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언련, 편파·왜곡 방송 7건‥ 방심위 고발 계획"KBS, 간첩단 사건 당일‥ 단 한 줄도 보도 안 해""MBC, '조작된 사건'이라는 모 단체 주장만 부각"
  • ▲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출석한 사실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출석한 사실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2021년 말부터 1년 3개월째 공영방송 모니터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공정언론국민연대(이하 '공언련', 공정감시단장 이홍렬)'가 지난 16일부로 TBS에 대한 모니터를 종료하기로 했다.

    이는 TBS에서 '편파진행의 대명사'로 불리던 3명의 라디오 DJ(김어준·신장식·주진우)가 일제히 하차하면서 더 이상 TBS를 감시할 필요성이 사라졌기 때문.

    공언련은 전·현직 언론인과 시민단체 회원, 대학생 등으로 구성된 모니터 인력을 나머지 4개 방송사(KBS·MBC·연합뉴스TV·YTN)에 집중시켜 공영방송의 공정성 회복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1월 둘째 주(1월 9~15일) 4대 공영방송사의 주요 뉴스·시사 프로그램을 살펴본 공언련은 "총 58건의 불공정 보도 사례(MBC 25건, KBS 21건, YTN 10건, 연합뉴스TV 2건)를 적발, 이 중 편파·왜곡 정도가 심한 7건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고발조치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제주·창원 간첩단 사건에 '침묵'… 편향적 이슈 선택


    공언련에 따르면 좌파정당 간부 등이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뒤 수년간 이적활동을 해왔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진 지난 9일, 양대 공영방송사인 KBS와 MBC가 이 사안을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MBC는 "'간첩단 사건'은 정부의 조작"이라는 시민단체의 일방적 주장만 기사로 다뤄, 방송심의규정 제9조 공정성을 위반했다는 게 공언련의 지적이다.

    현재 MBC뉴스 홈페이지에는 한 시민단체(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가 "이번 간첩단 사건은 정부의 국면 전환용 조작 사건"이라고 밝힌 기자회견 내용만 있을 뿐, '제주·창원 간첩단 사건'의 실체를 알 수 있는 뉴스는 전무한 상태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그렇잖아도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대공수사 기능이 취약해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공영방송사가 뒷짐을 진 채 기사를 누락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범죄 피의자로 소환됐는데… 보도는 '대선 출정식' 연상


    지난 10일 MBC '뉴스데스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특혜 의혹 사건의 피의자로 검찰에 출두한 것을 보도하면서 리포트 자막 타이틀을 <"검찰 쿠데타">로 뽑아 이 대표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반영했다.

    특히 해당 리포트에서 "아침 일찍부터 모인 수백 명의 지지자들 사이를 뚫고…" "검은 정장 차림으로 포토라인에…" "민주당 지도부가 뒤를 둘러 쌌습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한 뒤 "무혐의 처분한 사건인데 다시 끄집어낸 사법 쿠데타다" "검찰이 답을 내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항변하는 이 대표의 녹취를 3차례나 반복·보도했다.

    공언련은 "뉴스데스크는 이재명 대표가 왜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게 됐고, 의혹의 핵심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며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당당히 맞서는 야당 대표의 모습을 부각하는 데에만 주력했다"고 비판했다.

    녹취록 일부만 소개하며 '이재명은 무관' 강조


    지난 12일 뉴스데스크는 '뉴스타파'가 방송한 '정영학 녹취록' 일부를 토대로 이 대표가 대장동 사건의 주범이 아닐 수 있다는 식으로 몰고 갔다. 반면 이 대표가 대장동 사건의 핵심이라는 관련자들의 증언은 모두 누락했다.

    담당 기자는 "남욱 변호사와 유동규 본부장이 '2층도 알아서는 안 되고, 우리 둘만 평생 가지고 가자' '그 성남 시청 2층에는 시장실이 있다'고 말했다"고 녹취록 내용을 소개하면서 마치 이 대표와 대장동 사건이 서로 무관한 것처럼 방송했다.

    담당 기자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에 대해 수시로 보고받은 정황은 있지만, '직접 지시하거나 수익을 챙겼다'는 언급은 없다'"고 단정했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검찰이 녹취록 외에도 다른 진술과 증거가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1300쪽 분량의 녹취록 가운데 특정 내용만 골라, 이 대표가 혐의가 없다는 식으로 몰아간 것은 방송심의규정 제9조 공정성을 위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TV조선 '재승인' 받았으니 문제될 게 없다?


    지난 13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는 방송통신위원회 간부가 2020년 TV조선의 재승인 심사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사안을 다루면서 결과적으로 재승인이 이뤄졌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사안이라고 왜곡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미디어전문 매체 기자와 주진우 전 기자는 "결국은 TV조선 재승인이 이뤄져서 범죄가 성립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재승인을 막는다는 범죄의 목적이 이뤄지지 않았고, 2017년 심사 때보다 높았으니 문제가 없다"고 단정했다.

    이에 공언련은 "TV조선은 2020년 재승인 심사 당시 '조건부 재승인'을 받으면서 여러 까다로운 조건들을 부여받았고, 이 과정에서 점수 조작 의혹이 불거져, 심사 결과뿐 아니라 심사 과정에서 빚어진 절차의 불법성이 모두 수사 대상이 된 상황"이라며 "'주진우 라이브'는 이런 내용은 언급하지 않으면서 마치 검찰의 수사가 잘못된 것처럼 '억지 프레임'으로 몰고 갔다"고 지적했다.

    '성남FC' '변호사비 대납' 의혹 다루며 이재명만 두둔


    지난 11일 방영된 MBC '2시 뉴스 외전'에는 TBS에서 편파진행으로 물의를 빚었던 신장식 변호사가 나와, '성남FC 의혹과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은 물증이 드러난 것이 없는 데도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하고 있다'는 식으로 몰아 갔다.

    이날 신 변호사는 이 대표가 성남FC 의혹으로 검찰조사까지 받았음에도 "용도변경에 불법성이 드러난 게 없다" "광고비 집행에도 문제가 없다"고 확신한 뒤, 네이버 측이 작성한 '성남시에 제기할 민원' 문건에 대해서도 "윗 사람에게 보고하기 위해 부풀려 만든 문서일 가능성이 있다"며 일방적으로 이 대표를 두둔하고,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서도 "진술만 있을 뿐"이라고 단정했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알 수도 없는 민주당 편향 변호사 한 명만 출연시켜 일방적으로 이재명 대표를 두둔한 것은 객관성과 공정성을 지켜야 하는 방송심의 기준을 명백하게 위반한 사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진 여론조사는 믿을 수 없다?


    지난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2주마다 정례적으로 이뤄지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에 불리한 결과가 나온 것을 두고, 자신의 추정을 근거로 "신뢰할 수 없는 조사"라고 주장했다.

    최근 NBS 여론조사에서 민주당만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정 의원은 "여당 관련 질의를 여러 번 하고 지지율을 물어봤기 때문에, 야당 지지자들이 중간에 전화를 많이 끊어서 생긴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걸 보고 소위 말해 판이 튀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NBS 여론조사의 질문은 ①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평가 ②긍정 또는 부정 평가 이유 ③국정운영 신뢰도 ④정당 지지도의 순서로 진행됐고, 이는 이전에 실시됐던 조사와 똑같았다"며 "그럼에도 정 의원은 '이번 조사는 질의 자체가 여당에 유리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엉뚱한 곳으로 돌렸다"고 비판했다.

    공언련은 "정청래 의원의 주장은 '추정'이라는 형식을 띄긴 했지만, 공식적인 여론조사 기관들과 이들에 의해 실시된 조사 결과의 신뢰를 저해하는 중대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진행자는 이런 허위사실을 바로잡아 주지 않아 편향성 논란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