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8일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첫 정상회담공급망 파트너십 약정·LNG 협력 MOU 등 체결첨단제조·미래차·AI 분야서 우선적으로 협력범죄인 인도 조약 등 양국 간 사법 공조 강화
  • ▲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8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의회에서 열린 한-싱가포르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08. ⓒ뉴시스
    ▲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8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의회에서 열린 한-싱가포르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08.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싱가포르는 내년 수교 50주년을 맞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고 공급망, 스타트업, AI(인공지능) 등 주요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오전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싱가포르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합의했다. 웡 총리는 지난 20년(2004년~2024년)간 집권한 리센룽 총리 시대를 마감하고 지난 5월 15일 취임했다. 한국과의 정상회담은 윤 대통령이 최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싱가포르와 한국은 1975년 외교 관계를 수립한 이후 반세기에 걸쳐 우호협력 관계를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며 "양국은 2025년 수교 5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50년을 준비해 나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내년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국은 주요 분야에서 전략적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경제안보 분야에서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는 싱가포르 통상산업부와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SCPA)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이번에 체결된 양국 간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을 기초로 바이오, 에너지, 첨단산업 분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공급망 교란에도 함께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항은 물동량 기준 세계 2위의 항만이자 120여 개국, 600여 개 항구를 연결하는 글로벌 물류 허브로, 우리에게 있어서는 각종 원자재, 에너지자원 등 공급망 안정에 있어 핵심적인 협력 파트너다.

    이와 관련, 양국은 그동안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공급망 협정'에 함께 참여해 다자 차원의 협력을 진행해 왔다. 이번에 체결한 SCPA는 다자 협정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공급망 협정을 양자 차원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싱가포르가 첫 번째 체결국이다.

    SCPA는 기존의 공급망 관련 MOU와 달리, 원자재 수급 중심에서 미래 산업으로 협력을 확장하고, 위기 대응 모의훈련, 위기 전파, 긴급회의 등 단계별 협력 사항을 구체화해 실행력을 더 강화했다. 

    양국은 이번에 체결된 공급망 파트너십을 토대로 첨단 제조, 바이오, 에너지자원 등 미래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역내 공급망 재편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 간 '공급망 위기 대응 시스템'을 공유해서 공급망 교란 징후를 포착하면 상호 간 신속히 통보하고, 공급망 교란 발생 시에는 5일 내 긴급회의를 개최해 공동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와 싱가포르 통상산업부는 주요 공급망 협력 분야 중에서 우선 'LNG(액화천연가스) 분야 협력 MOU'를 체결했다.

    세계적인 에너지 트레이딩 허브인 싱가포르는 LNG의 경우 재수출 물량 기준으로 세계 4위로, 세계 3위 LNG 수입국인 우리나라에는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파트너로 꼽힌다.

    이번 MOU를 통해 양국은 필요시 재고 물량을 교환하는 LNG 스와프와 공동구매, 정보교환 등 LNG 공급망 전반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국내 천연가스 수급을 안정시키는 한편, LNG 도입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세계 3위의 LNG 수입국인 한국과 글로벌 LNG 교역 허브인 싱가포르 간에 체결한 LNG 수급 협력 MOU는 에너지의 안정적인 국제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첨단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와 싱가포르 통상산업부는 '첨단산업 에너지 기술협력 MOU'를 체결했다.

    싱가포르는 2023년 '글로벌 AI 지수'에서 세계 3위로 평가되며,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50여 개 진출하는 등 AI, 디지털, 바이오 등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우리는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양국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협력 잠재력이 크다.  

    이에 따라 양국은 첨단 제조, 미래차, AI 등 분야에서 먼저 협력해 나갈 예정이고, 싱가포르의 주요 기업 및 연구기관과의 공동 R&D 등 우리 기업의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지원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분야에서 중소벤처기업부는 싱가포르 기업청과 '중소․스타트업 협력 MOU'를 체결했다.

    세계적인 스타트업 정책 선도국인 싱가포르는 2020년 동남아 국가 중 최초로 싱가포르에 '코리아스타트업센터'를 개소해 국내 스타트업의 현지 진출과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MOU를 계기로 양국 스타트업 간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중소·스타트업 성장을 상호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미래 발전의 원동력이 될 AI를 포함한 첨단기술과 스타트업 분야의 협력을 심화시켜 나갈 것"이라며 "오늘 체결된 기술협력 MOU와 스타트업 협력 MOU가 이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인적, 물적 교류의 제도적 기반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해 양국 간 상호 방문객 수가 9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양국 국민 간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며 "1972년 발효된 항공협정을 내년까지 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체결된 범죄인 인도 조약을 통해 해외 도피 범죄인에 대한 신속한 수사 공조와 체포, 인도가 가능해진 것을 환영하고 양국 간 사법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또 북한의 불법적인 핵 개발과 무모한 도발 불용 의지를 재확인하고, 분명한 대북 메시지가 발신되도록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저와 웡 총리님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 개발과 무모한 도발을 국제사회가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며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계기에 국제사회의 분명하고 단합된 대북 메시지가 발신될 수 있도록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