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 OUT" 사내 1인 농성 45일 만에 전격 '해고'이영풍 "김의철 사장, 전형적 '권력 말기 증상' 보여"KBS 안팎서 "해임돼야 할 사람은 김의철" 비판 쇄도
  • ▲ 이영풍 기자 페이스북 캡처.
    ▲ 이영풍 기자 페이스북 캡처.
    사외 유튜브 방송에서 KBS 보도의 '공정성' 문제를 지적했다는 이유로 보도국장 사무실로 불려가 '경고'를 받자, 그날부로 '경영진 총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들어간 이영풍 라디오뉴스제작부 기자가 농성 45일 만에 전격 해고됐다.

    KBS노동조합에 따르면 이 기자는 지난 13일 퇴근 시간 무렵 사측으로부터 '해임'을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KBS는 중앙인사위원회를 열고 "공사 직원은 △취업규칙 제4조(성실)에 따라 정관 및 제규정을 준수하고 △상사의 직무상 지시에 따라 맡은 직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하며 △제5조(품위유지)에 따라 공사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고 △상호 인격을 존중해 직장의 질서를 유지해야 함에도, 이영풍 기자는 △업무 지시 불이행 △사내 질서 문란 △업무 복귀 명령 불이행 △외부인 불법 행위 유발 등으로 △취업규칙 제4조(성실)와 제5조(품위유지)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인사규정 제55조 △제1호(법령 정관 및 제 규정 위반) △제2호(직무상 의무 위반 태만) △제3호(공사 명예훼손, 공직자 품위 오손)의 징계 사유에 해당된다"며 이 기자에게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인 해임 처분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해고 통보를 받은 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힌 이 기자는 "김의철 사장이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무는 격으로 제게 해고를 통보했다"며 "오늘 제게 내려진 해고 통보는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바로 김 사장과 민주노총 세력들이 더 이상 단 일초도 KBS에 머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강하게 웅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자는 "'국민이 주인되는 방송을 하라'고 외치는 기자를 해고하고, '사장의 진퇴'를 묻는 직원들의 자발적 투표를 추진하고 있는 관련 직원 전원을 민주노총 노조가 형사고발하는 초유의 사태는 결국 권력 말기적 증상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할 것"이라며 "더 이상 기다릴 필요도 이유도 없다. 국민의 방송은커녕 고작 민주노총 숙주 역할에 불과한 KBS는 당장 철저히 청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사측의 징계 처분에 '재심'을 청구할 계획도 밝혔다. 이 기자는 "오늘 해임 통보서 수령에도 불구하고 저는 내일도 모레도 의연하게 'KBS 정상화'를 위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어쩌면 저들은 제가 당당하고 깨끗하게 재심 청구를 포기할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을지 모르겠으나, 저는 제게 주어진 모든 권리를 행사하고 또 그 과정 모두를 하나하나 기록으로 남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같은 투쟁 과정은 멀지 않은 미래에 새롭게 펼쳐질 KBS 민주노총 청산의 역사에 이정표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한 이 기자는 "오늘 제게 들이댄 잣대는 이제 곧 김 사장과 그 잔당들을 처단하는 데 똑같은 원칙과 기준으로 작동할 것이고, 추호의 망설임이나 주저함 없이 처절하게 단죄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도국장의 세 번째 갑질, '반민주적 폭력' 규탄"

    이 기자가 사내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게 된 건, 지난 5월 KBS 뉴스 제작진이 사전에 시청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앵커멘트 화면'을 '수정본'으로 교체한 사실을 이 기자가 모 유튜브 방송에서 지적한 것이 발단이 됐다.

    앞서 '간첩단 뉴스'가 메인뉴스에서 빠진 사실을 비판하는 성명을 KBS 보도게시판에 올렸다는 이유로 정철웅 KBS방송인연합회장이 보도국장실에 두 차례 불려간 데 이어 자신마저 KBS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국장실에 불려가자, 이 기자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보도국장을 맹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사측과 대립각을 세웠다.

    지난 5월 30일 오후 4시 30분경 통합뉴스룸 사무실에 나타난 이 기자는 "KBS는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양승동 사장 밑에서 편파방송의 끝판왕을 보여줬고, 현재 김의철 사장 체제에서도 정신을 못 차리고 편파방송의 막장을 보여주고 있다"며 "최근 9시 뉴스 앵커가 시청자들의 눈을 가리고 속임수를 썼다는 국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이를 지적하고 비판한 사내 직원들을 보도국장이란 자가 자기 사무실로 불러서 혼을 내고 겁박하고 있다"며 "저도 방금 성재호 보도국장 사무실로 불려가 '겁박'을 당했다"고 이 기자는 주장했다.

    이 기자는 "지금도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손발이 떨린다"며 "이런 게 겁박하는 거 아닌가? 사내에서 김의철 사장, 손관수 보도본부장, 성재호 보도국장을 비판하면 이런 식으로 직원을 보도국장실로 불러내 겁박주고 협박하는 게 보도본부의 일상이고 전통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 기자는 "그래서 김의철 사장과 그의 하수인들이 우리 KBS 기자들의 입을 닫게 만들고 언론자유를 박살내려고 하는 거냐"며 "KBS를 대한민국 대표 언론사로 믿고 지난 27년간 열심히 일했는데, 지금 이곳은 △사내 언론자유를 폭압적으로 말살하고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편파방송하는 특정진영의 '프로파간다 확성기'가 됐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지경"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4명이 북한 공작원을 접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사실을 KBS '뉴스9'가 보도하지 않은 것을 거론한 이 기자는 "'왜 보도하지 않느냐'라고 했더니, 보도책임자라는 자가 '기자들이 발제를 안 해서 안 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했다"고 비꼬았다.

    "KBS, 특정 진영 선전매체… 프로파간다 확성기 전락"


    이 기자는 "물론 국민들은 좌우의 다양한 이념적인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고, 이를 인정한다"면서도 "이념적인 차이와 다양성을 떠나서 국가안보와 직결된 이런 국민적인 관심사가 있다면 보도해야 하는 거 아닌가? '기자들이 발제를 안 해서 보도를 안 했다'는 말은 그래서 KBS보도본부 기자 전체에게 큰 모욕으로 들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문재인 정권의 양승동 4년, 그리고 그의 민주노총 언론노조 후계자인 김의철 1년을 우리는 힘겹게 보내고 있다"며 "이러니 국민들이 KBS를 믿겠나? KBS를 뭐로 보겠나? 특정진영의 선전매체요, 프로파간다 확성기로 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니 지금 많은 국민들이 'TV 수신료 분리징수'라는 극약처방까지 공론화하고 우리나라 공영방송 체제를 끝장내려고 하는 거 아니냐"고 다그친 이 기자는 "저는 지난 6년간 KBS에서 벌어진 '전임 사장 축출 사태' 등을 잘 지켜봤다. 불법파업을 하고도 어느 누구 하나 징계받는 일이 없었다"며 "이 자리에 있는 성재호 국장부터 민주노총 언론노조 위원장이었던 시절 분명히 사규를 어겨가며 사내직장 질서 문란사태를 일으켰는데, 그 뒤에 양승동 피디가 사장이 되고 나서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는 걸 보고 많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사내권력의 정점인 보도국장에 올라 오히려 KBS의 언론자유를 탄압하는 걸 보니, 내로남불이 남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며 "민주노총은 불법파업을 해도 징계를 안 받나? 이제 양승동·김의철 체제를 거치면서 회사 권력까지 장악했으니 언론자유를 방패삼아 맘대로 언론권력을 휘둘러도 되는 건가? 그래서 저 같은 평기자를 국장 사무실로 불러서 마구 겁박하고 협박해도 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저를 파면해 달라. 감사한 훈장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한 이 기자는 "김의철 사장, 손관수 보도본부장, 성재호 보도국장 등 KBS를 국민들로부터 빼앗아 '편파방송 공장'으로 타락시킨 자들이 모두 KBS에서 퇴진할 때까지 보도본부에서 농성을 하겠다"고 말했다.

    "파면당해야 할 사람은 바로 KBS 사장과 이사장"


    이 기자의 '예상'대로 KBS가 직장 내 징계 가운데 '가장 무거운 징계'인 해고 처분을 이 기자에게 내리자, KBS 안팎에서 KBS 경영진을 향한 비난과 성토가 빗발쳤다.

    KBS노동조합(1노조)은 "김의철 사장과 남영진 이사장은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지 오래"라며 "'경영참사', '인사참사', '불공정방송'의 끝판왕이 몰고온 KBS의 몰락은 모두 김 사장과 이를 방관한 남 이사장의 책임인데, 도대체 누가 누구를 해고한단 말이냐"고 다그쳤다.

    이에 "파면당해야 할 당사자는 바로 김 사장과 남 이사장"이라고 단정한 KBS노조는 "우리는 이영풍 기자와 함께 투쟁할 것이며 김 사장과 남 이사장을 역사적, 사법적 심판대에 올릴 것임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KBS공영노동조합(3노조)은 KBS 중앙인사위원회가 이 기자에게 해임을 통보한 것을 두고 "사측이 또다시 지옥문을 열었다"고 비판했다.

    KBS공영노조는 "이영풍 기자의 징계 혐의는 보도국장의 부당한 갑질과 도발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보도국장이 이영풍 기자가 유튜브에 출연해 KBS 뉴스의 불공정·편파방송과 오보를 비판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 직접적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불공정·편파방송에 대한 비판을 겁박한 것으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비판한 KBS공영노조는 "이 같은 언론자유에 대한 겁박에 분노한 이 기자가 보도국 사무실에서 자신의 입장을 담은 성명을 낭독하고 1인 농성에 들어가면서 장기 농성이 시작됐다"고 저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이 기자의 사내 농성을 두고 "불공정·편파방송 비판을 탄압하는 부당한 권력에 대한 정당한 항의였다"고 평가한 KBS공영노조는 "방송법과 정관이 규정한 공정방송의 직무상 의무를 해태하고 자행한 불공정·편파·왜곡방송으로 회사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 KBS 경영진이야말로 인사규정 제55조 제1·2·3호의 법령위반과 직무상 의무 위반, 공사명예훼손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일갈했다.

    KBS공영노조는 "정당한 비판활동을 한 이 기자가 해임 처분을 받았다면 KBS 경영진은 수백 번 파면 처분을 받아도 시원치 않을 중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김 사장이 양심이 있다면 당장 이 기자의 해임 처분을 철회하고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KBS방송인연합회는 "사측이 이영풍 기자를 해고했다"며 "노동자 고발전까지 벌이며 KBS 민주노총 노조가 깔아준 '동료 죽이기' 굿판에서 김의철 사장이 칼춤을 추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지시 불이행과 사내질서 문란 등이 해고 이유라고 하는데,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고 방송 질서를 문란케 한 장본인은 김 사장과 KBS 민주노총 아닌가?"라고 되물은 KBS방송인연합회는 "국내외에서 사규를 위반하고 스스로 KBS 얼굴에 숱하게 먹칠을 했던 민주노총 조합원에게는 어떤 징계가 있었던가?"라고 다그쳤다.

    KBS방송인연합회는 "민주노총 출신 경영진이 노동자를 해임하고, 교섭대표노조가 동료를 고발하는 기이한 사태를 보면서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아니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라는 언론계 격언이 떠오른다"며 "한때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던 그들이 또 다른 노동자를 해임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그들에게 어떤 노동자는 우리 편이고, 우리 편이 아닌 노동자는 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단정했다.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그들이 스스로 '살인'을 저지를 줄은 몰랐다"며 "동료에게 칼을 휘두른 진미위에서부터 시작된 폭력적인 성향이 이제 군사 독재 정권 시절을 방불케 하는 무자비한 칼춤으로 분출하면서 스스로 구시대적 집단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비판한 KBS방송인연합회는 "'징계를 멈추고 화합의 길을 찾자'고, '해고는 살인'이라고 떠들던 현직 보도국 간부들이 자신들이 쏟아냈던 말에 눈곱만큼의 진정성이 있었다면, 지금 당장 이 기자에 대한 해고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영풍 기자 해고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


    MBC노동조합(3노조)도 "이영풍 기자를 해고한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라며 KBS 경영진을 맹렬히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이 기자의 해임 사실이 알려진 직후 성명을 배포한 MBC노조는 "'해고는 살인'이라고 입버릇처럼 되뇌던 민주노총 언론노조 출신 김의철 사장이 이영풍 기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며 "그 이유가 기가 차게도 '지시 불이행' '사내 질서 문란' '외부인을 통한 불법행위 유발'이라고 한다"고 짚었다.

    MBC노조는 "고대영 사장과 김장겸 사장을 쫓아내기 위한 MBC와 KBS의 '2017년 파업'도 이영풍 기자와 같은 기자들의 제작 거부와 시위로 시작됐다"며 "기자들의 시위는 노동조합처럼 쟁의행위 권한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신분적 보장도 받지 못하지만 당시에도, 그 전의 제작거부에도, 경영진이 기자들을 해고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들이 하면 '정의의 외침'이고, 이영풍 기자가 하면 '지시 불이행'에 '사내 질서 문란'인가? 참 혀를 내두를 만한 '내로남불'의 현장"이라고 꼬집은 MBC노조는 "편향된 보도로 국민의 눈과 귀를 잠시 막을 수는 있으나 영원히 막을 수는 없다"며 "국민의 거대한 분노에 직면해 마지막으로 휘두르는 광포한 채찍도 김 사장의 마지막 발악에 지나지 않는다. 이 기자의 꺾이지 않는 투혼에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사내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2018년 MBC에서 해고된 최대현 전 아나운서도 KBS 경영진에 대한 쓴소리를 남겼다.

    최 전 아나운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의철 KBS 사장이 'KBS 정상화'를 위해 농성 중이던 이영풍 기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며 "지지부진한 공영방송 정상화 속에 또다시 민주노총 언론노조의 학살극이 재연되는 것인가"라고 우려했다.

    최 전 아나운서는 "언론노조의 폭력적 행위들에 대해 KBS 사측이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징계한 적이 있었냐"며 "KBS를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시켜 국민의 외면을 받게한 민주노총 언론노조의 행위는 정의롭고,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들고 일어난 KBS노조와 그 선봉에선 이영풍 기자는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인가?"라고 성토했다.

    "2013년 MBC노조를 세우고 민주노총 언론노조와 맞서 싸우며 근로조건과 복지를 위한 진짜 노조를 만들었던 나와 내 동료들은 '촛불광풍'으로 정권을 찬탈한 문재인 대통령의 묵인 속에 민주노총 언론노조 위원장 출신 최승호 사장에 의해 줄줄이 해고되고 중징계를 받아야 했다"고 과거 사실을 떠올린 최 전 아나운서는 "무수히 많은 언론인들이 민주노총 언론노조의 직장 내 폭력에 시달리다가 회사를 스스로 떠나야만 했고, 그 과정에서의 스트레스로 유산한 동료도 있었고, 암에 걸린 동료도 많았다"며 "도대체 왜 정상적으로 언론인답게 국민의 눈과 귀인 공영방송을 만들어 왔던 우리가 이토록 고통을 받아야만 하는가. 진정 대한민국의 정의는 죽어버렸단 말인가?"라고 절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