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 기울인 뮤지컬, 관객에게 사랑받는 공연으로 기억되고 싶다"
  • ▲ 신춘수 프로듀서.ⓒ오디컴퍼니
    ▲ 신춘수 프로듀서.ⓒ오디컴퍼니
    신춘수(56) 오디컴퍼니 대표의 뚝심이 통했다. 

    100년 넘는 브로드웨이 역사상 한국인이자 아시안 최초로 리드(총괄) 프로듀서로 신춘수 대표가 참여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가 토니상을 포함해 미국 씨어터 어워즈 다수 후보에 올랐다.

    제77회 토니어워즈 '뮤지컬 베스트 의상디자인' 부문에는 의상디자이너 린다 조가 지명됐다. 시상식은 6월 16일 열린다. 제68회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에서는 무대 및 영상 디자이너 폴 테이트 드푸 III가 '아웃스탠딩 세트 디자인'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제73회 외부 비평가 협회 상에서는 '아웃스탠딩 뉴 브로드웨이 뮤지컬' 부문을 비롯해 무대디자인, 영상디자인, 의상디자인 등 4개 부문의 후보가 됐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의상디자이너 린다 조의 토니어워즈 후보를 비롯해 미국 씨어터 어워즈에서 무대, 영상, 의상 등이 노미네이트 돼 기쁘다. 심혈을 기울인만큼 더 많은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되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쉽지만, 관객에게 사랑받는 공연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전했다.
  • ▲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공연 장면('제이 개츠비' 역 제레미 조던, '데이지 뷰캐넌' 역에바 노블자다).ⓒMatthew Murphy and Evan Zimmerman
    ▲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공연 장면('제이 개츠비' 역 제레미 조던, '데이지 뷰캐넌' 역에바 노블자다).ⓒMatthew Murphy and Evan Zimmerman
    '위대한 개츠비'는 지난 4월 25일(현지시간) 뉴욕 브로드웨이 시어터(Broadway Theatre)에서 공식 오프닝 나잇을 성황리에 마쳤다. 프리뷰 공연 10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주당 100만 달러의 매출액을 달성하는 이른바 '원 밀리언 클럽'에 입성하는 등 흥행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뮤지컬은 미국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1896~1940)의 원작 소설을 새롭게 각색한 작품이다. 광란의 1920년대 시대상을 투영한 다채로운 캐릭터를 통해 인간의 꿈과 사랑, 욕망이 가득한 이야기를 그린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문학성을 기반으로 오랫동안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소설 '위대한 개츠비'는 꿈과 희망, 좌절이 얽힌 삶의 복잡성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제이 개츠비'라는 주인공을 비롯해 강렬한 캐릭터들이 매력적이다. 팬데믹과 전쟁을 겪고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했던 1920년대는 지금의 시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메리칸 드림의 거대하고 위험한 환상과 진실에 대해 고찰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창작진에게 개츠비의 파티가 더욱 화려하고 성대하게 보일 수 있도록 요구했다. 행복이 절정에 달했을 때 오는 상실감이야말로 가장 절망적이기 때문이다.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난 후 결국 이 작품은 위대한 파티를 가장한 위대한 비극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 ▲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뉴 머니(New Money) 공연 장면('조던' 역 사만다 폴리).ⓒMatthew Murphy and Evan Zimmerman
    ▲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뉴 머니(New Money) 공연 장면('조던' 역 사만다 폴리).ⓒMatthew Murphy and Evan Zimmerman
    프로듀서의 이러한 의도는 작품 곳곳에서 묻어난다. 극 중 시대적 배경인 192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재즈 음악과 스윙 장르를 현대적인 팝 음악에 녹여낸 아름다운 선율은 시종일관 듣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재즈·스트릿·탭·보깅 등 다양한 장르의 춤이 망라된 안무는 생생한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신 프로듀서의 아낌없는 투자가 빚어낸 영상, 의상, 조명 등의 환상적인 무대 예술은 화려함과 웅장함 그 이상을 보여준다. 마크 브루니 연출은 "관객들이 1920년대 파티에 직접 와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며 "작품의 후반부에 벌어질 비극적인 사건들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와 대비되는 가장 행복한 순간인 개츠비의 파티 장면을 더욱 화려하게 구현했다"고 밝혔다.

    실제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쇼 스코어(show-score) 홈페이지에 "무대 연출과 안무가 인상적이다. 유쾌하고 매혹적이고 재미있는 진정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두 배우(제레미 조던과 에바 노블자다)의 환상적인 리드와 멋진 음악, 춤이 있는 성대한 쇼", "훌륭한 각본, 연기와 노래, 무대, 음악 등 처음부터 끝까지 멋진 프로덕션. 반드시 봐야만 한다" 등의 후기를 남기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뮤지컬의 본고장에서 이방인의 한계와 벽을 뛰어넘고 있는 신춘수 프로듀서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성공을 논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성공의 가능성이 보이고, 희망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위대한 개츠비'가 브로드웨이에서 롱런하는 작품으로 자리를 잡아 한국의 다른 프로듀서와 창작자들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기폭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