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강인한 정신력과 확실한 게임 모델 가지고 있어윙백 설영우 라인 올린 것이 적중득점 없었지만 손흥민의 움직임은 인상적
  • ▲ 체코전에서 손흥민은 득점을 하지 못했지만, 분명 최전방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였다.ⓒ연합뉴스 제공
    ▲ 체코전에서 손흥민은 득점을 하지 못했지만, 분명 최전방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였다.ⓒ연합뉴스 제공
    [편집자주] 한국 축구 간판 공격수이자 지도자 김도훈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관전평을 본지에 기고한다. 한국의 마지막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감독이자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을 성공적으로 이끈 김 감독이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첫 게임에 대한 마음가짐, 이가고자 하는 정신적인 부분, 그리고 확실한 게임 모델을 가지고 있었기에 좋은 경기를 했다. 이기는 경기를 했고, 응원할 맛이 나는 경기를 펼쳤다. 

    경기 국면에 있어서 공격 조직, 수비 조직, 수비 전환, 공격 전환, 세트피스 등 5개로 나눌 수 있다. 

    '공격 조직'에서는 상대가 한국 로우 서드(후방 구역)에서 전방 압박을 할 때, 한국은 빌드업을 통한 패스 전개와 롱볼 전개를 했다. 특히 롱볼 전개를 할 때는 윙백 설영우가 상대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이 시도로 인해 상대 간격을 벌릴 수 있었다. 

    미들 서드(중원 구역)에서 볼을 소유하면서 파이널 서드(득점권 구역)로 갈 때는 황인범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것이 통했다. 미들 서드에서 이강인이 넣어준 것도 있고, 백승호가 해준 것도 있다. 파이널 서드로 라인 브레이크를 통한 기회 창출을 잘했다. 

    또 레스트 디펜스(Rest Defense·축구에서 우리 팀이 볼을 소유하며 공격하는 중에도, 볼을 잃었을 때의 역습에 대비해 후방에 미리 수비 구조를 갖춰두는 전략)가 잘 이뤄졌다. 

    공격을 하면서도 역습에 대비를 했고, 상대 주요 선수들이 자유롭게 올라올 수 있는 시간을 지연시켰다. 특히 김민재가 과감하게 인터셉트를 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 김민재의 존재감으로 인해 한국은 공격적으로 더 많이 갈 수 있었다. 

    특히 확실한 게임 모델을 가지고 상대가 전방 압박, 맨투맨 압박을 할 것을 대비해 로우 서드와 미들 서드에서 볼 소유를 통해 전진하는 부분이 좋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설영우 효과가 있었다. 설영우가 라인을 올려 이강인과 이재성이 미들 서드로 내려와 미드필더 숫자를 채워줬다. 이태석도 마찬가지다. 양쪽 윙백이 라인을 높여 침투하니 체코 수비는 라인을 올리지 못했다. 

    설영우가 뒷공간을 침투해 들어가면, 이강인이 미들 서드로 내려와 볼을 소유한 뒤 킬패스를 내주는 장면도 연출됐다. 설영우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여서 만들어질 수 있었던 장면이다. 

    '수비 조직'에서는 상대의 강점을 막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볼에 대한 프레싱과 푸싱온(Pushing On·상대의 패스를 우리 팀이 예측해 함께 사람과 공간을 압박하는 움직임)을 통해서 상대 역습을 효율적으로 막았다. 

    상대가 신장을 이용한 롱볼을 하더라도 우리가 라인 자체를 많이 올려서 쳐지지 않아 상대 센터포워드가 자유롭게 헤딩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세컨드 볼도 상대에게 내주지 않았다. 세컨드 볼이 나오더라도 우리 수비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공이 떨어졌을 때 수비 숫자에서 우위를 점한 조직력의 힘이었다. 

    '수비 전환'에서는 1차적인 카운터 프레싱(Counter Pressing·공을 잃은 직후 수비로 물러나기보다, 그 자리에서 강하게 재압박해 볼을 되찾고 빠르게 역습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잘했다. 

    공격수 이재성, 손흥민, 이강인 등의 수비 가담이 아주 좋았다. 한국이 상대에게 위험한 장면을 많이 내주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이재성의 수비 가담이 빼어났고, 한국은 좋은 역습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 

    '세트피스'에서는 상대에게 스로인에 이은 실점을 허용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나 실점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방어를 잘했다. 상대 신장이 크지만, 적극적인 몸싸움을 통해서 막아냈다. 김승규의 선방까지 더해졌다. 골키퍼도 수비 라인이다. 실점 이후 흐트러지지 않고 우리 경기 스타일을 유지한 것도 승리의 요인 중 하나다. 

    한국의 세트피스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많은 훈련을 통해 준비한 것을 과감하게 시도했다. 훈련한 세트피스 장면이 몇 차례 드러났다. 이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마지막 '공격 전환'에서는 상대 뒷공간 침투가 잘 됐다. 손흥민이 침투를 하는 모습이 좋았다. 카운터 어택이 클래식으로 진행됐다. 손흥민 침투할 때 이강인을 통해 길게 가는 볼이 들어갔다. 상대를 어렵게 만든 장면이다. 

    손흥민의 침투는 분명 인상적이었다. 상대 압박 이후 공격으로 전환했을 때, 손흥민이 매섭게 침투했다. 그때 이강인이나 이재성이 내려와 공을 잡았고, 다시 손흥민에게 찔렀다. 약속된 부분이다. 

    손흥민의 침투는 매우 잘 이뤄졌다. 그러나 상대가 손흥민을 많이 연구했고, 많은 준비를 한 것처럼 보인다. 체코 골키퍼 마테이 코바르가 손흥민의 움직임을 예상하고, 각을 좁혔다. 골키퍼 반응이 좋았다. 손흥민이 자유롭게 슈팅을 때리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 부분은 상대가 잘 준비를 했다. 

    손흥민은 골을 넣지 못했지만, 기회 창출에 있어서는 좋은 장면이 많았다. 파이널 서드에서는 누구보다 위협적이었다. '라인 브레이커' 손흥민은 빛났다.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체력적으로도 합격점이었다. 후반전 힘들 수 있는 상황에서도 한국이 체력적으로 우위를 점했다. 90분을 넘어 100분 가까이 큰 그림을 그렸다. 한국은 체력적으로 굉장히 좋았다. 교체를 통해서 상대를 방어했고, 손흥민을 빼고 오현규가 들어가 활기 넘치는 움직임으로 득점까지 했다. 

    체코는 고지대 적응을 하지 못한 채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 최대한 자신들의 경기를 했다. 전방 압박하는 플레이 스타일, 신장을 이용한 롱볼 스타일을 계속 유지했다. 

    후반전이 되면 체력이 떨어질 거로 생각했는데, 완전히 그렇지도 않았다. 체코는 하고자 하는 걸 다 했다. 그렇지만 한국이 준비를 더 잘했다. 

    이제 한국의 첫 경기가 끝났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이다. 경기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했는지도 중요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모두가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대회가 됐으면 좋겠다. 

  • ▲ 김도훈 감독이 뉴데일리에 북중미 월드컵 관전평을 기고한다.ⓒ연합뉴스 제공
    ▲ 김도훈 감독이 뉴데일리에 북중미 월드컵 관전평을 기고한다.ⓒ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