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이준석, 서울시 '동행' 정책 수용 의사 밝혀김문수 "정치적 신념 다르지 않아" 표현에…이준석 "선배 정치인으로 존경" 화답정책 토론 계기 삼아 '반명 연대' 가능성… 오세훈 역할론도 부상
  • ▲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이 19일 주재한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나란히 참석했다. 

    지난 18일 대선 주자 첫 TV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함께 공세를 펼쳤던 김 후보와 이 후보가 하루 만에 다시 외부 일정에 함께 참여한 것이다. 별도 회동은 아니지만 정치권에서는 반이재명 연대, 이른바 빅텐트 가능성을 다시 거론하는 분위기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시가 운영 중인 대표 복지정책 '디딤돌 소득'과 '서울런'의 성과를 공유하고 전국 확산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김문수 후보는 오세훈 시장이 추진해 온 정책을 두고 "개인 과외까지 받았다"며 "서울시에서 이미 실험을 통해 성공시킨 정책인만큼 묻고 따질 필요 없이 그대로 확산시킬 수 있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서울은 정책의 실험장이자 검증된 모델"이라며 "우리나라 모든 정책의 답은 서울에 있다. 서울보다 훨씬 더 어려운 지방 약자들에게 이런 제도가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보대사가 되고 전국 확산의 확성기가 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도 이날 토론회에서 정책 성과를 수치로 제시하며 제도의 실효성을 강조했다. 그는 "디딤돌 소득은 3년째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데 탈수급률이 8.6%에 달한다"며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탈수급률(0.2%)보다 약 40배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또 "서울런은 교육 사다리를 복원하려는 실험"이라며 "성숙한 사회로 가기 위해선 단순한 경제성장보다 가치 중심 정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디딤돌 소득은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 가구에 부족한 가계소득 일부를 보전해주는 하후상박 구조의 정책이다. 근로 유인을 해치지 않도록 소득이 늘어나도 수급 자격이 유지되며 현재 2076가구가 수혜 중이다. 중간평가 결과에 따르면 근로소득이 증가한 가구 비율은 31.1%, 탈수급률은 8.6%로 나타났다.

    서울런은 사교육 접근이 어려운 청소년에게 온라인 강의와 1:1 멘토링 등을 무료 제공하는 공공 교육 플랫폼이다. 지난달 기준 3만 4000여 명이 이용 중이며 올해 수능 응시자 1154명 중 782명이 대학에 합격했다. 이 중 173명은 서울 주요 대학 및 특수목적 계열에 진학했다.

    이준석 후보는 서울시 정책을 두고 "교육을 통한 계층 이동 사다리를 다시 세우려는 시도"라며 "제가 자란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같은 지역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금을 주겠다는 식의 단기 유혹이 아닌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를 입증한 뒤 확산하는 방식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정책"이라며 "이런 시도가 전국으로 퍼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날 두 후보의 나란한 참석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전날 TV토론 직후 김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향해 "정치적 신념이 다르지 않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별도 교감은 없었다지만 연이은 공개 일정 동행에 반명 연대 실현 가능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토론회에선 오세훈 시장을 사이에 두고 두 후보가 나란히 앉아 미묘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김 후보는 "이준석 후보는 우리 당 대표 출신으로 정치적 신념이 다르지 않다"고 했고, 이 후보는 서울런 정책의 계층 사다리 효과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저는 노도강, 오 시장은 강북, 김 후보는 홍천에서 시작했다"며 비슷한 출발선과 성장 경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책 중심 행사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정치적 시그널이 뚜렷하게 감지된 자리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오세훈 시장이 두 사람의 교집합이 되는 자리에서 실험적 정책을 선보인 만큼 향후 보수진영 재편 과정에서 정책과 정무를 아우르는 '연결고리'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