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조기 경선 예고 "潘 오면 환영하지만, 대권 경쟁 구도 형성해야"
  • ▲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이 27일 오는 8.9 전당대회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이 27일 오는 8.9 전당대회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 의사를 밝혔다. 비박계인 김용태 의원이 출마하면서 정병국 의원이 비박계 단일후보였던 기존 전당대회 구도가 다자구도로 변하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이 정권 재창출의 희망을 되살리려면 오직 한 길, 용기 있는 변화와 뼈를 깎는 혁신의 길뿐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 스스로 한국 정치의 중대 분수령이 되고자 한다. 올해 마흔여덟인 제가 감히 집권당의 대표가 돼 이 길을 가고자 한다"며 "새누리당에서 입헌주의 정신과 법치주의가 살아 숨 쉬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총선 패배의 원인을 짚으면서 "계파 패권주의와 결별해야 한다. 이견을 포용하고 정치발전의 에너지로 삼는 민주주의를 살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박계를 겨냥해 "당내 특정세력의 자의적 당권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면서 "선거가 올 때마다 당을 혼란과 위기로 빠뜨렸던 공직 후보 선출제도를 과감히 개혁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또한 그는 공약으로 대선후보 조기 경선을 추진하겠다는 태도도 보였다. 내년 초에 6개월 이상의 장기 레이스를 통해 야당에 맞설 강력한 대선후보를 만들어내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총선 패배 이후 우리 당의 대선 후보들이 본인들의 객관적인 역량과 상관없이 대부분 상처를 입은 것이 솔직한 현실"이라며 "일각에서 반기문 UN사무총장이라는 카드가 있지 않으냐고 하지만 냉정하게 볼 때 반 총장만 기다리며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일축했다.

    나아가 "(후보들의) 경쟁력은 오로지 치열한 경쟁을 통해 만들어진다"며 "반 총장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도, 당내 예비후보들의 매력적인 역량을 국민 앞에 드러내 강력한 후보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도 조기 경선 레이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회견 후에 취재진을 만나 "현재 당내 혼란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여러 혼란 상황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안으로 혁신전대를 치르는 길로 빨리 가야 한다는 생각에 당 대표 경선 출마 깃발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제 전당대회에 출마한 사람으로서 룰에 대해 일희일비하거나 왈가왈부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도 "대선 후보 재건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당권과 대권 분리의 재고를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서울 출신 3선 의원, 비박계 김용태 의원의 출마 선언은 향후 새누리당의 전당대회 구도를 바꿀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다수의 친박계 후보와 단일화된 비박계 후보 구도였던 오는 8.9 전당대회에 비박계 3선 의원이 출마하면서 비박에서도 다자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에서는 그간 여러 후보가 나와 전당대회를 흥행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은 "(후보를 단일화해서) 계파 대표로 전당대회에 나가서 이기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했고, 나경원 의원은 "저는 원내대표 선거에 나갔기 때문에 적절치 않지만, 많은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때문에 그의 출마가 다른 주자들의 출마 선언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 예로, 다른 비박계 3선의원인 이혜훈 의원 역시 최근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김용태 의원은 지난달 17일 정진석 체제의 첫 번째 혁신위원장을 맡았다가 전국위원회-전국상임위원회를 넘지 못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