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5년간 산림 5184㏊ 훼손… 여의도 면적 17배 넘어연간 3만3698t 이산화탄소 흡수 기능 감소…車 1만7551대김희곤 "태양광 위법행위 신속히 수사하고 재발 방지해야"
  • 산지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뉴데일리DB
    ▲ 산지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뉴데일리DB
    문재인정부 5년간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를 위해 여의도 면적의 17배가 넘는 산림이 훼손돼 이산화탄소 흡수(감축) 효과가 연간 3만tCO2(이산화탄소톤) 이상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재인정부가 탄소중립정책의 일환으로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를 통한 탄소 배출 감소를 꾀했으나 정작 산림 훼손으로 연간 사람 기준 2982명, 자동차 기준 1만7551대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자연의 정화 기능이 사라진 것이다.  

    이산화탄소 흡수 기능, 연간 3만3698tCO2 감소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태양광발전 시설로 훼손된 산림은 5184㏊(헥타르·1㏊=1만㎡)로 조사됐다.축구장(0.7㏊) 7406개 규모, 여의도 면적(290㏊)의 17배가 넘는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같은 기간 산림 훼손에 따른 이산화탄소 흡수 기능은 올해 기준 연간 3만3698tCO2 감소된 것으로 평가했다.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7년부터 산림 훼손에 따른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 기능이 지속적으로 약화한 결과다. 산림청은 국내 산림 1㏊는 연평균 약 6.5tCO2의 온실가스를 흡수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2017년 1435㏊의 산림이 훼손돼 이산화탄소 흡수 기능이 9328tCO2 감소했다. 이후로도 매년 증가해 △2018년 2443㏊ 훼손, 15880tCO2 흡수량 감소 △2019년 1024ha 훼손, 6656tCO2 흡수량 감소 △2020년 229ha 훼손, 1489tCO2 흡수량 감소 △2021년에는 53ha 훼손돼 345tCO2 흡수량이 감소했다.

    이산화탄소는 인간의 화석연료 소비 증가로 배출되는 대표적 온실가스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 국민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586.2tCO2고 1인당 11.3tCO2다. 이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다면 올 한 해 2982명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방패막이가 사라진 것이다.

    자동차 1만7551대 이산화탄소 배출 흡수 못해

    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동차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3등급인 승용차는 1km를 주행할 때마다 128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표준연비 측정을 위한 모의주행 시 생성된 배기가스를 포집해 분석장치를 측정해 실측값을 매긴다.

    연간 주행거리를 1만5000km라고 가정했을 때 승용차 1대가 1년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1.92tCO2다. 문재인정부 5년간 산림 훼손으로 인해 1만7551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흡수가 어려워진 셈이다.

    문재인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 '재생에너지3020 이행계획'을 발표하면서 태양광발전 설치에 박차를 가한 결과다.

    임상진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산지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산으로서 가치, 숲의로서 가치가 다른 지역보다 낮다든지 그런 곳 위주로 해나가야 한다. 신재생에너지가 좋다고 무분별하게 모든 산을 깎아서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누가 봐도 좋은 방향이 아니다. 다른 에너지들과 잘 조합해 차근차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정부가 전임 정부와 다른 행보를 보이자 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신재생에너지지원사업(전력기금사업)을 대상으로 합동점검을 벌인 결과 2267건, 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이는 전국 226개 자치단체 가운데 12곳, 문재인정부 5년간 투입된 12조원 중 2조1000억원과 관련해서만 1차 조사한 결과로 전국적으로 조사를 확대할 경우 적발 사례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尹정부는 원전-재생에너지 함께 활용 방침

    민주당은 태양광사업과 관련한 불법·부당한 사례를 들여다보는 현 정부를 향해 전임 정부를 대상으로 한 좌표 찍기라고 규정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20일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정부가 해야 할 일은 과거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 죽이기를 당장 멈추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정부는 당장 재생에너지 발전을 중단하겠다는 것이 아닌,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함께 활용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20일 원자력발전을 친환경 경제활동으로 분류하고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공식적으로 포함하기로 했다.

    한덕수 총리는 2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부의 방침은 재생에너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저전력으로서 원자력발전과 함께 재생에너지도 함께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곤 의원은 "문재인정권 5년 동안 무분별하게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사업 확대에만 몰두하다 보니 온갖 비리와 의혹이 상당하다"며 "정부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사업에 대한 불법, 위법행위에 대해 신속히 수사를 실시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