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륙에 몰아치는 '反韓 기류' , 한국 외교 '흔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5일 괴한에게 피습을 당한 가운데 한·미 관계는 더욱 냉랭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테러가 일부 종북세력에 의해 자행된 점을 미국 측에 설명하며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미국 측에서 외교사절을 보호해 주지 못한 주재국 정부로서의 외교적·도의적 책임을 거론할 경우 우리나라의 외교적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의 과거사 관련 발언으로 한·미 관계에 균열 조짐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관계가 더욱 멀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외교의 '중국 경도론'을 경계하면서 대북 정책에 대한 '인식 공유'를 요구하는 미국의 압박이 더욱 강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외교 전문가는 "미국으로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중국 외교와 대북 인식에 대해 더욱 미국과의 일치된 시각을 압박할 기회"라면서 "한국 정부가 중국을 의식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나 한·미·일 정보공유약정 문제에 대해 주춤했던 모습을 문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중국을 의식해 지연시키고 있는 사드 문제도 더 이상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셔먼 정무차관의 발언으로 미국 정부에 목소리를 낼 기회를 상실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미국 정부에 강한 목소리를 낼 상황에 우리 정부가 미국에 대단히 미안해해야 할 상황이 발생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가뜩이나 대미 외교에서 일본에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 내 이미지가 추락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테러 사건을 계기로 대미 외교 실패로 궁지에 몰린 정부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심기일전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