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언련 "TBS·MBC 등 '친민주·편파 방송' 여전히 많아""TBS 하차하는 김어준, 지난주에도 '정치편향적' 진행"
  • ▲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방송인 김어준. ⓒ뉴시스
    ▲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방송인 김어준. ⓒ뉴시스
    올해를 끝으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하차하는 방송인 김어준이 12월 첫째 주 방송에서도 '변함없이' 더불어민주당의 관점으로 이슈를 풀어내는 불공정·편파 진행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현직 언론인, 시민단체 회원, 대학생 등 40여 명의 모니터링 조사단을 통해 5대 공영방송사(KBS·MBC·연합뉴스TV·YTN·TBS)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공정언론국민연대(이하 '공언련', 공정감시단장 이홍렬)'는 "12월 첫째 주(5~11일) 방영된 주요 뉴스·시사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한 결과, 총 66건의 불공정 보도 사례가 적발됐다"며 "방송사별로는 TBS와 KBS가 각각 22건으로 가장 많았고, MBC가 13건, YTN이 9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공언련은 "이 가운데 편파·왜곡 정도가 심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MBC '2시 뉴스 외전' 등을 상대로 방송심의규정 위반 여부를 심의해 줄 것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술자리 의혹'은 키우더니, 첼리스트의 '거짓말 실토'는 모른 척

    공언련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제기된 당일, KBS '뉴스9'는 주요 뉴스로 이 사안을 보도했으나, 정작 이 뉴스가 허위로 밝혀지자 이와 관련된 보도는 누락했다.

    당초 의혹을 제기했던 첼리스트는 지난 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모두 거짓이었다"며 사건의 전모를 털어놨지만 '뉴스9'는 해당 발언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공언련은 "이 사건은 민주당 김의겸 의원의 의혹 제기 이후 민주당 지도부가 나서서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며 한 달 넘게 많은 논란을 불러왔는데, 정작 사실 여부가 가려졌는데도 후속 보도가 전혀 없는 것은 야당에 불리한 기사를 의도적으로 누락시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지난 6일 민주노총이 주도한 총파업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등 대형 사업장들이 빠지면서 '파업 대오'에 균열이 생겼는데도, '뉴스9'는 이와 관련된 보도는 누락한 채 오히려 '동조 파업'이 늘고 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날 '뉴스9'는 <'화물연대 지원' 민주노총 총파업…건설·택배 동조 파업 예고>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민주노총의 동조 파업에 나서는 곳도 늘고 있다" "건설노조의 부울경 지부의 타설 노동자들이 동조 파업에 들어간데 이어 모레(8일)부터는 레미콘 노동자들과 콘크리트 펌프카 노동자들도 참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KBS 뉴스 시청자들은 화물연대의 동조 파업이 늘어만 가는데도, 왜 갑자기 파업이 종료됐는지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7일 '뉴스9'는 이번 화물연대 파업의 핵심 이슈인 '안전운임제'의 효과에 대해 국토교통부의 자료를 분석하는 리포트에서 민주노총에 불리한 자료는 빼고 유리한 자료만 부각시켰다.

    '뉴스9'는 안전운임제가 시행되고 나서 1년 동안 노동자들의 월 수입이 시멘트는 240만원에서 414만원으로 늘고, 교통사고 건수도 690건에서 674건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안전운임제 대상 화물차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1년 전 보다 오히려 42.9% 늘었다는 내용은 빠뜨리는 등, 안전운임제 연장에 대한 긍정적 자료만 선택적으로 인용 보도했다.

    인터넷 정치 사이트 설문조사를 '법적 여론조사'인 것처럼 왜곡

    MBC '2시 뉴스 외전'은 지난 5일 인터넷 정치 커뮤니티 방문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찬반투표 의견조사를 마치 정식 여론조사인 것처럼 왜곡해 방송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고승혁 옥소폴리틱스 데이터센터장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찬성 29.9%' '반대 54.5%'가 나왔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고 센터장은 이 결과가 일반적인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차이가 나는데도 "법적으로 여론조사가 맞다"며 "여론조사 업체로 등록돼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공언련은 "옥소폴리틱스가 조사한 방식은 일반 여론조사가 아닌, 자체 인터넷 사이트의 설문조사에 불과하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여론조사 업체로 등록도 안 돼 있다"며 "이는 여론조사 관련 심의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지난 11일 <'대화' 아닌 '진압'에 무릎 끓은 화물연대‥윤석열의 '법과 원칙'은?>이란 주제로 화물연대 사태를 다루면서 '화물연대 파업은 옳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나쁘다'는 프레임을 씌워 방송했다.

    '스트레이트'는 화면 좌측 상단에 △파업이 재난이라는 정부 △국제노동기구 개입도 무시 △노동자 파업에 공정위 동원 △안전운임제, 왜 절실한가 △백기투항에도 강경 일관 등 정부의 대처 자체가 잘못됐다고 단정하는 자막을 방송 내내 고지했다.

    이어 "노조는 대화 상대가 아닌 제압 대상이 됐다" "권리를 찾기 위한 집단행동은 너무나 쉽게 혐오와 응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시간" "국민의 힘은 화물연대 파업을 체제 전복 시도로 몰아가며 노골적인 색깔론 공세를 펼쳤다" "공정위 조사관 10여 명이 화물연대 사무실에 들이닥쳤다"고 비판하며 정부·여당의 대응이 부당하다는 식으로 몰아갔다.

    반면 화물연대 노동자 3명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보여주면서 '파업의 정당성'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고, △친노동계 학자 △참여연대 출신 △문재인 정부 및 이재명 캠프 출신 인사 등 진보·좌파 인사들의 인터뷰를 방영했다.

    김건희 여사만 나오면 '조롱'부터 하고 보는 김어준

    지난 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대통령 한남동 관저 이전에 '천공'이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구체적으로 "천공이 다녀가고 나서 외교부장관 공관으로 바뀌었다. 이 선후관계는 확실하다"고 단정했다.

    공언련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는 당시 천공을 직접 목격했거나 직접적인 보고 계통에 있는 사람이 아닌, '육군으로부터 들은 국방부 고위관계자'라는 말뿐이었다"며 "이날 김종대 전 의원은 아무런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 했다"고 지적했다.

    공언련은 "김 전 의원은 사흘 전인 지난 2일 한 좌파 유튜브에 출연해 이러한 주장을 처음 했는데,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최소한의 팩트체크도 없이 김 전 의원을 즉각 섭외해 이러한 허무맹랑한 주장을 공영방송을 통해 확대·재생산했다"고 비판했다.

    김어준은 지난 8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면서 대통령실이 베트남 주석 방한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사진을 배포한 것을 두고 "공동 정권도 아니고 김건희 정권이라고 해야 되나?"라고 비난했다.

    이어 김 여사가 '우리나라 국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비자 발급의 편의성을 높여 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김어준은 "왜 비자 문제를 본인이 얘기해요? 와~ 정말,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나라가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에도 김어준은 "법에도 없는 대통령 부인의 이 지위는 대체 무엇인가? 부인이 부릅니다"라고 말한 뒤 '내가 왕이다'라는 트로트 곡을 틀었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김 여사가 '친교 차담' 자리에서 양국 현안에 대해 한 마디 언급한 것을 두고, 권력 개입이나 외교 결례라도 되는 것처럼 이틀 연속 비방하고, 노래까지 틀어대며 조롱·희화화했다"고 비판했다.

    여당 인사 인터뷰 때는 '대들고', 야당 인사에는 '고분고분'

    지난 5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를 진행한 최경영 KBS 기자는 출연 패널과 인터뷰를 하면서 여권 인사는 공격하듯 몰아붙이고 야권 인사에게는 고분고분 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최 기자는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유체이탈식으로 말씀하시지 마시고요" "아니, 왜 일방적이죠. 이게?" "원희룡 장관이… 11월에 (안전운임제를 하겠다고) 발표하면 노동자가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는 겁니까?" "아니, 발표하면 끝이라매요"라며 마치 선거 토론에서 상대 후보를 공격하듯 목소리를 높여 몰아붙였다.

    이에 김 위원장은 "아니죠. 왜 그렇게, 우리 최경영 앵커께서 굉장히 말씀을 자꾸 잘라서, 남의 말씀을 왜곡하면 안 되는데"라며 거듭 반론 기회가 차단된 것에 대해 항의했다.

    반면 최 기자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의 인터뷰에서는 서해 피격 사건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는 박 전 원장의 주장에 적극 동조하며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한 목소리로 비판·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