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행보 시작부터 지지율 강세… 3자 대결-단일화 모두 潘 우세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대권 도전 시사에 따라 중앙일보가 긴급 실시한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총장이 28.4%의 지지를 얻어 단독 선두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종래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16.2%)는 2위 그룹으로 주저앉았다. 반기문 총장이 제주 서귀포에서 대권 도전을 강력히 시사한지 불과 2~3일만에 실시된 조사 결과라서 더욱 주목된다.

  • ▲ 중앙일보가 27~28일 긴급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8.4%의 지지를 얻어 오차범위 밖으로 경쟁 후보들을 따돌리는 단독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중앙일보가 27~28일 긴급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8.4%의 지지를 얻어 오차범위 밖으로 경쟁 후보들을 따돌리는 단독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반기문 28.4% 선두… 문재인·안철수 오차범위 2위 혼전

    중앙일보조사연구팀이 27~28일 양일간 설문해 중앙일보가 30일 보도한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긴급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28.4%의 지지를 얻어 여타 경쟁 후보들을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16.2%)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11.9%)는 오차범위 내에서 혼전 양상을 보이며 2위 그룹을 형성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7.2%)과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4.2%)이 그 뒤를 따랐다.

    친노·친문패권 이미지가 강한 문재인 전 대표가 지속적으로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림에 따라 동요하던 민심이, 대항마로 반기문 총장이 부상하자 급격히 귀부하는 모양새로 해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3자대결 및 '단일화' 가정한 양자대결서 모두 潘 우세

    반기문 총장은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가상 3자 대결 및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모두 우위를 점했다.

    내년 12월에 치러지는 대선에서 반기문 총장, 문재인 전 대표, 안철수 대표가 출마하는 상황을 가정한 3자 대결 질문에서 반기문 총장은 45.7%의 지지를 얻어 경쟁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문재인 전 대표(24.6%)와 안철수 대표(20.1%)는 오차범위 내의 혼전 양상을 보이며 2위를 다퉜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가정한 상황에서도 반기문 총장이 우세를 나타냈다.

    반기문 총장과 야권단일후보 문재인 전 대표가 양자 대결을 가정하는 상황에서는 반기문 총장이 57.2%로 문재인 전 대표(32.5%)를 압도했다. 안철수 대표가 야권단일후보로 나서 반기문 총장과 양자 대결을 벌이는 상황에서도 반기문 총장이 56.1%로 32.2%에 그친 안철수 대표를 눌렀다.

    양자 대결을 가정할 때 반기문 총장과의 지지율 격차는 안철수 대표가 23.9%p였으며, 문재인 전 대표는 지지율 격차 24.7%p였다. 반기문 총장과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근소하며 오차범위 내에 있어서 야권단일후보로서 유의미한 경쟁력 우위를 따지기는 다소 곤란할 것으로 보인다.

  • ▲ 중앙일보가 27~28일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가상 3자대결 및 양자대결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중앙일보가 27~28일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가상 3자대결 및 양자대결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호남은 安… 文으로 단일화되면 호남서 潘이 文 앞질러

    지역별로 살펴보면, 반기문 총장은 여권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과 연고지인 충청 지역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가 29일 안동 방문, 30일 경주 방문에 앞서 이뤄졌는데도 대구·경북에서 반기문 총장에 대해 높은 지지율이 나타난 것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반기문 총장은 대구·경북에서 45.1%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으며, 충청(30.6%)과 부산·울산·경남(30.0%)이 그 뒤를 따랐다.

    반면 야권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광주·전남·전북)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반기문 총장에 비해 우위를 보였다. 안철수 대표는 가상 다자대결에서 호남 1위(23.1%)를 기록했다. 반기문 총장이 18.0%로 2위를 달렸다.

    지난달 8일 광주 충장로에서 "호남이 지지를 거둔다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던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야권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마저 반기문 총장에 오차범위 내에서 뒤처진 3위(15.7%)를 마크하는 수모를 겪었다.

    호남은 가상 3자 대결에서도 안철수 대표(38.4%)에게 가장 많은 지지를 몰아줬다. 반기문 총장(29.4%)은 가상 3자 대결에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21.2%)를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리는 2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야권단일후보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선정되는 상황을 가정한 양자 대결 질문에서 반기문 총장은 호남에서 43.4%의 지지를 획득해 문재인 전 대표(37.7%)를 오차범위 내에서 제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25일 제주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만나 악수하며 귓속말을 건네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25일 제주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만나 악수하며 귓속말을 건네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제주 발언' 다소 성급했을 수도… 부정평가 많아

    반기문 총장이 대권 도전을 강력히 시사한지 채 며칠도 지나지 않아 이처럼 인상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 "다소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권 도전 시사가 반드시 좋은 결과만을 불러오지는 않은 것으로도 드러났다.

    대권 출마를 강력히 시사한 반기문 총장의 25일 '제주 발언'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긍정적인 평가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대선 출마 시사로 반기문 총장에 대한 이미지가 싫어졌다"는 응답이 26.8%였으며, "좋아졌다"는 응답은 19.2%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20~30대, 지역별로는 호남에서 부정평가가 높았다. 20대 응답자 30.4%가 부정평가를 보여 긍정평가(6.4%)를 크게 앞섰으며, 30대 응답자도 37.9%가 "싫어졌다"고 답해, "좋아졌다"고 답한 12.2%를 웃돌았다. 호남에서도 "싫어졌다"는 응답이 39.4%를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번 긴급 여론조사는 유무선 혼합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 19.4%로 최종 응답자는 1000명이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로 기타 그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