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회, 내달 임시이사회서 해임안 의결 전망"김 사장 리더십 실종‥ 직무수행 불가능" 여론 커져
  • ▲ 김의철 KBS 사장이 지난 6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와 관련한 KBS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김 사장은 대통령실이 추진 중인 TV 수신료 분리징수 도입을 철회하면 자신이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김의철 KBS 사장이 지난 6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와 관련한 KBS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김 사장은 대통령실이 추진 중인 TV 수신료 분리징수 도입을 철회하면 자신이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권 말기인 2021년 12월 KBS의 수장이 된 김의철 사장이 임기 만료를 15개월가량 앞두고 옷을 벗게 됐다.

    지난 28일 '한국방송공사 김의철 사장 해임제청안'을 긴급 안건으로 상정한 KBS이사회는 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개최하는 '제1049차 정기이사회'에서 △김 사장의 해임안을 비롯해 △수신료 수입 상황별 예측 및 한전과의 협상 계획 △공론조사 진행 계획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야권 추천으로 임명됐던 남영진 이사장과 윤석년 이사가 해임되고 황근 선문대 교수와 서기석 전 헌법재판관이 여권 몫 보궐이사로 임명되면서 KBS이사회는 여권이 우세한 구도(6 대 5)로 재편됐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의 해임제청안은 과반 찬성으로 의결될 전망이다.

    다만 여권 인사인 황근 이사가 "김 사장에게 소명 기회를 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날 바로 의결되지는 않고 내달 열리는 임시이사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해임되면 KBS이사회는 즉시 차기 사장 공모를 진행해 10월 중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장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리더십 상실한 김의철 사장, 직무수행 불가능"

    앞서 서기석 이사장을 제외한 KBS 여권 이사 5명(권순범·김종민·이석래·이은수·황근)은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무능·방만경영 △불공정 편향방송으로 인한 대국민 신뢰 상실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직무유기 및 무대책 일관 △직원 다수의 퇴진 요구로 인한 리더십 상실 등으로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김 사장의 해임을 제청한다"고 밝혔다.

    특히 여권 이사들은 "지난 23일 개최한 임시이사회에서 '고용안정 관련 노사합의 움직임과 관련해 경영권 훼손과 방송법상 이사회 권한 침해의 우려가 있으니 이사회 보고 후 신중히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김 사장은 이를 무시하고 다음 날 법률에 위반되는 고용안정위원회 설치 등을 내용으로 하는 노사 합의를 강행했다"며 "이와 같은 행태를 고려할 때 긴급히 해임제청을 하지 않을 경우 KBS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권 이사들이 언급한 것처럼 KBS 직원 다수는 김 사장의 퇴진에 '찬성표'를 던진 상황이다. 지난달 12~17일 'KBS 전 직원 투표관리위원회'가 KBS 사원 4028명을 상대로 김의철 KBS 사장 퇴진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투표에 참여한 1819명(투표율 45.16%) 중 1738명(95.55%)이 퇴진에 찬성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퇴진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4.45 %인 81명에 그쳤다.

    KBS 직능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투표에서도 김 사장의 퇴진을 원하는 견해가 다수를 이뤘다. 한국기자협회 KBS지회를 제외한 나머지 단체들은 "김의철 사장이 물러나야, KBS가 조금이라도 희망을 품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경영진의 전면 쇄신을 촉구했다.

    "공영방송 망친 김의철 사장, 당장 해임시켜야"

    김 사장의 퇴진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KBS노동조합(1노조, 위원장 허성권)은 "최악의 경영참사로 KBS가 침몰 중"이라며 "총책임자인 김 사장을 즉시 해임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KBS노조는 최근 배포한 연속성명에서 "내년도 KBS의 대외방송 제작, 송출지원 정부지원 예산안이 0원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이 기재부로부터 들려왔다"며 "올해 예산은 120억원이었는데 일정액 삭감이 아니라 아예 통째로 사라진 것"이라고 짚었다.

    KBS노조는 "당초 정부에선 '20% 삭감액'을 제안해왔다고 하는데, 사측은 수정안도 내지 않고 원래 배정액인 100억원을 그대로 주장하는 고자세를 유지했다고 한다"며 "이런 사측의 안이한 대응이, 소문이 아닌 사실인지 여부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 외에도 2분기 영업손실이 무려 498억원으로 최악의 결과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 KBS노조는 "진작에 퇴진했어야 할 김 사장이 혼자만의 아성을 쌓아놓고 출퇴근을 반복하고 있는 동안 우리의 소중한 일터 KBS는 회생의 기회를 놓치는 것뿐만 아니라 버팀목까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KBS노조는 "수신료 분리징수 때문에 1조5000억원의 수입 중 6000억원이 감소하는 긴급한 재정상의 위기가 닥쳐와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과 주요 프로그램의 제작이 불가능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자초했음에도 김 사장은 대안을 내놓기는커녕 무능경영을 비판하는 KBS노동조합을 고소한 것 외엔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다"고 질타했다.

    "소통과 대안 없이 비상경영을 외치며 버티고 있는 김 사장은 모순적이게도 진짜 비상경영을 한 적이 없다"며 "그런 KBS 안에서 구성원들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파멸 위기에 울부짖고 있다"고 호소한 KBS노조는 "불공정 방송으로 공영방송의 가치를 훼손하고 KBS를 회복불능의 상태로 만들어 놓은 김 사장이 해임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