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성 "경찰권 비대화 우려 … 이원화는 민주·분권 강화"경찰국 폐지·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로 중립성 확보경찰청장 외부 개방엔 "입법·정치적 논의 사안" 선 긋기
  • ▲ 경찰청. ⓒ뉴데일리 DB
    ▲ 경찰청. ⓒ뉴데일리 DB
    경찰이 자치경찰제의 이원화와 경찰국 폐지를 중심으로 조직 개편을 추진하며 정치적 중립성과 민주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내부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겸 차장은 2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자치경찰제 개편 방향에 대해 "경찰권 비대화 우려 해소하고 민주성, 분권성 강화하기 위해서 자치경찰 이원화가 하나의 방안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유 직무대행은 "경찰은 국민의 일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민과 현장 경찰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어떤 제도가 효과적인지 감안해서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행 자치경찰제는 2021년 도입됐지만 실질적인 운영 측면에서 지역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유 직무대행 역시 "현행 자치경찰제는 지역 맞춤형 치안활동 제공에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고 안다"며 "국정위원 등과 여러 대안에 대해서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경찰청은 행안부 내 경찰국을 폐지하고 경찰위원회 실질화 등을 통해 경찰 조직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유 직무대행은 "국민 안전을 충실하게 하기 위해서 인력 등을 보강할 예정이다. 보이스피싱, 투자리딩방 등 민생 침해범죄 근절과 지역 치안불균형 해소를 위해서 인력 재배치를 준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적 중립 강화하기 위해서 경찰국 폐지 준비하고 있고 경찰위원회가 실질화 될 경우 경찰의 중립성, 민주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총경회의 참석자들의 명예 회복 문제도 언급됐다.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던 총경들이 이후 '보복성 인사'를 당했다는 논란과 관련된 것이다.

    유 직무대행은 "언론에 명예 회복 방안에 대해서 발표했다. 연내 조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자료 복원하고 올해 창경 80주년을 기념해 집필 중인 한국 경찰사에 역사로 남길 예정이다"고 했다.

    경찰은 이미 지난달 총경회의 참석자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며 "인사상 불이익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고 역사관 전시대 복원 및 경찰사 기록 등 후속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조직 소속 문제와 관련해 "이 문제는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될 사안"이라면서 "수사-기소의 분리 원칙 하에서 기관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해야 한다"고 원칙론적 입장을 유지했다.

    3대 특검 관련 파견 현황에 대해서는 "3대 특검에 모두 경찰 파견했다. 각 특검별로 총경 1명을 포함해서 내란 특검에 40명, 김건희 특검에 25명, 순직해병 특검에 15명 파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는 추가 파견 요청이 없지만 있다면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 등이 발의한 '경찰청장 외부 개방' 법안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지는 않았다. 경찰도 공식 입장도 마련된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법안은 판사·검사 등 외부 인사가 경찰청장에 임명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어 경찰 내부 반발과 논란이 예상되는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