는 거죠.”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공장의 빈 도크를 보여주며 말했다.

    “영도조선소에 도크가 4개입니다. 지금 다 비어 있습니다. 이거 볼 때마다 직원들은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희망버스’니 뭐니 하는 사람들, 김진숙 위원 한 사람에게만 ‘희망’을 줄 게 아니라 지금 남은 1,400여 명 직원과 그 가족들, 기자재 업체 2만여 직원들에게도 좀 ‘희망’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언론도 제발 지역 상황을 제대로 전달했으면 합니다.”

  • ▲ 한진중공업 맞은 편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희망버스 일행은 이 아파트 단지도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 한진중공업 맞은 편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희망버스 일행은 이 아파트 단지도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한진중공업을 나설 때까지도 공장 정문은 경비용역직원들과 지게차를 이용한 바리케이드로 막혀 있었다. 김진숙 부산 민노총 지도위원과 그 일행이 점거한 타워크레인에서는 간간히 뜻 모를 고함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렸다. 한진중공업 길건너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희망버스' 방문 때 얼마나 고통을 받았을지 짐작이 됐다. 

    지난 6일 오전 ‘희망의 버스 기획단’은 서울 정동 경향신문 사옥 내 민노총에서 현재 상황을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서울에서만 1,500여 명의 개인이 참가신청을 했다고 한다. 여기에 민노당, 진보신당 등 좌파 정당과 민노총, 참여연대, 학술단체협의회, 비정규직 철폐 연대 등 좌파 단체, 전국 37개 지역에서 준비 중인 버스, 쌍용차 해고자 단체의 ‘희망도보’, 제주도에서 오는 ‘희망의 비행기’, 청소년 단체, 대학생공동행동의 ‘반값등록금 대학생버스’ ‘장애인 연대 버스’ ‘대안학교 연대 버스’ 등까지 합치면 185대의 버스와 1만여 명의 인원이 한진중공업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2차 희망버스’는 7월 9일 전국 각지에서 출발해 오후 6시 부산역에 집결한다. 부산역에 내린 이들은 ‘시민과 함께하는 연대 콘서트 및 만남의 마당’을 열 계획이다. 이후 참가자들은 부산역에서 한진중공업 공장까지 촛불행진을 벌인다. 오후 10시부터 ‘대동의 마당’이라는 ‘축제’를 벌인 뒤 오후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연대의 문화난장’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 ▲ 2차 희망버스 조직단 측이 인터넷을 통해 뿌리고 있는 '웹자보' 내용 중 일부. 청소년과 장애인들까지 일행에 끼워넣을 계획이다.
    ▲ 2차 희망버스 조직단 측이 인터넷을 통해 뿌리고 있는 '웹자보' 내용 중 일부. 청소년과 장애인들까지 일행에 끼워넣을 계획이다.

    한편 한진중공업 노조 측은 ‘희망버스’ 진행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다고 한다. 한진중공업 노조 측은 이들의 방문을 거부하고 있다.

    부산 시민들도 이들에게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한다. 부산시와 부산시 의회, 부산상공회의소,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부산시민단체협의회 대표 등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갖고 "제3자의 개입과 폭력시위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제를 호소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노·사 합의정신을 희석시키는 노·사 당사자 이외의 일부 동향에 대해 대다수 부산시민은 크게 염려하고 있으며, 조선소의 조기 정상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지금은 노·사의 자율적 합의에 따른 상생노력을 지켜보는 인내심을 발휘할 시기인 만큼, 조기 정상화를 저해하는 어떠한 행동도 자제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희망버스’ 단체들은 지난 6월 27일 노사 간에 조업재개 합의를 한 것을 ‘노예합의’라며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희망버스' 단체들은 지금도 일부 정치인과 정당, 대형 노동단체, 좌파매체 등의 응원을 등에 업고, 마치 '부산시민을 구출하러 간다'는 식으로 '일행'을 모집 중이다. 이들의 막무가내식 행동에다 '서울 언론'의 무관심에 한진중공업 노사는 물론 부산 시민들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관련기사>

    부산 최대 기업이 흔들린다
    좌파들의 거짓 선전으로 점철된 한진重의 진실
    1차 희망버스의 한진중공업 습격사건
    "누가 시체장사의 전주곡을 울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