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간사 이용호 "선거 승패의 문제는 이미 끝나… 누적된 감정 분출되는 것"'당대표 이준석' 임기 아직 1년 남아… '당권경쟁' 일부 분석은 아직 일러"나름대로 생각들 있지만, 말 아끼는 상황… 속마음 표출하면 분란 우려"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지도부가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지도부가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내 친윤(親尹)계 인사들이 최근 당 내 갈등의 원인은 2024년 총선 전 리더십 교체를 바라는 목소리가 표출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등으로 흔들리는 이준석 대표를 비판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위해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이준석 공로 크지만, 안정감 주느냐에 엇갈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당대표가 여러 곳에서 비판받고 있다'는 지적에 "이기고 지고의 문제는 이미 끝난 얘기"라며 "그동안 누적됐던 감정이 폭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가 바람을 일으키면서 양대 선거에서 계속 이겨왔는데, 누가 뭐래도 이 대표의 공로가 크다"고 전제한 이 의원은 "다만 젊은 리더십이라고 하는 것이 그동안 기성 정치를 쭉 해온 많은 분들이 볼 때 이게 무게감이 있느냐, 안정감을 주느냐, 상대를 배려하느냐 이런 것들에 대해 조금 엇갈리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이어 "도저히 지금은 한 2년 후까지 총선이 남았기 때문에 '그사이에는 리더십을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들이 자꾸 표출되면서 지금 국면을 지금 만들어 온 것이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최근 당 내 갈등상황이 발생한 것에는 누구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꼭 책임을 따지기보다 지난 대선 과정, 지방선거를 치러오면서 축적된 서로 간의 불신, 리더십의 문제 등이 표출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정진석·배현진 이어 이용호까지 '이준석 링' 위에

    '서로 간의 불신'을 앞세웠으나, 리더십 문제를 재차 거론하며 사실상 이 대표의 책임이 더 크다고 지적한 셈이다. 

    이 대표는 최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장제원 의원과 친윤계 정진석 의원, 배현진 최고위원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간장 한 사발'(간 보는 안철수 의원과 장제원 의원 합성어로 해석)이라고 적으며 장 의원과, 친윤계와 가까워지는 안철수 의원을 동시에 저격하기도 했다.

    호남 현역 무소속 의원이던 이 의원은 대선정국이던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에 전격적으로 입당했다. 친윤계 맏형격인 정진석 의원이 공을 들여 영입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천군만마를 얻었다"고 추켜세웠다. 이 의원은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를 맡으며 대표적 친윤계 인사로 꼽힌다.

    친윤계를 주축으로 꾸려진 공부모임 '민들레'(민심 들어 볼래) 공동 간사인 이 의원까지 이 대표 비판에 합세한 만큼 친윤계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다음달 7일 이 대표의 성 상납 관련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따른 징계 심의를 예고한 만큼 당 주도권을 쥐기 위한 행보를 밟아 나가는 것이다. 

    27일 국회에서 장 의원 주도로 열린 미래혁신포럼에는 정진석·정점식·배현진 의원 등 친윤계 인사들이 총집결하기도 했다.

    당 내 갈등이 이 대표와 일부 인사들의 당권경쟁 측면이라는 분석에 이 의원은 "이 대표의 거취가 결론 나면 당권경쟁으로 당연히 가겠지만 임기가 1년 가까이 남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그렇게 연결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도 "저도 지켜보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온 것이 안타깝고 말을 아낄 수밖에 없다. 누구나 다 생각은 있지만 다 그 생각을 밖으로 표출하다 보면 당이 견뎌내겠나"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 대표의 윤리위 징계 심의를 앞둔 당 내 분위기는 "말을 아끼는 상황"이라며 "나름대로의 생각들을 갖고 있지만, 속마음을 표출하면 분란을 가져오지 않을까 싶어 굉장히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준석, 반격 나서지만 정치권 안팎 압박 거세

    이 대표도 반격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가톨릭대 특임교수가 장 의원을 비판한 발언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시사 패널들은 누구를 비판하더라도 편하게 말씀하라"고 적었다.

    장 교수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장제원 같은 분은 정권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행태에 대해 방송에서 비판 좀 했다고 방송국에 전화해 저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항의하는 게 권력실세가 할 일인지 잘 모르겠다"고 주장한 데 힘을 보탠 것이다.

    이 대표의 징계 심의를 앞두고 정치권 안팎의 압박은 거세지는 모양새다. 2013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이던 이 대표에게 성 상납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 측 법률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 대표의 견해를 밝히는 글을 올렸다.

    김 대표는 "이준석 멘티님, 금주 간장을 드시는 것 같던데, 그거 혹시 진간장 아닌가요. 김성(진)+간장. 김성진이 이번주 서울경찰청 수사 받는 것이 '찐' 간장일 뿐, 나머지는 싱거울 수 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22일 국회를 찾아 "지식경제부에서 최초로 시행한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과정 1기 당시 김성진 대표는 멘토로 참여했고, 이준석 대표는 김성진 대표의 멘티였다"고 소개한 바 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인 김 대표를 30일 참고인 신분으로 접견해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