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 카이저혁신창업대학 설립추진위원장으로 변신해 창업인재 양성"경제 재도약 필요… 혁신 이끌 창업인재 키우기로 지식인들이 뜻 모았다""투철한 기업가정신은 카이저대학에 다닐 학생들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덕목""창업으로 더 나은 세상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은 카이저대학에 문 두드려 달라""끊임 없는 실패 경험하게 할 것… 그것이 성공 가능성 높여주는 교육과정"
  • ▲ 이종혁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추진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이종혁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추진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종혁(67) 전 의원이 혁신적인 창업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 전 의원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킬 훌륭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과학기술회관 내에 둥지를 튼 '카이저공과대학교설립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이종혁 위원장을 만났다. 이 전 의원은 현재 대학 설립추진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매일같이 다른 위원들과 함께 대학 정관을 세우고 교육과정을 만들며,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칠지 고민에 여념이 없었다. 

    대학 총장이나 이사장 자리가 어울릴 법한 나이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20대 대학생의 모습처럼 뚜렷한 꿈을 갖고 있었다. 이 위원장을 만나 그가 꾸고 있는 꿈을 들어봤다.

    이 위원장은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열변을 토했다.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손짓과 몸짓으로 설명하며 쉴 틈 없이 취재진을 향해 내뱉은 것은 다름 아닌 중년의 뜨거운 열정이었다. 흔들림 없는 그의 눈동자에서 확신을 느낄 수 있었다.
  • ▲ 이종혁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추진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이종혁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추진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카이저공과대학교)설립추진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고, 과거 18대 국회의원으로 자유한국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원래는 정치를 하던 사람이다. 현재는 대학 설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치인이 대학을 설립한다니 조금 생소하다.

    "내 꿈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었다. Make better than now and hear. 지금과 여기보다는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가장 근접한 길이 정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정치인이 꿈이었다. 그랬었다.

    정치 하는 동안에는 국가경제를 살리는 데 매진했다. 인권의 신장, 자유민주주의, 문화·예술·스포츠 창달 등 우리가 언급하는 모든 것이 경제와 떼려야 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은 경제적 힘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한 일들이라고 판단해 국가와 국민이 먹고살 수 있는, 소위 미래 솥단지산업을 어떻게 키워내느냐에 집중했다.

    국회를 떠나고 나서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심했다. 그러던 중 국가의 경제 리더들을 육성하는 것 역시 정치 못지않게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 뜻이 맞는 많은 분들과 함께 행동하게 됐다. 그것이 현재의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설립추진위원회다."

    -카이저공과대학설립추진위를 소개한다면.

    "조완규 전 교육부 장관과 박호군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 추진위원회를 지탱하는 고문이다. 이상목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정만호 전 시민사회수석, 김수동 아주대학교 제약임상대학원장, 김태환 서울대학교 교수, 주영섭 전 중소기업청장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지식인이자 리더들이 모였다."

    -한 데 모이기 어려운 분들이 한 뜻을 위해 모이셨다. 배경이 궁금하다.
    "농경사회였던 1960년대 대한민국을 문명 전환기인 산업화로 이끈 세대가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치 리더십 아래 '한강의 기적'을 일군 이들이다. 이들의 노력이 세계 12대 경제대국인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가를 재도약시킬 그런 리더십은 다시 출현하지 않았다. 산업화 이후 새로운 문명 전환을 이끌 전략을 짜거나, 실행하거나, 실천할 수 있는 국가의 리더십이 어디에도 안 보인다. 이런 안타까움이 우리 모임의 시작이었고, 뜻을 함께했다. 정치가 국가의 경제혁신을 이끌고 도약시킬 시대는 어쩌면 지나갔는지도 모른다는 자조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제는 국가경제를 혁신적으로 이끌어갈 창업인재를 키울 대학을 같이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카이저대학을  함께 설립하기로 했다."

    -대학 이름은 어떻게 카이저로 정하게 됐는지?

    "Korea Advanced Institute of Scientific and Engineering Research의 줄임말이다. 독일어로 '황제'라는 뜻을 갖고 있는 '카이저'의 의미가 아니다. 그런데 대학 설립을 준비하다 보니 우리의 취지를 더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떠올라 뒷부분(Engineering Research)을 'Entrepreneurship Revolution'으로 바꿨다. 기업가정신으로 혁명을 이뤄내자는 뜻이다."
  • ▲ 이종혁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추진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이종혁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추진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기업가정신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나?

    "바로 카이저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의 정신적 가치, 철학적 덕목이다. 반드시 기본적으로 기업가정신에 투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세부적으로 ①자기주도적 삶의 자세 ②기회의 발견과 포착 ③불확실성의 존재와 한정된 자원 기반의 혁신적 도전을 할 수 있는 정신 ④위험의 체계적 관리 ⑤창업과 사업화의 역량 ⑥조직과 기업경영 역량 ⑦공유가치 창출 등이다.

    우리의 인재상은 분명하다. 세계적 기업이나 삼성·현대·LG 등 대기업 입사가 희망인 사람은 다른 명문대에 진학하면 된다. 과학자가 되거나 기술자가 돼 자기의 삶을 개척해나가려는 사람 역시 다른 공대를 가거나 길을 가면 된다.

    세상에 무한한 존재가치를 엮어 창의적 아이디어를 통해 활용하고, 사업화·창업화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들. 다시 말해 기업을 만들어 이윤 추구보다 세상을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카이저대학의 문을 두드렸으면 한다. 이런 기업가정신을 체득하지 못했어도 스스로 세상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해 창업과 기업경영을 통해 이뤄내겠다는 마음을 가진 학생들을 뽑을 생각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제2의 경제 도약을 이끄는 인재들을 양성해 새로운 역사적 물결을 만들려고 한다."

    -기업은 이윤 추구라는 분명한 목적이 있지 않나?

    "이윤 추구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상장기업이 2400개 정도 된다. 삼성·현대·LG 등이 다 포함된 이들의 시가총액과 애플(Apple)사의 시가총액을 비교하면 어디가 더 크다고 생각하나. 정답은 애플이다.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잡스는 이윤 추구가 목적이 아니라 'Different thinking', 다른 생각을 하면서 세상을 더 낫게 변화시키겠다는 가치를 추구했다. 재화는 그런 가치의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할 때 따라오는 것이다. 돈보다는 그런 가치를 더 우선시하라는 의미다."

    -대학 설립은 어느 정도까지 추진됐나?

    "카이저대학 설립을 위해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의 사단법인으로 등록했다. 카이저대학을 설립하기 위한 교육부의 요식 서류작업을 끝내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카이저대학이 사이버대학이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요구하는 디지털 강의 가이드라인 수준이 있는데, 현재 그 계획을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하프라인 정도까지는 육박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

    원래 2027년 개교를 목표로 했는데, 요즘은 워낙 세상의 변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2025년 3월로 앞당겼다. 개교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개교하자마자 성공 창업 케이스를 만들어 내는 실용적 창업대학이 중요하기 때문에 조금 더 늘어질 수도 있다. 그래도 2027년은 넘기지 않을 것이다."
  • ▲ 이종혁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추진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이종혁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추진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전국의 수많은 대학과 다른 카이저대학만의 특별함을 소개한다면.

    "일반 대학은 졸업이수학점을 따면 졸업하게 되지만 우리는 졸업이수학점 외에, 학교의 창업심사위원회 가이드라인을 통과한 스타트업을 창업해야만 졸업할 수 있게 할 것이다. 학생들이 아주 도전적으로 창업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창고형 사무실에서 창업했다는 사례가 많다. 우리 대학에서도 그렇게 시작하는 학생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학교가 창업공간을 제공해줄 생각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기숙사를 구비해 원하는 학생들에 한해 기숙사생활을 제공할 생각이다. 24시간 학생과 교수가 엉켜 있는 교육의 장이 바로 카이저대학이다.

    특히 우리 학생들에게 교육과정 4년 동안 실패하는 과정을 맛보게 하려고 한다. 학교에 가상기업을 두고, 학생에게 시드머니를 제공해 6개월에서 1년 동안 창업하게끔 하는 거다. 스스로 창업 현장에서 뛰어보면서 무너져보고 넘어져서 실패해보고, 그 실패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스스로 체득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이다. 다시 말해, 학생이 졸업할 때 자신이 도전해야 할 비즈니스 창업 모델에 대한 가장 성공적인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는 형태의 교육과정을 꾸릴 것이다."

    -트랙(전공)은 어떻게 구성됐나?

    "처음에는 의료바이오·뉴IT·융합·에너지·환경·우주항공 등 6개 트랙으로 구성했다. 현재 확정지은 트랙은 의료바이오 트랙이다. 사실 의료바이오 트랙만 하더라도 엄청난 국가 중흥을 이룰 수 있는 산업 영역이다. 우리가 잘 아는 화이자나 모더나같은 기업들이 그렇다.

    의료바이오영역은 IT 기술과 접목시킬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그런 영역이다. 또한 로봇, 군수산업, 무기체제 등 대부분의 산업이 IT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런 의미에서 'New IT'를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융합까지 합해 의료바이오·뉴IT 융합학부를 최종적으로 준비하려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은 조금도 기대하고 있지 않다. 교육이 망하는 이유는 시대에 걸맞지 않은 정책적 시각을 가진 교육당국자들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일절의 간섭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경제가 부흥해야 자유민주주의가 신장되고 문화예술 및 스포츠가 창달된다. 그것을 바탕으로 국민 복지가 증진되고 나아가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통일국가를 만들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경제적 부흥이 기반됐을 때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이 카이저대학의 성공이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이룬 모든 영광은 한강의 기적 세대가 만들어 놓은 경제적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경제를 부흥시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를 신장시키고 자유 통일국가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