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5년 역사 세계 최고(古) 오케스트라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와 협연
  • ▲ 창단 475주년 기념 정명훈 &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피아니스트 조성진 협연 기자간담회가 2일 서울 강남구 거암아트홀에서 열렸다.ⓒ정상윤 기자
    ▲ 창단 475주년 기념 정명훈 &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피아니스트 조성진 협연 기자간담회가 2일 서울 강남구 거암아트홀에서 열렸다.ⓒ정상윤 기자
    475년 역사의 세계 최고(古) 오케스트라인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마에스트로 정명훈(70)의 지휘와 피아니스트 조성진(29)의 협연으로 4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오른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3월 2~5일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 베버 '마탄의 사수' 서곡을 들려준다. 이어 7~8일에는 프로그램을 바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요하네스 브람스 교향곡 전곡을 연주한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첫 해외 투어로, 일곱 번째 내한이다. 오케스트라 창단 475주년과 함께 정명훈의 고희(古稀)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 단독 투어로 진행된다. 정명훈은 2012년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역사상 첫 수석 객원 지휘자로 임명돼 10년 넘게 정기연주회, 해외 투어 등을 함께하며 깊은 신뢰를 쌓고 있다.

    올해 고희를 맞은 정명훈은 2일 서울 강남구 거암아트홀에서 기자들을 만나 "아시아 투어를 하면 일본과 중국에서 많이 하고 한국은 1~2번 했다. 처음으로 한국에서만 6번이나 공연할 만큼 우리의 음악 수준이 높아졌다. 훌륭한 오케스트라를 초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1548년 창단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독일 궁정악단의 음악적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세계 최정상의 오케스트라다. 바흐·바그너·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 서양고전음악의 대가들이 거쳐갔으며, 독일 악단 특유의 웅장하면서 두텁고 중후한 소리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 ▲ 에이드리안 존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대표, 지휘자 정명훈, 피아니스트 조성진.ⓒ정상윤 기자
    ▲ 에이드리안 존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대표, 지휘자 정명훈, 피아니스트 조성진.ⓒ정상윤 기자
    에이드리안 존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대표는 "드레스덴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악단으로 오케스트라의 문화를 주도했다"며 "정명훈은 단원들에게 '갓파더(대부)' 같은 존재로 존경을 받고 있다. 그의 지휘는 연주자들이 자발적으로 연주할 수 있는 공간과 여백을 만들어준다"고 밝혔다.

    조성진은 내한 공연 중 네 차례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선보인다.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러시아 음악의 화려하면서도 짙은 애수를 담고 있다. 조성진이 2011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했을 때 결선에서 연주했던 곡이기도 하다.

    지난 2월 24~26일(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에서 먼저 호흡을 맞췄던 조성진은 "독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잘하는 오케스트라라는 인상을 받았다.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콘체르토는 많은 오케스트라와 연주해 봤지만 드레스덴은 현악 파트가 벨벳과 같은 깊은 소리가 나서 즐겁게 연주했다"고 평했다.

    이어 협연곡에 대해 "6살 때부터 쳤던 곡이다. 너무 유명해서 할 때마다 부담이 되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더 특별하게 잘 할 수 있을까'보다 제가 생각하는 음악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다른 사람들 연주를 듣지 않고 악보 공부를 더 많이 하면서 준비하한다"고 말했다.

    정명훈은 2009년 한 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조성진의 연주를 처음 듣고 인연을 맺었다. 조성진은 "선생님이 항상 저와 같이 연주해 주셔서 영광이다. 다만, 당시에 콘체르토를 해본 경험이 많이 없었는데 처음부터 훌륭한 지휘자를 만나 기준이 너무 높아져서 나중에 좀 힘들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정명훈은 "13살 밖에 안 된 어린 아이가 음악적으로 모든 걸 이해하면서 치는 걸 보고 놀랐었다. 젊은 연주자들 사이에서 뛰어나게 활약하고 있는 조성진을 단원들에게 소개했을 때 흐뭇하고 자랑스럽더라.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벌수록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기회가 많아진다. 15년간 지켜본 조성진은 겸손함을 지키며 음악가로서의 길을 잘 가고 있는 것 같다"고 화답했다.
  • ▲ 창단 475주년 기념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공연 포스터.ⓒ빈체로
    ▲ 창단 475주년 기념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공연 포스터.ⓒ빈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