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격주로 만나자"… 이재명, 범국가비상경제회의 제안이재명 사법 리스크, 한일 정상회담 등 민감한 현안 대화 안 해
  •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김 대표가 취임한 지 일주일 만에 이 대표를 찾은 것이다.

    김 대표와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가 협력하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등 민감한 정치현안과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

    김기현 "궁극적인 목표는 나라 부강… 격주 단위로 만나자"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 위치한 민주당 대표실을 찾아 이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양당 대표가 만나는 것으로 상견례 차원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에서 이철규 사무총장, 유상범 수석대변인, 구자근 대표비서실장이 자리했고, 민주당에서는 이 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 안호영 수석대변인, 천준호 대표비서실장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먼저 모두발언을 통해 "정당이 원래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고 방향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궁극적인 목표는 민생을 잘 챙기고, 국민을 잘살게 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한다는 차원에서 같은 목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특히 반도체법 관련해서 약간 이견이 있었지만 3월 내에 처리하기로 합의한 결단에 대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 대한민국의 산업기술이 전 세계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보다 진일보한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머리를 맞대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여야 간 쟁점이 없는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그는 "지금 쟁점이 있는 법안들도 있고,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면서 "쟁점이 덜한 부분부터 먼저 법안을 처리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지난해 일몰된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8시간 추가 연장근로제'와 관련해 한시적으로 연장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8시간 추가 연장근로 요건 준비가 좀 덜 돼 있는 상황을 고려해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연장하자는 법안이 제출됐는데, 쟁점이 덜하지 않나 싶으니 빨리 해결할 길을 찾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우리 당이 비상체제였다 보니 여야 대표 사이의 대화가 원활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 체제로 복구했으니 격주 단위로 한 번씩 만나든지 식사를 해도 좋고, 다양한 형태로 공개·비공개 형태의 협의 대화 채널을 계속해 나갔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명 "공통공약추진단·범국가비상경제회의 구성" 제안

    이 대표도 모두발언에서 "김 대표가 당선 직후에 말한 것처럼 민생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정쟁이 아니고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경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이어 "여야가 입장을 떠나 국민 삶을 개선하는 데 어떤 것이 더 시급하고 유효한지 진지하게 수시로 머리도 맞대고 개선 가능한 방향들을 찾아내면 좋겠다"며 "정부·여당에서 제시하는 안건들이나 정책에 대해서도 퇴행적이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더 나은 국민 삶을 만드는 것은 언제든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대선 때 여야 후보들이 공통으로 국민께 약속 드린 것이 상당히 많다"며 여야 간 쟁점이 없는 법안들을 협치를 통해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이 대표는 '공통공약추진단' '범국가비상경제회의' 등의 구성을 통해 시급한 경제·민생현안을 논의하자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아울러 "다시 한번 당선과 방문을 축하 드리고, 정치가 그야말로 대결과 지배가 아니고 국민을 존중하면서 국민 삶을 개선하는 충직한 일꾼의 역할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가는 좋은 자리가 되기 바란다"고 기대했다.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환담을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환담을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20분간 회동, 여야 쟁점 등 현안 이야기는 없어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양당 대표의 회동은 약 20분 동안 진행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나 쟁점 법안 등 여야가 충돌하고 있는 현안과 관련한 이야기는 없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회동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회동 후 "민생문제 최우선 해결을 위해 앞으로 자주 만나 소통하자고 이야기가 됐다"며 "당대표끼리는 수시로 만나고 자주 보자고 했다. 정책위 의장도, 정무라인도 자주 만날 것이다. 격주로 못 박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이 대표가 제안한 공통공약추진단 등과 관련해서는 "제안을 들었으니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관련 브리핑을 진행한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가 기업 투자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어서 과감한 규제개혁을 말했고, 이 대표도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해제하자는 것이 본인 입장이라는 말로 호응해서 민생 관련 불필요한 규제에 대해서 여야가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김 대표도 여야 당대표 간 자주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여야 간 협력을 위해 민생을 위해서라도 잘 돕자고 동의하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안 대변인은 특히 이 대표가 제안한 공통공약추진단 등과 관련 "앞으로 국민의힘도 정책위가 구성돼야 할 것이고, 추후 관련 이야기를 차차 해나갈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또 주요 현안인 ▲한일정상회담 ▲5·18 관련 망언 ▲제3자 변제안 등과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며 "오늘은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우리 당을 찾아와서 큰 틀의 방향을 말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