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원장으로 "이상규 당선시켜달라" 했음에도 3년 후 "기억에 없는 직책"
  • ▲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 무소속 이상규·변희재 후보 등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답변을 요구받은 '2012년 총선에서의 구 통진당 이상규 후보 공동선대위원장' 경력에 대해 마침내 답을 내놓았다.

    지난달 16일 오신환 후보로부터 공개질의를 받은지 2주여 만의 일이다. 공개질의에 대한 공개답변의 형태가 아닌, 출연한 라디오 매체의 사회자로부터 질문이 제기됨에 따라 답변하는 형식을 취했다. 하지만 답변의 내용은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정태호 후보는 1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 출연한 자리에서 "이상규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은 이력을 문제삼는 분들이 있는데 뭐라고 답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솔직히 나는 이게(선대위원장) 기억에 없는 직책"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런 걸 떠나서, 선거에서 정당 간의 연합은 늘 있는 일이며 그 당시에는 진보당(구 통진당)이 헌법과 국가에 의해 보장된 활동을 하는 합법적인 정당이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자연스러운 연대의 과정을 지금 와서 헌법재판소 판결 때문에 문제 삼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선거를 이기기 위한 정치 공세일 뿐"이라고 폄하했다.

    정태호 후보가 구 통진당 소속이었던 이상규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19대 총선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3년 전인 2012년에 치러졌다.

    만 52세인 정태호 후보가 3년 전에 맡은 직책이 "기억에 없다"고 말한 것은 의외의 답변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대위원장이라는 자리는 본인의 승낙 없이는 할 수 없는 자리"라며 "선대위원장을 맡아서 모신 후보가 당선됐는데, 당선의 쾌감을 맛본 사람이 그 직책을 맡았었다는 것을 3년 만에 잊어버렸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2012년 총선 당시의 보도에 따르면, 정태호 후보는 당시 구 통진당 소속 이상규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구체적인 지지 호소를 했다.

    2012년 4월 11일자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민주통합당 소속의 정태호 이상규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은 '민주주의의 보루인 관악을 주민들이 야권단일후보인 이상규 후보를 당선시켜 달라'고 전했다"고 나타난다.

    불과 3년 전에 선대위원장을 맡아 언론을 향해 구체적인 지지 호소까지 한 끝에 모시던 후보를 당선시킨 정태호 후보의 "기억에 없다"는 발언. 과연 정말로 기억에 없는 것인지, 아니면 기억에서 일부러 지운 것인지, 진실이 무엇인지 관악을 유권자들의 궁금증은 커져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