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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적 대통령 해소" vs "제왕적 장관은 괜찮나"… 법무부 '인사검증' 논란

법무부 25일 '인사정보관리단장' 신설 입법예고… 인사혁신처 동시에 '법부부장관에 권한 취탁' 개정 입법예고윤 대통령 "청와대 권한 분산, 부처 독립성 확보" 일관된 공약… "검찰·법무부 권한 독점" 비판도

입력 2022-05-24 15:57 수정 2022-05-25 15:24

▲ 지난 4월13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2차 내각 발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연합뉴스

윤석열정부 출범과 함께 폐지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고위공직후보자 '인사검증' 권한을 법무부에 부여하는 방안이 현실화하면서 법조계와 정계에서 설왕설래가 일고 있다.

법무부는 24일 관보에 공직자 인사검증을 맡을 '인사정보관리단장'을 신설하고, 업무에 필요한 인력을 증원하는 내용을 담은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 공고를 게시했다. 

법무부는 "인사혁신처장의 공직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정보의 수집·관리 권한을 기존 대통령비서실장 외에 법무부장관에게도 위탁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법무부·인사혁신처, '2일 기한' 개정안 전격 입법예고… 윤석열식 '속도전' 재현

법무부는 이날 인사관리단장 신설 내용을 담은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한 것과 함께, 필요한 인력을 증원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직제도 개정하고 단장을 보좌할 인사정보1·2담당관을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인사정보관리단장은 법무부장관 직속이며, 인사검증 조직에는 최대 4명의 검사를 포함해 20명이 합류한다.

이날 함께 관보에 게재된 행정안전부의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 공고에는 "장관 밑에 인사정보관리단장을 신설하면서 이에 필요한 인력 20명(검사 또는 고위공무원단 1명, 검사 3명, 3·4급 1명, 4·5급 4명, 5급 4명, 7급 3명, 8급 1명, 9급 1명, 경정 2명)을 증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직책별로는 인사정보관리단장에 검사 또는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공무원을 임명한다. 일반직 공무원이 단장으로 임명되는 경우 직급은 '나등급'(국장급)으로 보임한다.

단장을 보좌하며 공직후보자의 사회분야 관련 정보를 수집·관리하는 인사정보1담당관은 검사가 맡고, 경제분야 관련 정보를 관리할 인사정보2담당관은 서기관·검찰수사서기관 등이 맡는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예고 기간이다. 법무부는 입법예고에서 이의신청기간을 '25일까지'로 규정했다. 예고 기간이 이틀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행정절차법상 입법예고 기간은 '40일 이상'으로 규정돼 있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기간이 줄어들 수 있다. 또 이번 개정안은 법률이 아닌 '법무부령'이기 때문에 국무회의만 통과하면 바로 시행된다.

이와 관련,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직제 시행규칙 개정은 6월로 예정된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대통령령) 공포·시행에 맞춰 추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 인사검증 조직이 조만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다음달 출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날 함께 나온 인사혁신처 입법예고도 마찬가지다. 인사혁신처는 "공직후보자에 관한 개인정보 수집 및 관리 권한의 위탁 대상 기관에 법무부장관 추가" 등의 내용을 담은 공직후보자 등에 관한 정보의 수집 및 관리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의견 제출 기한을 역시 25일까지로 정했다.

'용산 집무실 이전' 등 윤석열정부가 인수위 시절부터 보여준 '속도전'이 이번 현안에서도 재현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4월13일 당시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2차 내각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연합뉴스

"제왕적 대통령 해소" "부처 독립성 확보"… "법무부·검찰 권력독점" "위법" 목소리도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약대로 대통령실을 '2실(비서실·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했다. 문재인정부의 '3실 8수석' 체제에서 정책실장과 민정·인사·일자리수석을 폐지한 것이다. 개편의 키워드는 '제왕적 대통령 청산'이다.

이와 관련, 인수위 당시 장제원 당선인비서실장은 "청와대가 행정부를 주도해 행정부가 청와대의 뜻을 집행하는 기관에 머물렀다"며 "윤석열정부의 대통령실은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에만 충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결정도 이러한 행보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부처 및 검·경 등 수사기관의 독립성·중립성을 강화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일관된 뜻이 반영된 조치라는 것이다.

하지만 입법예고 직후부터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다. 가장 큰 우려는 법무부와 그 소관기관인 검찰이 본연의 기능을 넘어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기존 부처 기능은 물론 사실상 '민정수석실'의 역할까지 담당하게 되기 때문에 한 부처에 권한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무엇보다 법무부가 인사검증 권한을 가지게 되면 실질적인 업무는 검찰에서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윤석열정부의 이른바 '탈검수완박' 행보와 함께 검찰이 인사검증권까지 쥐게 되면 검찰이 잃을 뻔했던 수사권을 되찾는 것은 물론 인사'정보력'까지 쥐면서 이전보다 오히려 막강한 지위에 오르게 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논평을 통해 "법무부는 외청인 검찰청을 관장하는데, 검찰의 일부 범죄에 대한 직접수사권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법무부가 인사검증까지 하게 되면 공직자들에 대한 정보가 법무부에 집적되고, 이는 법무부가 직·간접적으로 정보-수사-기소권을 모두 갖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검찰공화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권 등 일각에서는 윤석열정부의 '사실상 2인자'로 지목되는 한동훈 법무장관 한 개인에게 초반부터 막강한 권한과 함께 정치적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모습이다.

'위법' 논란도 일고 있다. 위탁 권한을 가진 인사혁신처(장)가 같은 날 입법예고를 통해 법무부장관에게도 인사검증 권한을 부여할 수 있는 근거는 마련했지만, 그보다 앞서 법무부에는 법상 '직무'에 인사검증 관련 기능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부조직법 32조는 법무부장관은 검찰·행형·인권옹호·출입국관리, 그 밖에 법무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도록 규정하는데, 인사검증은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병군 전 문재인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인사검증이란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반드시 법적인 근거가 있어야 된다"며 "먼저 그 부처에 그런 일을 하는 기능이 정해져 있어야 되고 수행할 권한도 있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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