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저격한 이청용한국 축구 불신의 시대 상징하는 충격적 사건한국 축구 전설 황선훙 "정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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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축구의 전설 황선홍 감독이 '이청용 사태'에 대하 고언을 던졌다.ⓒ뉴데일리
'이청용 사태'가 한국 축구를 뒤흔들었다.울산HD의 신태용 감독은 두 달 만에 이례적인 경질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골프백 논란이 일어났고, 신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과의 불화, 구단과의 불화를 폭로했다. 그러자 이청용은 골을 넣고 '골프 세리머니'를 펼쳤다. 신 감독을 저격한 것이다.K리그에서 충격적인 '항명 사태'로 축구팬들과 축구인들은 바라봤고, 이청용은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 사건은 지금 한국 축구가 '불신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세상에 공표하는, 부끄럽지만 상징적인 사건이다.사실 울산만 '불신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니다. 한국 축구, K리그 곳곳에 불신은 자리를 잡고 있다. 공개적으로 표출되지 않았을 뿐. 내부적으로 꽁꽁 감췄을 뿐.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다. 이청용 사태가 그것을 폭발시킨 것이다.즉 울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축구 전체의 문제다. 이 사태를 바로 잡기 위해 한국 축구 전체가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뚜렷한 해결책은 없다. 그래서 더욱 문제다. 앞으로 더욱 큰 사건이 터질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22일 서울의 상암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K리그1 2025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K리그1 우승팀 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 2위 김천 상무 정정용 감독, 3위 대전하나시티즌 황선홍 감독이 참석했다.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거둔 3팀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들어보는 시간.하지만 분위기는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전북의 우승보다 더욱 큰 이슈를 몰고온 '이청용 사태' 여파 때문이다. 본행사가 열리기 전 사전 인터뷰 자리에서는 그 암울함과 충격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황선홍 감독에게 해결책이 없느냐 물었다.그는 한국 축구의 상징적 인물이다. 한국 축구 전설적 공격수 계보에 이름을 올렸고,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이다. 그리고 2008년 부산 아이파크 감독을 시작으로 포항 스틸러스, FC서울 등 지도자 생활도 18년 차다.선수로서 많은 스승을 모셨고, 감독으로서 많은 제자들을 지도한 인물. 한국 축구의 상징적 사건에 한국 축구의 상징인 황 감독은 '고언'을 던졌다.황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먼저 '존중의 문화'가 사라진 것에 안타까움을 표현했다."나도 속사정은 모른다. 개인적인 생각은, 누가 잘했냐, 잘못했냐를 떠나서 존중의 문화가 없어졌다는 게 굉장히 서글프다. 가슴이 아프다. 이런 일이 좋게 비칠 리 없다. 결국 피해는 모두가 본다. 조금 더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집단이든, 어떤 팀이든, 어떤 상황이든, 존중이 시작점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 이런 것이 아쉽다.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다. 지금 끝나는 게 아니다. 계속 진행해야 한다. 당장의 이득을 생각할 게 아니라, 축구 자체로 보고,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타까운 일이다."지금 한국 축구는 '세대의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나이 많은 감독과 어린 선수들과의 간극이 불신에 힘을 더하고 있다. 지도자는 자신이 지도를 받은 방식에 익숙하고,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어린 선수들은 그들의 방식에 거부감을 보이고, 자신들의 방식에 맞춰 주기만을 바란다. 세대의 소통과 배려, 이해가 절실하다. 이것이 없으면 한국 축구의 미래는 암울하다.황 감독도 '세대의 충돌' 속에 살고 있다.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정답은 없다."누가 잘했다, 잘못했다 이야기할 수는 없다. 시대가 흐르면 거기에 맞춰서 가야 한다. 어느 한쪽으로 추가 기울면 문제가 발생한다. 잘 유지하기 위해서 존중의 문화가 필요한 것이다. 선수와 감독, 감독과 구단, 감독과 팬, 선수와 팬 모두 그렇게 해야 한다. 어느 한쪽이 모든 것을 쥐고 할 수는 없는 거다. 균형을 맞추려면 존중의 문화가 필요하다. 서로 신뢰하고 배려를 해야 한다. 안타깝다. 젊은 친구들은 어렵다.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방법은 배려해 주는 것 말고 없다. 이해시키는 것이다. 다른 방법은 없다.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는 팀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어느 한쪽이 시킨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받아줄 수는 없다. 나만의 방법이 있다. 리더가 결정하기 나름이다. 리더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세상살이가 그렇다. 져주면서 살아야지 방법이 있나. 이렇게 해도 안될 때가 있다. 나도 해답을 찾지 못해 해매고 있다." -
- ▲ 신태용 감독을 저격한 이청용의 '골프 세리머니'는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불신의 시대'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한국은 조금 늦게 찾아온 것이다. 황 감독은 9년 전을 떠올렸다."2016년 FC서울에 있을 때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상하이 감독 등 유명한 감독들이 많았다. 이때 불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제 승리 수당만으로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줄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유명한 선수 한 명이 팀을 좌지우지하는 시대가 왔다고 하더라. 그때 나는 조금은 느끼고 있었지만,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거의 10년 전 이야기다. 한국은 지금 이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렇게 가는 분위기다."시간이 갈수록 지도자에게는 더욱 어려운 세상이 다가온다. 전술, 전략으로만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다. 세대가 다른 제자들과 하나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능력이 됐다. 이 능력을 갖추기가 어렵다. 이 난제를 풀어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 황 감독은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정답은 없다고."내가 선수를 할 때는 경기력 개선과 경기 그 자체에만 집중하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어린 선수들은 축구를 즐기려고 한다. 억압받는 것을 싫어 한다. 많이 바뀌었다. 지도자가 점점 더 어려운 시대가 됐다. 선수들 요구를 잘 수용을 하고, 적정선을 찾는 게 감독의 일이다. 선수들에게 잘해준다고 해서, 이해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축구는 몸으로 하는 스포츠다. 데이터만 앞세울 수 없다. 적절하게 적용을 하고 설득을 해야 한다. 일부 선수는 경기에 뛰지 못하면 이해를 하지 못한다. 지도자가 이런 것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지 설명을 해주고, 개선점을 말해주기도 한다. 반드시 존중의 문화가 있어야 한다. 좋은 팀이 되려면, 존중 문화가 틀을 잡고, 팀 안에서 이 문화를 흡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어그러지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나도 고민하고 있다. 고민이 많다. 그런데 나는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