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張 탈당계 처리 … 비상 징계는 중단키로민주당 늑장 대처 도마 … 2차 가해 논란도 회자국민의힘 "민주당, 질질 끌어오다 꼬리 자르기""윤리위 회부, 제명해야" … 張 "결백 자신"
  • ▲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장경태 의원.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장경태 의원. ⓒ이종현 기자
    장경태 의원이 경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성추행 혐의'를 인정받고 더불어민주당을 전격 탈당한 가운데 당의 대응 시점과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은 장 의원의 탈당계를 처리했지만 '꼬리 자르기'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장 의원의 '국회의원직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2차 가해' 논란도 다시 불거지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의원의 탈당계를 처리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에서 탈당한 장 의원에 대해서도 비상 징계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관련 절차는 중단됐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먼저 장 의원이 아침에 탈당계를 접수했고 저희 당에서는 즉시 처리했다"며 "비상 징계를 하고 있었지만 징계 중 탈당으로 비상 징계는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당 윤리심판원에 제명에 준하는 중징계 조치를 요구했다"며 "민주당 서울시당위원회는 즉각 사고 담보로 지정해 대행 체제로 이행한다. 공천 업무에는 지장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징계 회피를 위한 탈당 아니냐'는 질문에 강 수석대변인은 "징계 회피 목적으로 판단되면 그에 따른 제명 가능하다고 (윤리심판원) 규정돼 있고 최종 판단은 심판원에서 이뤄질 예정"이라며 "신속하게 회의로 처리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돈 공천' 의혹의 강선우 의원이 탈당계를 제출한 상태였음에도 지난 1월 1일 밤 긴급 최고위를 소집해 강 의원을 제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강 수석대변인은 "케이스가 다르다"며 "상황이 다른 지점이 있다. 이 건은 이미 징계 절차 이후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탈당계가 접수되면 비상 징계권을 행사하는 것이 불가능해져서 그다음 절차로 윤리심판원 차원의 조치가 엄중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전날 수사심의위에서 장 의원의 준강제 추행 혐의에 대해 송치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사건에 대한 심의는 전날 오후 2시 57분부터 오후 7시 46분까지 5시간가량 진행됐다.

    아울러 수사심의위는 장 의원이 해명 과정에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발언을 해 2차 가해를 한 혐의(성폭력특례법상 비밀준수 위반)에 대해서는 '보완 수사 후 송치' 의견을 냈다.

    장 의원은 수사심의위가 성추행 혐의를 인정한 다음 날인 이날 오전 민주당을 탈당했다.

    그는 "당에 누가 되지 않고자 탈당하겠다"면서 "혐의 판단할 증거가 불확실함에도 수사팀의 의견에 수심위가 끌려가며 송치 의견이 나왔다"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장 의원은 또 "수사 과정에 논란이 있었지만 이후 절차에 충실히 임하여 반드시 무고를 밝혀내겠다. 결백 입증에 자신이 있다"고 했다.

    당초 수사심의위는 장 의원의 요청으로 열렸으나 송치 의견이 의결되면서 정치권에서는 '혹 떼려다 붙인 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민주당이 장 의원의 탈당계를 바로 처리했지만 당의 대응이 늦어진 데다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장 의원이 준강제 추행 혐의로 피소된 지 넉 달여가 지났지만 당 윤리심판원의 징계 심사는 그간 미뤄지다가 수심위 결과가 나온 이후에야 다음 달 6일로 일정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장 의원을 비롯해 2차 가해 논란으로 지적받은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장 의원을 두둔하는 과정에서 내놓은 발언이 피해자 관점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장 의원은 지난해 12월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성 보좌진의 허벅지에 손을 올렸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그럼 잡아당기는데 손을 안 짚느냐"고 맞섰다.

    민주당의 서영교 의원도 "그 여자가 (장 의원) 어깨에 손 올리고 있는 것 못 봤느냐"고 항변했고, 김기표 의원은 "1년이 지나 고소된 사건이고 당사자(장 의원)는 (보도 영상이) 모자이크 돼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민 주권'을 강조해 온 민주당이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 당시 정치권에서는 '2차 가해' 논란이 거세졌다.

    당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피해 여성을 거짓말쟁이로 몰고 왜 늦게 고소했냐며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고 피해 여성이 먼저 만졌다며 피해자 책임론을 펼쳤다"며 "심각한 성폭력 2차 가해"라고 지탄했다.

    주 의원은 또 "민주당은 이제 여성 인권, 피해자 보호, 2차 가해 방지라는 말을 입에 올리지 말라. 위선이 역겹다"고 비판했다.

    2차 가해 논란이 재점화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범죄 피해자 보호'를 명분으로 한 검찰 개편에 더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검찰 개혁 2단계가 마무리되고 나면 범죄 대응 역량 강화와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한 검찰 개혁 3단계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장 의원의 성추행 혐의와 관련해 민주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장 의원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직 제명'을 제안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잊을만하면 터지는 민주당의 성폭력"이라며 "어제 경찰 수사심의위가 장 의원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송치 결론을 냈는데 이 사건이 처음 알려진 지 무려 4개월 만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징계를 질질 끌어오다가 이제서야 4개월 만에 탈당으로 꼬리 자르기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민주당은 꼬리 자르기로 끝낼 생각하지 말고 이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또 "국회가 성폭력 근절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짐하기 위해서 여야 합의로 장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해 국회의원직에서 제명할 것"을 제안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4개월이 지나도 지금까지 제대로 수사 안 하고 있다가 송치 (의결)되니까 바로 탈당하는 시나리오"라며 "징계해야 하고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어떤 시대인데 말이 되나. 성추행으로 국회의원 품위 손상시키고 국회에서 보좌진 상대로 일어난 일 간과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경찰 수사심의위가 장 의원의 성추행과 2차 가해 혐의를 인정했다. 장 의원은 여성 보좌진을 성추행한 것도 모자라 신원을 노출해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며 "칼만 안 들었지 권력의 흉기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