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수청·공소청 설치법 공개…檢폐지 보완입법"행안부 권력화 우려…보완수사권 폐지, 경찰공화국 될것"여권 내에도 입장 갈려…'제2 검찰론' 대두수사권 조정 핵심 '보완수사권 존폐'결정은 미뤄
  • ▲ 검찰. ⓒ뉴데일리 DB
    ▲ 검찰. ⓒ뉴데일리 DB
    검찰청 해체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오는 10월 2일 출범해야 하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설치법안이 입법예고됐다. 

    중수청 수사 개시 때 공소청 검사에게 통보하고, 공소청 검사는 수사관 교체를 요구할 수 있다. 중수청 수사 범위는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마약·내란외환·사이버 등 9대 중대 범죄다. 또, 중수청 수사관을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도록 했다. 

    여권 내에서도 중수청 수사 인력을 이원화해 검사를 '수사사법관'으로 대우하는 것을 두고 검찰청 이름만 바꾼 것이라는 반발이 나오는 등 당정이 검찰개혁을 두고 내홍을 겪는 모양새다. '뜨거운 감자'였던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문제는 추후 형사소송법 개정 등으로 논의가 미뤄졌다. 

    법조계에선 "행안부가 검·경 지휘감독권을 다 가지는 가운데 보완수사권마저 폐지된다면 거대한 권력기관이 탄생하는 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이 도맡던 형사사법 시스템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중수청·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등으로 바뀌면서 사건 떠넘기기, 중복 수사, 중대범죄 수사의 지연 등이 문제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 ▲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공소청법안 및 중수청법안 입법예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공소청법안 및 중수청법안 입법예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 檢개혁추진단,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 입법예고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개혁추진단은 검찰의 수사 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오는 10월 출범 예정인 공소청과 중수청 설치법안을 마련했다고 이날 밝혔다. 행안부와 법무부는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각각 입법 예고한다.

    중수청 설치 법안은 기존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권한'을 행안부 소속 중수청으로 이관하는 내용과 검찰을 공소 전담 기관으로 재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수청은 검찰을 대신해 행정안전부 장관의 수사 지휘·감독 하에 9개 중대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마약·내란-외환 등 국가보호·사이버범죄)를 수사하게 됐다.

    추진단은 중수청 수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인력 구성을 이원화했다. 그러면서 직무 특성에 맞는 경력개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수사사법관은 '변호사 자격을 가진 자'로 한정되며 전문수사관은 1~9급 방식으로 운영된다.

    공소청 법안은 공소청 검사의 직무 1호에서 '범죄 수사'와 '수사 개시' 부분을 삭제하고 '공소 제기 및 유지'로 명시했다. 검찰을 공소 전담 기관으로 재편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검사의 수사 개시가 불가능해져 수사권 남용이 없어질 예정이라고 추진단은 설명했다. 먼저 사회적 이목이 쏠리는 사건의 구속영장 청구와 공소제기 여부 등을 심의하는 '사건심의위'를 고등공소청마다 설치해 국민 의견이 반영되도록 법제화했다.

    추진단은 두 법안을 2월 중에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국회와 긴밀한 소통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달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달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與, 신설법 두고 내홍 … '뜨거운 감자' 보완수사권 존폐 논의서도 의견 갈려

    중수청과 공소청 설치법안을 두고 당정 간 이견이 노출되는 모습이 보였다. 민주당 내에서 중수청 직제를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는 것에 대해 수사사법관을 '변호사 자격을 가진 자'로 한정한 만큼 기존 검사와 수사관 직제와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검찰청법을 폐지한 이유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서 권한을 분산시키겠다는 것인데 중수청에서 이렇게 법률가와 비법률가로 나누게 된다고 하면 지금 현재 검찰청에서 갖고 있는 그 체계랑 비슷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검찰개혁안의 핵심인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도 여권 내에서 논란이 됐다. 한병도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당내에서 30명이 넘는 의원들이 보완수사권 존폐를 두고 문제 제기를 했다"며 "정부, 의원들 간 이견이 있어서 법무부, 법사위원, 원내 또는 당 정책위에서 모여 빨리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비슷한 지적을 했다. 그는 "중수청법안에서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이원화'라는 이 어렵고 아리송한 표현이 검찰개혁을 좌초시킬 함정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수사사법관이 수사부서의 장을 맡는 지금의 검찰과 다를 게 없는 조직"이라며 "이렇게 되면 중수청은 새로운 검찰청, 새로운 대검중수부란 비판을 면키 어렵다"고 강조했다.

    여권의 검찰개혁을 지지해왔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정부 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중수청이 제2의 검찰청이 되면 공소청 검사와 중수청 수사사법관 사이에 카르텔이 형성될 것"이라며 "추후 친검찰 정권이 들어서면 검찰은 공소청과 중수청을 합쳐서 검찰청을 부활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권 내에서도 검찰개혁안을 두고 이견이 나오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총의를 모으기 위한 정책의총을 개최를 예고하며 '함구령'을 내렸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개별적인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 혼란을 일으키는 일은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 ▲ 검찰. ⓒ뉴데일리 DB
    ▲ 검찰. ⓒ뉴데일리 DB
    ◆ 법조계 "행안부 권력의 '거대화' 우려 … 보완수사권만큼은 유지돼야" 

    법안에 따르면 공소청은 법무부 산하,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산하 기관으로 설치된다. 이에 법조계에선 '권력의 비대한 이관'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중수청, 국가수사본부, 자치경찰, 특사경 등 수많은 수사기관을 모두 행안부 산하에 두는 구조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공룡 조직의 탄생"이라며 "경찰공화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황도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중수청이 행안부 산하에 설치되는 것을 두고 "결국 수사에 대한 지휘와 감독권을 모두 가진 새로운 무소불위 권력기관이 탄생하는 셈"이라며 "정부 산하 기관이기 때문에 중국의 '공안'과 같이 정권 입맛대로 움직일 것이 뻔하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친명 좌장'이라고 불리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조차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로 설치하는 것을 두고 과거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정 장관은 지난해 8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1차 수사기관이 중수청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다고 하면 중수청·경찰·국수본이 행안부에 들어가게 된다"며 "1차 수사기관들의 권한이 집중돼 상호 인적 교류가 가능한 상태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 신설 법안에서 논의가 유보된 공소청 소속 검사의 보완수사권(검사가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을 적정하게 하기 위해 직접 추가 수사를 실시할 수 있는 권한) 문제를 두고 법조계에선 경찰 권력이 비대해지는 만큼,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유지하는 쪽으로 입법돼야 한다는 제언이 주를 이뤘다.

    이에 대해 차진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완수사권이 사라진 상태에서 수사·기소가 분리되면 공소청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서류 내용만 보고 기소와 공소유지(검사가 재판 절차에서 주장과 증거를 제시·지원하는 활동)를 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하면서도, 공수처는 그대로 두고 심지어 '특검은 예외'라며 특검 수사 권한은 더욱 강화시켰다"며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에 이어 보완수사권 폐지마저 추진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조상규 법무법인 로하나 변호사는 "'검찰개혁'은 정치인들의 부정부패와 비리를 감추기 위해 수사기관 주무르기"라며 "보완수사권마저 폐지되면 고소인의 권익은 물론 피의자의 권익도 침해돼 국민은 사법 절차상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9월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현재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이 청구된 상태다. 김성훈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지난달 29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제35조 제2항 등이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면서 헌법소원을 냈다. 해당 사건 심리는 헌재에서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