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여야 회담에도 접점 못 찾아… 여야, 원 구성 협상 또 불발국힘 "국회 정상화 해야"… 민주당 "의장단부터 선출하자"국민의힘, 법사위 정점식 등 국회 상임위 간사 16명 확정
  • ▲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8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에 착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8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에 착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회가 10일째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가는 가운데, 8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 만남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타결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민생과 의회민주주의에 역주행하려는 민주당식 사고와 행동"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18곳의 상임위원회 중 16곳의 여당 간사 명단을 발표하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원 구성 협상 불발… 국회 마비 상태는 지속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원 구성 협상을 위해 1시간가량 회담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여당은 전임 원내대표 간 합의대로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여야가 바뀐 만큼 새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양당의 기존 방침을 확인하는 데 그치며,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인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다.

    회담 후 송 부대표는 브리핑을 통해 "각 당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합의점을 찾기 어려웠다"며 "그래도 머지않은 시간 내에 의견 절충을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송 부대표는 "국회에 인사청문을 요청한 장관후보자들이 여럿 있다"며 "청문 기한이 도래하기 전에 가급적 의견이 합치될 수 있으면 좋지 않으냐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진 부대표는 "원 구성 협상이 조속한 시일 내에 되면 좋지만, 단기간에 합의하지 못하면 인사청문회도 해야 하기에 국회의장단부터 선출하면 어떠냐는 민주당의 입장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송 부대표는 회동 일정을 논의한 바가 있느냐는 질문에 "다시 만날 구체적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각자 당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다시 검토하고 상의도 해서 머지않은 시일 내에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 개선과 관련해 송 부대표는 "현 시점에서 법사위의 기능·임무에 손대는 것은 더 큰 문제점을 가져올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상임위 재배분에 대해 논의를 한정적으로 해서 조속히 타결을 이루는 것이 국민을 위해서 국회에서 해야 할 책무"라고 선을 그었다.

    與 "민주당식 사고와 행동으로 민주주의 성장시킬 수 없어"

    국민의힘은 이 같은 상황을 민주당의 '발목잡기'로 규정하며 비판에 나섰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 취임 30일째인 오늘까지 사회부총리·보건복지부장관·국세청장·합참의장 등은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외 위기 속에 각종 민생현안은 국회에 쌓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양 대변인은 이어 "국민의힘은 더이상 국회와 여당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할 수 없다"며 "정부와 소통하며 견인할 것은 견인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가 선거 후폭풍과 정쟁과 당리당략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민주당에 거듭 강조한다"고 말한 양 대변인은 "민생과 의회민주주의에 역주행하려는 민주당식 사고와 행동으로는 더이상 민주주의를 성장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양 대변인은 "국회의 책임과 권위를 짓밟고,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의회를 정당의 사유물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은 하루빨리 국회 정상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상임위 16곳 간사 발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이날 18곳의 상임위원회 중 16곳의 상임위 여당 간사 명단을 발표했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야 간 타협점을 찾지 못해 후반기 원 구성에 차질을 빚는 가운데, 민주당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 정점식 △정무위원회 윤한홍 △기획재정위원회 류성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성중 △외교통일위원회 김석기 △국방위원회 신원식 △행정안전위원회 이만희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용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양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철규 △보건복지위원회 강기윤 △환경노동위원회 임이자 △국토교통위원회 김정재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김성원 △국회운영위원회 송언석 △교육위원회 이태규 등을 간사로 내정했다. △여성가족위원회 △정보위원회 간사는 이날 발표하지 않았다.

    송 부대표는 이날 간사 명단을 발표하면서 "후반기 국회 상임위의 국민의힘 간사 명단은 야당에서 여당으로 변한 상황에서 정부의 집행력을 뒷받침해 주고 여야 간 협치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법사위원장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이 결국 양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지난해 했던 약속을 지키면 된다"며 "약속을 지키면 되는 문제인데 약속을 변경하려고 하니 협상이 안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 평론가는 "약속을 어겨가면서 (법사위원장을) 달라고 하는 것은 법안 심사를 통해 윤석열정권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라며 "그것은 발목잡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민주당 내에서 결국에는 '약속을 지키자' '그냥 내주자'는 움직임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통화에서 "원 구성은 안 할 수 없다"며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가져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