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스라엘·하마스 무장충돌을 급촉발한 직접적 요인은 도외시"
  • ▲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사태를 "전적으로 미국에 의해 빚어진 비극"이라고 주장하자, 통일부는 "오로지 반미 선동에 집착하는 북한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23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장충돌을 급촉발한 직접적 요인은 도외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구 대변인은 또 "북한이 무기를 수출하거나 지원하는 것 자체가 안보리 결의 위반인 만큼 어떠한 국가나 단체도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시도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중동사태의 장본인은 미국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미국의 편견적이며 의도적인 부추김으로 중동지역에서 대규모 살육전이 격화되고 있다"면서 충돌사태의 직접적인 발단이 하마스의 기습공격이라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이) 전쟁을 적극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이어 "사태의 발발과 함께 미국은 즉시 이스라엘에 대한 원조와 무기 지원을 공약하고 항공모함 '제랄드포드호' '드와이트아이젠하워호'를 분쟁수역에 급파했다. 국무장관과 국방장관 등 미국의 정계, 군부 우두머리들에 이어 대통령까지 이스라엘에 날아들어 '미국이 존재하는 한 당신들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라느니, '안보 지원은 계속될 것이다'라느니 하고 역설했다"며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을 폄훼했다.

    통신은 또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접근 허용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이 지난 18일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점을 언급하며 "중동사태의 악화를 막을 수 있는 자그마한 기회마저 깡그리 말살했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당시 미국은 결의안 초안에 이스라엘의 자위권 언급이 빠졌다는 이유로 채택에 반대했다.

    아울러 통신은 해당 안보리 결의안의 목적이 "정화를 실현하고 인도주의 위기를 해소하는 데 목적"을 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개별 국가의 주권을 초월하는 결정을 취할 수 있는 국제사회의 유일한 기관인 안보리를 두고 줄곧 '북한의 주권을 침해했다'며 허위사실로 비난해온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나아가 통신은 미국이 "중동사태의 악화를 막을 자그마한 기회마저 깡그리 말살했다"며 "이번에도 역시 그 어떤 독자적 사고와 줏대도 없는 '열성 옵서버' 유럽동맹이 미국에 맞장구를 치고 있다"고 미국과 유럽을 싸잡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