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핵종제거설비 거쳐 리터당 해수 1200t 희석, 1500㏃ 미만 낮춰 방류한덕수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가짜뉴스와 허위선동이 국민 위협"
  • ▲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처리수 희석 및 방출 설비. ⓒ연합뉴스
    ▲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처리수 희석 및 방출 설비. ⓒ연합뉴스
    일본이 24일 오후 1시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NHK 방송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이 정부의 지난 22일 방류 결정에 따라 사전작업을 거쳐 수조에 보관하던 처리수를 오후 1시부터 방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2021년 4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가 처리수 처분 방식으로 해양 방류를 결정한 지 2년4개월 만이다. 2011년 3월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것을 기준으로 하면 약 12년6개월 만이다.

    처리수 방류는 원전 내 원격조종실에서 생중계로 공개됐다. 예정 시간이 되자 도쿄전력은 "방류를 위해 해수를 더한 뒤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예상대로 희석됐고 기상조건에 문제가 없다고 확인돼 정부 정책에 따라 방출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처리수에 포함된 트리튬(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L당 해수 1200t으로 희석, L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낮춰 방류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방류 이후 원전 인근 바닷물의 삼중수소 농도를 정기적으로 파악할 방침이다. 방류 직후 채취한 표본의 삼중수소 농도 측정 결과는 이르면 27일 공개된다.

    도쿄전력은 하루에 약 460t의 처리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방류하는 작업을 17일간 진행해 1차적으로 7800t을 내보낼 계획이다. 내년 3월까지 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처리수 양은 3만1200t이다. 이는 현재 보관 중인 처리수의 2.3% 수준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약 134만t의 처리수가 1000여 개의 대형 탱크에 담겨 있다. 

    방류 안전성을 점검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현장에서 배출되는 처리수가 안전기준에 부합하는지 감시·평가하고 자료를 실시간 공개할 계획이다.

    일본 측은 방류와 관련한 데이터를 1시간에 한 번씩 업데이트해 우리 정부에 전달하고 이상 상황 발생 시 핫라인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 ▲ 한덕수 국무총리. ⓒ서성진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 ⓒ서성진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일본의 처리수 방류 개시 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 대해 앞으로 30여 년간 계속될 방류 과정에서도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정보를 공개하기를 기대하고 촉구"했다.

    한 총리는 "이제 중요한 것은 일본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로 철저하게 과학적 기준을 지키고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느냐 하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일본의 처리수 방류에 앞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를 마련하는 데 지난 수년간 전력을 기울여왔다"고 소개했다.

    한 총리는 이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놓고 오로지 과학과 국제법을 바탕으로 국제사회 및 일본 정부와 협의해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최선의 안전대책을 이끌어내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목표이자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처리수를 둘러싼 일각의 우려에 한 총리는 "방류가 아예 없었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국민 여러분이 과도하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 세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상태에 존재하는 방사능보다 미미하고 태평양을 한 바퀴 돌아 우리나라로 들어오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 "후쿠시마 수산물 등 일본산 농수산물에 대한 수입규제 조치도 견고하게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한 총리는 "지금 우리 국민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가짜뉴스와 정치적 이득을 위한 허위 선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후쿠시마 처리수 때문에 우리 바다가 오염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선동으로 수산업이 위협받고 있다"고도 우려했다. 

    한 총리는 "국민 여러분께서도 부디 합리적으로 긴 안목으로 이 사안을 직시해주기 바란다. 정부를 믿고 과학을 믿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