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 로비 의혹' 이종호 전 대표도 다시 조사
  • ▲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의혹을 조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을 둘러싸고 핵심 인물들을 잇달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초기 인사를 담당했던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에 이어 김건희 여사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도 특검팀에 다시 소환됐다.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이 전 비서관은 피의자 신분으로 12일 오전 9시55분쯤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지난 1일에 이어 두 번째 조사다.

    이 전 비서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했나"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인가" 등의 취재진 질문에 침묵한 채 조사실로 향했다.

    이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부터 2024년 1월까지 대통령의 인사 사무를 총괄했다.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이 근무 당시 인사비서관실과 외교부 사이에서 이 전 장관의 임명 논의가 오간 정황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던 중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사건이다. 출국금지 상태였던 이 전 장관은 2024년 3월 호주대사로 임명 나흘 만에 출국 금지가 해제됐다.

    특검팀은 지난 8월 이 전 비서관의 차량과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사 출신인 이 전 비서관은 대표적인 '친윤' 인사로 분류된다.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 법률지원팀에서 일했다.

    이 전 비서관의 부인 신모 씨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신 씨가 대표로 있던 자생바이오 등 관계사를 통해 100억 원대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그는 자생한방병원 설립자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의 차녀이기도 하다.
  • ▲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연합뉴스
    ▲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연합뉴스
    아울러 특검팀은 이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도 참고인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지난 10일에 이어 두 번째 소환이다.

    구속 중인 이 전 대표는 오전 9시40분쯤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고,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멤버들과 함께 임 전 사단장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멋쟁해병' 대화방은 임 전 사단장의 주요한 구명통로로 지목돼 왔다. 해당 대화방에는 이 전 대표를 비롯해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부장, 사업가 최택용 씨 등 5명의 해병대 전역자가 참여했다.

    특검은 앞서 이 전 대표의 자택과 차량을 압수수색하고, 그가 한강변에서 휴대전화를 파손하려 한 정황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최근에는 단체대화방 참여자들을 잇따라 불러 대화 내용과 임 전 사단장과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에서도 주요 피의자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차 주가조작 주범 이정필 씨에게 실형 대신 집행유예 선처를 약속하며 8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