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직원 1천여명, 대국민 사과 및 민주노총 탈퇴 선언"사장·이사진 퇴진, 수신료 문제 해결의 전제이자 출발""더 이상 특정세력에 휘둘려선 안돼‥ 민노총 벗어나야"
  • ▲ '새로운 KBS를 위한 KBS 직원과 현업방송인 공동투쟁위원회(새KBS공투위)'를 이끌고 있는 허성권 KBS노동조합위원장(사진 중앙). ⓒ뉴데일리
    ▲ '새로운 KBS를 위한 KBS 직원과 현업방송인 공동투쟁위원회(새KBS공투위)'를 이끌고 있는 허성권 KBS노동조합위원장(사진 중앙). ⓒ뉴데일리
    본사와 계열사를 통틀어 총 1101명의 KBS 직원들이 김의철 KBS 사장과 이사진의 전면 사퇴를 요구하는 '기명 성명'을 냈다.

    지난 15일 결성 직후부터 서명운동을 시작한 '새로운 KBS를 위한 KBS 직원과 현업방송인 공동투쟁위원회(새KBS공투위)'는 "20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총 1101명의 서명을 받았다"며 "서명에 동참한 직원들과 함께 현 경영진이 완전히 물러나고 KBS가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때까지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1일 연속 성명으로 "수신료 분리징수 위기에 봉착한 KBS를 살리기 위해 'KBS 경영진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새KBS공투위'는 "그동안 불공정·편파방송 등으로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켜 드린 점에 대해 사죄드린다"며 "향후 공정방송을 회복하기 위한 긴급한 조치들을 취하고, 편성과 경영을 비상하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모든 노력의 첫 단추는 현 사장과 이사진이 물러나는 것"이라고 단언한 새KBS공투위는 "이들의 퇴진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퇴진 없이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천명했다.

    새KBS공투위는 "김의철 사장은 △경영자로서 무능했고 △편파방송을 멈추지 않았으며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수신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며 "최근엔 '(대통령실이) 수신료 분리징수를 철회하면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발언으로, 수신료 분리징수 방침이 철회될 가능성마저 사라지게 만들었다"고 개탄했다.

    "이처럼 KBS 직원들의 미래를 담보로 자신의 '자리보전'을 도모하려 했다"고 김 사장을 꾸짖은 새KBS공투위는 "게다가 무능한 경영으로 KBS의 곳간이 비고, 곰팡내로 넘쳐나게 만들었다"며 "그는 현재의 위기를 해결할 자격과 능력과 의지도 없다"고 단언했다.

    새KBS공투위는 "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자가 어떻게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단 말이냐"며 "위기를 자초한 김 사장이 즉각 사퇴하는 것만이 KBS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자 시작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모든 잘못의 최종 책임은 KBS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있다"고 지적한 새KBS공투위는 "이들은 김 사장의 불공정방송과 무능경영을 견제하지 못하고 오히려 은폐·방치했으므로 당연히 총사퇴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못박았다.

    새KBS공투위는 "KBS가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운동권과 민주노총, 민주당만을 위한 방송을 해서는 안 된다"며 △김의철 사장과 모든 본부장, 그리고 이사진 전원이 수신료 분리징수 사태를 초래한 책임을 지고 당장 사퇴할 것 △KBS의 모든 민주노총 출신 간부들이 민주노총으로부터 탈퇴할 것 △KBS의 모든 기자, 피디, 아나운서 등 방송 현업인들이 민주노총을 탈퇴할 것 △앞으로 민주노총 간부들의 모든 부당한 요구, 특히 특정 정치진영의 이익에 부합하는 지시를 거부할 것 △앞으로 일주일 안에 경영진과 이사회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공투위 집행부부터 농성, 삭발투쟁에 돌입할 것 등 5가지의 요구 사항과 투쟁 방침을 전달했다.

    다음은 KBS 직원 1101명이 전하는 대국민 사과성명.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 KBS 한국방송. 공영방송은 국민의 것이어야 합니다. 모든 국민의 것이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모든 국민의 것이 아닌, 일부 그것도 반쪽도 안되는 국민의 방송으로 전락해버린 KBS의 일원으로서 국민앞에 사죄하기 위해 섰습니다.

    KBS는 지금까지 오직 운동권과 민노총과 민주당만을 위한 방송을 해왔습니다. 견해가 다른 국민들의 시각은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생각이 다른 국민들을 훈계하고 윽박질렀습니다.

    KBS는 공적인 자산입니다. 국민 모두를 위해 봉사해야 합니다. 그러나 KBS는 한쪽의 국민들만 대변하는 정치선동의 도구로 전락했습니다. 민노총을 중심으로 한 한줌의 세력이 공적인 자산인 KBS를 멋대로 또 부당하게 빼돌려 사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자신들만의 선전선동을 위해 공적 자산을 가로채고 횡령했습니다. 군사독재 시절에도 보기 어려웠던 노골적인 불공정 편파 방송이 난무했습니다.

    무능한 경영은 있는 자산도 제대로 남아나지 않도록 했습니다. 지상파 방송이 축소된다고 하지만 SBS와 MBC,  종편은 흑자를 내고 있는 마당에 KBS는 대규모 적자로 시름하고 있습니다.  책임회피와 관료주의로 찌들어있는 민노총 출신 간부들은 존재 자체로, 또 그들의 말과 행위로 KBS의 경쟁력을 갉아먹었고, KBS를 아무런 희망과 의욕이 없는 조직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 결과는 국민들께서 주신 자산을 팔아먹으면서 연명하는 공영방송입니다.

    우리는 경영진과 이사회만을 탓할 수 없습니다. 불공정 방송과 무능경영을 통해 국민의 자산을 가로채고 횡령하고 낭비하는 범죄행위가 버젓이 벌어지는데도 우리는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불평과 불만을 말했지만, 더 저항하지 않았습니다. 부당한 보도, 불공정한 시각을 강요하는 보도, 프로그램 하나 하나를 감시하고 그것을 막기 위해 몸을 던져야만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햇습니다. 하루 하루의 편안안 삶에 만족했습니다. 꼬박 꼬박 나오는 월급에 만족하면서, 불평 몇 마디로 우리가 충분히 저항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와중에 회사는 썩어들어가고, 오늘의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몸부림이 될지, 아니면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한 KBS 환골탈태의 시작인지 우리도 모릅니다. 우리 앞에는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또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길이 놓여있습니다. 국민들께서 우리를 용서해주시고, 새로운 기회를 주실 것인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마지막 희망이라도 잡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왜 이제서야 이러느냐, 늦었다. 다 없어져야 한다. 쑈하지 마라. 밥줄 끊길 것 같으니까 이제야 움직이는가? 우리는 국민들의 분노를 잘 알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이 아니라 절반의 국민이라도 이렇게 분노한다면 그것은 오로지 KBS의 잘못입니다.

    이에 국민들께 사죄드립니다. 토를 달지 않고, 이유도 달지 않고 사죄합니다. 국민들은 무조건 옳습니다. 앞으로 국민들께서 더 회초리를 들어주십시오. 무조건 다시 기회를 달라는 말씀도 드릴 수 없습니다. 그것도 역시 국민의 판단입니다. 우리는 다시 KBS가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KBS 구성원 천 백명은 KBS가 정말 필요한 조직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마지막 한번의 기회를 주실 것을 국민들께 요청드립니다. 이 같은 마음을 전하고자 우리 천 백명의 사우는 국민들께 사죄의 삼배를 올립니다.
  • ▲ '새로운 KBS를 위한 KBS 직원과 현업방송인 공동투쟁위원회(새KBS공투위)'를 이끌고 있는 허성권 KBS노동조합위원장(사진 중앙).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