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대 명기·긴급사태 조항 추진 속도비핵 3원칙·무기 수출 규제 완화 시사
  • ▲ 지난 8일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다. ⓒ로이터
    ▲ 지난 8일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다. ⓒ로이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의 총선 압승이 확실해진 상황에서 헌법 개정과 관련해 구체적 논의에 나설 뜻을 밝혔다.

    9일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8일 민영 방송에 출연해 "헌법 개정안은 각 당이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안을 확실히 헌법심사회에서 심의할 수 있게 된다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자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중의원(하원) 전체 465석 중 개헌안 발의 요건인 310석을 웃도는 316석을 얻었다.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 의석수를 합하면 352석이다.

    이에 자민당은 헌법심사회장 자리를 야당에서 되찾아 와 개헌 논의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은 자위대 존재를 헌법에 명기하고, 긴급사태 조항을 담는 내용의 개헌을 추진해 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핵무기 보유·제조·반입을 금지한 '비핵 3원칙 재검토' 가능성도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엄중한 안보환경을 고려해 핵무기 '반입 금지' 규정을 바꾸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카이치 총리는 3대 안보의 문서 조기 개정을 언급하며 비핵 3원칙과 관련해 "최종적으로 어떤 표현을 사용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살상력이 있는 무기 수출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우호국이자 뜻을 같이하는 나라가 자국민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 이전(수출)해도 좋다는 전제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관련해서는 "우선 동맹국과 주변 국가들에 제대로 된 이해를 얻어야 한다"며 "환경을 정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환경 정비'의 의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3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을 당시를 언급하며 "미국과 사전에 조율했지만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으로부터 불만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그는 2024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야스쿠니신사는 매우 소중하게 생각해 온 장소"라며 총리가 될 경우에도 참배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총리 취임 이후인 지난해 10월 야스쿠니신사 가을 예대제 때는 참배하지 않고 공물 대금을 사비로 봉납했다.
  • ▲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현지시각) 나라현 회담장에서 한일 확대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1.13.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현지시각) 나라현 회담장에서 한일 확대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1.13. ⓒ뉴시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NHK에 출연해 "제가 심판받고 싶었던 것은 경제·재정 정책을 크게 전환하는 책임 있는 적극재정"이라며 "위기관리 투자와 성장 투자를 확실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기조가 자민당 공약에도 들어가 있다며 적극재정 정책에 대한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조만간 출범할 2차 다카이치 내각에 대해서는 "현 각료들은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내고 있어 바꿀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연립 여당인 일본유신회가 각료 후보를 낸다면 "생각해 볼 문제"라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이번 총선으로 중의원은 여당이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차지하게 됐지만 참의원(상원)은 여전히 여소야대인 상황인 데 대해 "야당이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은 협력해 주기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압승이 예상되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자민당 본부로 이동해 당직자들과 시간을 보냈다.

    한편 그는 총선 전 자신을 공개 지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총선 승리가 확정된 이날 0시 30분께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영어와 일본어로 "트럼프 대통령의 따뜻한 말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올봄 백악관을 방문해 미·일 동맹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추가 대응을 함께 논의하길 기대한다"며 "우리 동맹의 잠재력은 무한대"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각) 트루스소셜에서 일본의 총선을 거론하며 "다카이치 총리는 강하고 현명한 지도자로, 자신의 나라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점을 이미 입증했다"며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